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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인기를 끌던 다국 상품에서, 이제는 한 국가를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일정이 환영받고 있다. 그만큼 특정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가 필요해졌다. 지중해 지역도 통상 2~3개국을 한꺼번에 돌아보는 패턴에서 1개국 상품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이집트 일주 상품을 동행취재하고, 그 여정을 따라 핵심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스케치했다.



-EK연합 이집트 일주 상품 개요

★여정 두바이-알렉산드리아-카이로·기자-룩소르-아스완·아부심벨-카이로-바하레야사막-카이로-알렉산드리아-두바이

★개요 유럽전문랜드 이앤아이투어에서는 에미레이트항공의 두바이-알렉산드리아 노선을 이용해 이집트일주 연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노선 특성상, 여타 상품과 달리 알렉산드리 관광이 포함돼 있으며, 또 일반적인 이집트 동부의 홍해 관광을 대신해 서부의 사막사파리를 포함시켰다. 이집트는 현지 치안이나 교통 등 면에서 개별여행하기 수월한 곳이 아닌 만큼, 야간열차와 사막투어 등이 포함된 이 상품은 배낭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도 여행의 묘미가 반감되지 않을 체험형 일정이다. 인천-두바이를 경유하며 귀국시에는 두바이 야간 시티투어도 즐길 수 있다.

-알렉산드리아, 헬레니즘 번영의 중심지

알렉산드리아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알렉산더 왕이 기원전 332년에 건설한 도시다. 나일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는 온갖 것들이 강에 떠내려와 마지막으로 바다에 이르기 전 정화를 위한 공간이다. 갯벌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케케한 냄새가 진동한다. 반면에 이러한 환경은 알렉산드리아가 농사짓기에 더 없이 좋은 어머니의 강 나일의 은총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창지대임을 짐작케 한다. 공항에서 갈대숲을 따라 시내로 이동하다보면, 차창 밖으로 끊임없이 펼쳐진 평야지대를 목격하게 된다.

시골에 뭐 볼 게 있냐는 질문은 섭섭하다. 시내에 다다르면 알렉산드리아가 지중해에 위치하며, 더군다나 헬레니즘이라고 불리는 ‘그리스인다운 문화’의 흔적들과 만나게 된다. 세계 최대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이곳이 한 때 지성의 중심이었음을 기념하기 위한 것. 도서관 뒷편에는 방파제가 이어지는 해변으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세계 7대불가사의 파로스 등대가 한 때 위엄을 자랑했던 곳이자, 벌써 6세기 동안 알렉산드리아를 굳건히 지켜주는 카이트베이요새가 위치한다. 해변을 따라 거닐고 있노라면, 지중해의 항구도시 특유의 노울에 어울릴 법한 정겨움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알렉산드리아는 오늘날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집트인들에게 물은 그 존재만으로도 귀하고 소중하다. 하물며 그 양을 가늠할 수 없는 물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란 존재는 그들의 일상에 새로운 자극이다. 왕가의 별장은 호텔과 이집트 정치 지도부층의 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남부 아부심벨과 서부 바하리이야, 사막과 하나가 되다



이집트 남부는 나일강의 상류 지역으로 아스완댐이 건설돼 있다. 이 곳의 최대 관광지는 아부심벨 신전이다. 람세스2세의 거상과 아름다운 네페르테리 여왕의 석상 등을 관람한다. 최근 들어 신전 내부의 사진촬영이 금지됐는데, 신전내부의 벽화의 아름다움은 사진에서의 그것을 초월하는 감동을 선사해준다.

통상 아부심벨까지 이동은 아스완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한다. 치안 관계로 현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신전까지 이동하게 되며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다. 관광에 주어지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신전 관람 후 여유롭게 주위를 산책할 수 있다.

한편 이집트 서부는 나일강도 홍해도 없는 지역으로 완전 사막지역이다. 사막을 동경하는 이들이 이곳에서 야영과 사막투어를 찾고 있다. 오아시스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흑사막과 백사막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의 유목민인 베두인이 동행해 사막 한 가운데서 야영하는 투어에 참여한다. 물도 없고 화장실도 없고 자연을 만끽하는 즐거움이 있다. 야영과 더불어 낮에는 사막의 곳곳을 돌며 사파리를 즐긴다.

