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바오밥 나무를 보다



나쁜 식물들일 경우에는 눈에 띄는 대로 뽑아 버려야 한다. 그런데 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앗들이 있었다. 바오밥 나무의 씨앗이었다. -어린왕자

어린왕자가 사는 작은 별의 나쁜 식물 바오밥은 모론다바, 아니 마다가스카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식물로 거듭나 있다. 단 한 마리의 시파카도 보지 못한 채 모론다바를 떠나야 했지만 바오밥이 자라나는 모론다바는 마다가스카르의 최고의 공간이었다. 바오밥 단 하나를 위해서 장시간 비행을 감수하며 마다가스카르를 가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추천하겠다.


1. 바오밥 앨리

바오밥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주목보다 더 오랜 기간인 2000년 가량을 산다. 하지만 일정한 크기로 자라기 전까지의 어린 바오밥을 보고는 바오밥의 종류를 알 수가 없다. 여러 종류의 바오밥이 뒤섞여 자라다가 가장 강한 바오밥이 다른 종을 죽이고 살아 남아서다. 그렇게 자라난 바오밥은 부석사의 배흘림 기둥처럼 배를 둥글게 부풀리고는 굳건하게 제자리를 지키게 된다.

세계에 서식하는 9종류의 바오밥 중 7종류가 마다가스카르에 자란다. 모론다바에는 그 중 포니와 자 등 3종류의 바오밥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바오밥이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사실도 사실이지만 마다가스카르만큼 군락을 이룬 바오밥을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25년 된 어린 바오밥에서부터 750년이나 된 나이든 바오밥까지. 한 떼의 코끼리를 데려간다고 해도 바오밥 한 그루도 해치우지 못할 정도로 큰 바오밥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어서서 장관을 이룬다. 길을 사이에 두고 가로수처럼 자라난 바오밥 에비뉴나 두 그루의 나무가 한 그루처럼 엉킨 오묘한 모양의 바오밥을 보면 환상 속에 빠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2. 키린디 보호구역

키린디 보호구역은 여우 원숭이의 한 종류인 시파카가 서식하는 숲이다. 안다시베의 아나라마조아트라 국립공원에 인드리를 보러 가는 것처럼 키린디 보호구역은 시파카를 보려는 여행자들이 찾아온다. 아나라마조아트라 국립공원과 다른 점이라면 길이 한층 좋지 않고, 기온이 한층 높으며, 모기가 한층 많다는 점. 시파카를 보게 되는 확률도 한층 낮다. 2~3시간 동안 숲을 헤매도 단 한 마리의 시파카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파카는 그만큼 귀한 종이라는 반증이니 의미를 부여해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3. 모론다바 해변

모론다바의 바다는 휴양을 위한 바다가 아니다. 밀가루처럼 고운 해변의 백사장 위에는 그 흔한 의자도 하나 없다. 에메랄드 빛 투명한 바다는 투명해서, 거친 파도의 바다는 거칠어서 여행자들을 불러 모은다지만 모론다바의 바다에는 바다를 삶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만이 있다. 바다 한가운데에는 낡은 돛을 단 낚싯배들이 가득하고 해변 한 켠에는 이름 모를 생선을 한 가득 실은 작은 배가 자리를 차지했다. 여행자들은 그래서 한 편, 모론다바의 바다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플러스 알파 +++++

★비자: 마다가스카르에 입국하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한국 마다가스카르 명예 영사관(02-3677-8260)에서 미리 비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2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다가 경비도 2만5,000원으로 비싸다. 안타나나리보 이바토 공항에서는 미화 15달러만 내면 즉석에서 비자를 발급해 준다.

★항공 : 에어 마다가스카르가 방콕에서 안타나나리보까지 주 2회 운항한다. 화, 토요일 01:30에 방콕에서 출발해 06:00에 안타나나리보에 도착한다. 소요시간은 8시간30분 가량. 에어 마다가스카르 한국 사무소는 02-3708-8531.

★예방접종 : 아프리카 대륙과는 달리 황열병 예방접종이 필수 사항은 아니다. 말라리아 또한 안타나나리보, 안다시베, 모론다바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통화 : 말라가시 프랑(Franc)을 사용하다가 2005년 1월에 아리아리(Ariary)로 통화를 바꿨다. 아리아리는 프랑의 5분의1로 화폐에 함께 표기된다. 1,000아리아리는 530원 정도. 1,000아리아리를 500원으로 생각하면 쉽다.

★언어 : 말라가시와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영어는 현지 가이드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잘 통하지 않는 편이다.

★시차 : 한국보다 6시간 늦다.

★기후 : 수도인 안타나나리보는 섬 중앙의 고원에 자리해 대체로 온화하며 4~8월에는 시원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섬 서쪽의 모론다바는 무덥고 습기가 많아 실제 기온보다 체감기온이 훨씬 높다.

★팁 : 마다가스카르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팁 문화가 발달한 편이다.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팁은 필수. 팁은 1,000아리아리 정도가 적당하다.

★전화 : 전화국가번호는 261이다. 해외에서 전화를 걸 때는 국제전화번호+국가번호(261)+20+해당 전화번호를 누르면 된다.

★전압 : 한국과 같은 2핀 코드의 220V.

★교통 : 에어 마다가스카르에서 안타나나리보와 모론다바를 잇는 직항을 매일 운항한다. 직항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는 손님이 있으면 경유하기도 하므로 여유를 갖고 비행기를 타는 게 좋다. 차량을 대절하지 않는 경우에 모론다바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택시다. 택시비는 가까운 거리도 2,000아리아리 정도라 그리 싸지는 않다. 택시 기사들이 바오밥 앨리 등지로 가자며 호객행위를 하지만 택시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에 적당하지 않다. 바오밥 앨리와 키린디 보호구역을 모두 본다면 여행사 등지에서 사륜구동 차량을 대절하는 게 좋다. 문의 261-20-95-921-14.

★숙소 : 레날라 호텔은 모론다바 해변 바로 앞에 자리한 숙소로 일대의 숙소에 비해 시설이 그나마 괜찮은 곳이다. 하지만 객실이나 부대시설은 롯지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 각 방마다 에어컨과 냉장고가 있지만 매우 낡았으며, 욕실의 샤워기도 손으로 들고 사용해야 한다. 객실 요금은 50유로 가량이다. 문의 261-20-95-520-89

★식당 : 키린디 보호구역 내에 식당이 자리했다. 키린디 숲을 돌고 나면 체력이 바닥 나므로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게 좋다. 모론다바 해변에서 식사를 한다면 해산물을 먹는 게 좋다. 호텔 레스토랑 등 모든 레스토랑에서 게, 새우, 랍스터 등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쇼핑 : 모론다바 마켓이 있지만 현지인들을 위한 물품을 주로 팔아 쇼핑할 만한 아이템이 적다. 마켓과 가까운 곳에 면티셔츠를 파는 ‘마끼’ 매장 정도가 들러볼 만하다.

★주의사항 : 기온과 습도가 높은 모론다바에서는 금새 피로가 몰려온다. 더위에 지쳐 쓰러지지 않으려면 생수를 자주 마시는게 좋다. 특히 숙소가 몰려 있는 해변에서 키린디 보호구역까지 가는 길에서는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대개의 차량이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데다가 1시간30분 가량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해 멀미까지 겹치기 십상이다. 키린디 보호구역에서도 더위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숲 속이라 시원하리라 예상한다면 오산.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숲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배가된 더위가 몰려온다. 그밖에 모기 퇴치제와 모기약도 반드시 준비한다.


취재협조=마다가스카르항공 02-3708-8531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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