"2002년과 2004년 태국 랜드사들은 한태관광진흥협회(이하 한태협)를 통해 지상비 정상화를 호소했었다. ‘조금 더 먹자는 것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죽을 수밖에 없다’며 최저 지상비 준수와 선택 관광이 포함된 행사의 거부 등이 한태협의 요구사항이었다.

하지만 당시 칼자루를 쥐고 있던 여행사의 반응은 ‘조금만 버티면 된다’였다. 태국 시장이 왜곡돼 있다는 점은 담당 팀장들도 잘 알고 있었지만 한태협의 단체 행동은 얼마가지 못해 이탈자가 생길 것이고 결국 달라는 데로 지상비 다 준 여행사만 바보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였다.

KLM네덜란드항공에 이어 에어프랑스, 루푸트한자독일항공으로 이어지는 유럽 항공사의 발권수수료 인하와 이에 대응하는 여행업계의 모습은 여행사를 대상으로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태국 랜드사들을 떠올린다. 20일 열린 KATA 회의장에서는 항공사와 여행사의 수직적인 관계, 일방적인 항공사의 횡포 등에 대한 억울함이 터져 나왔다. 몇 년 전 미주 항공사들의 수수료 인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탓이라는 자성과 KLM에 대한 항의 방문도 있었다.

하지만 KLM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지못해 본사에 보고하겠다고는 했지만 번복되기는 힘들 것임을 분명히 했고 KATA의 단체 행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LH도 다음 날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다. 판매 거부를 하자고도 하지만 공정거래 위반이라는 부담도 있고 강행한다고 해도 태국 랜드사들처럼 이탈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보니 여행사들은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와중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수수료 인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 부인하고 있지만 그 수준도 7%가 아닌 5%로 인하하는 등의 파격적 조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행사의 대형화와 항공사의 수수료 인하가 여행 시장의 개편을 부채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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