-카이로와 룩소, 이집트 관광의 하이라이트



이집트가 포함된 지중해 상품 가운데 베스트셀러는 이른바 이그터로 불리는 이집트, 그리스, 터키를 동시에 여행하는 일정이고, 이밖에 이집트와 그리스 또는 이집트와 터키 2개국을 여행하는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일정 관계상 2개국 이상 상품에서 일반적으로 필수 포함되는 지역이 바로 카이로 및 룩소이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는 두 말이 필요 없는 핵심 관광지다. 소장품이 고스란히 출토된 투탕카멘의 유물들을 비롯해 이집트의 과거를 한 곳에 모아놓은 카이로박물관과 기자에 위치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은 가장 이집트적인 볼거리다. 카이로는 또 관광의 중심지로써 현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타지역에 가면 현지식으로 진행된다.

밤에는 선상 밸리댄스 공연 감상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나일강 크루즈도 탑승해 볼 수 있다. 나일강을 따라 특별한 야간 조명시설이나 눈길을 끌만한 건물이 늘어서 있지는 않아도, 역시 존재감의 무게만으로 색다른 감흥을 느끼게 해 준다.

이집트 중부 룩소르는 과거에 테베로 불렸던 지역으로 중왕국, 신왕국, 말기 왕조 시대의 수도로 번영했던 곳이다. 기자지구의 피라미드가 마치 왕릉처럼 외적으로 드러나 보인다면, 이곳 룩소르의 무덤들은 골짜기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투탕카멘왕의 무덤을 제외하고 대부분 도굴된 상태이지만, 강수량이 제로인 서부 사막 지역에 위치한 ‘왕가의 골짜기’는 기자와 쌍벽을 이룬다.

룩소르에 땅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고분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여걸로 꼽히는 합쳅수트여왕의 대장전과 카르냑 대신전, 룩소 대신전의 거대한 기둥 사이를 거닐다 보면, 판타지 만화의 주인공처럼 과거의 세계로 빠져들 것 같은 상상에 빠져든다.

+++++플러스 α+++++

★ 여행에 유용한 1 이집트 파운드

대부분의 화장실, 그러니까 그 곳이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장소가 됐든, 식당이 됐든 쇼핑센터가 됐든 화장실에는 사용료를 받는 사람들이 한 명 이상 지키고 있다. 휴지를 주는 곳은 그나마 서비스 비용 차원이라고 할 수 있고, 일단 화장실을 쓰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 1 이집트 파운드를 받는다. 미화로는 약 1달러가량이 되며, 혼자 가서 1달러를 냈다고 4파운드를 거슬러 주지 않는다. 때문에 여럿이 함께 가거나 이집트 돈이 생길 일이 있으면 잘 챙겨둬야 했다.

일단 여행을 다니는 이상, 패키지여행에 참여했든, 배낭여행을 하든지 간에 어느 정도 이집트 돈이 있는 편이 좋다. 달러만 가지고 있을 때 1 이집트 파운드를 구하는 방법은, 일반 잡화점이나 가게, 식당 등에서 달러로 계산을 하고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다. 10달러 이상의 돈은 부담스러워 하지만, 일단 미화로도 지불이 가능했다.

-침대열차에서의 하룻밤과 맥주 구하기

1일 생활권을 지나 KTX 개통과 더불어 반일 생활권이 돼 버린 국내에서는 열차 침대칸을 경험해 볼 기회가 좀처럼 없다.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올라 탄 이집트의 침대열차, 심적으로는 1평도 안될 것 같은 크기의 2인용 객실에는 간단한 세면시설과 길 다란 소파형 의자가 전부였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별도로 있다. 소파형 의자는 밤에는 2층 침대로 변신하게 되며, 각 열차칸 별로 객실담당자가 있어 침대로 전환토록 도와준다. 객실 담당자는 기차표 값에 포함돼 있는 저녁과 아침 식사를 날라주며, 콜라 등의 음료수는 추가 주문해야 한다.

단 둘이 오붓한 여행이 됐든, 단체로 여행을 함께 하는 것이든, 덜컹거리는 열차 안에서 그냥 잠들어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 테다. 도란도란 얘기라도 나누는 동안 맥주 한 캔 쯤 있으면 좋다는 생각에 이를 것이다. 이슬람국가에서는 음주가 금지돼 있으며, 외국인들에게 술을 판매하는 업소는 별도로 지정 운영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일까. 역 부근의 잡화점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이에게 조용히 물으니, 안 쪽에 있는 냉장고에 비닐로 꼭꼭 쌓아 놓은 캔 맥주를 찾아준다. 가격은 가게별로 다소 차이는 있었으나, 미화로 2달러에서 4달러 사이였다.


취재협조=에미레이트항공 02-779-6999
이앤아이투어 02-779-5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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