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일정한 목적으로 특정한 장소를 찾을 때마다, 누구에게나 무의식적으로 선호하게 되는 공간이 있게 마련이다. ‘가격이 적당해서’ ‘위치가 괜찮아서’ 혹은 ‘내 취향에 맞으니까’… 등등. 그들의 이유 있는 테마별 공간 선택, 한 자리에 모아 봤다.

★ 기자회견 - Room 201
-객실에 묵는 듯, 편안한 서비스 일품

“룸 201? 호텔 객실룸 방번호 아닌가요?!”

만일 태평로에 뒤편에 위치한 베스트웨스턴 뉴서울 호텔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순식간에 얼빵한(?) 사람 취급을 받기 쉬우니 주의할 것. 베스트웨스턴 2층에 위치한 ‘룸 201(Room 201)’은 엄연히 객실이 아닌, 레스토랑 이름이다. 하지만 이름에 걸맞게 레스토랑 곳곳에 침실과 같은 아늑한 인테리어로 섬세하게 꾸며져 있어, ‘역시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란항공은 기자회견 장소로 룸 201을 선호한다. 주로 레스토랑 안쪽의 룸을 빌려 행사를 진행하는 편. 란항공 김지현 대리는 “기자회견은 단순한 식사나 친목도모의 장소가 아닌, 형식을 갖춘 발표 및 질의응답이 주가 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보다 원활한 행사진행이 가능하면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이곳을 자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프리젠테이션에 활용 가능하도록 스크린, 음향기기 등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기자회견시 관계자와 참석자를 통틀어 약 15~20명 정도가 들어가기에 적당한 사이즈도 안성맞춤이라고.

메뉴는 주로 코스로 나오는 1인당 2만5,000원 안팎의 런치 세트 메뉴(2~3가지 메인디쉬 중 선택 가능)를 선호하는 편. 애피타이저인 마늘바게뜨부터 디저트인 아이스크림까지 깔끔한 맛을 선사한다. 크림소스 게살 스파게티는 런치 세트 중에서도 인기 있는 메인 메뉴 중 하나다.

★ 회식 Ⅰ - OB 타운
-톡 쏘는 맥주 맛이 일품

어느 업종보다 직원간의 화합이 가장 중요한 분야가 여행업이다. 그 중에서도 랜드사 직원들은 특히 자주 어울려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리조트 전문랜드 클럽코리아는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직원회식을 진행하고 있다. 서로서로 업무 중 못했던 말들, 부족하거나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공유하고 자연스레 어울리기 위함이다.

회식시간을 자주 갖는 만큼 회사 근처에서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한다. 그 중에서 클럽코리아 김영빈 과장은 을지로입구 전철역 지하에 위치한 OB타운을 꼽는다. 일단 장소가 넓어 회식하기 좋고 시원한 맥주가 일품이라는 평가다. 특히 시원하고 톡 쏘는 맛이 강한 생맥주가 더위에 지치고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면서 쌓인 여름철 갈증을 싹 해소해 준다고.

안주로는 해물떡볶이를 ‘강추(강력추천)’한단다. 다른 안주들도 좋지만 일단 이곳에서는 해물떡볶이는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전철역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회식을 끝내고 귀가하기도 편리하다는 점도 즐겨찾는 이유 중 하나다. 또 흡연석과 금연석이 구분돼 있어서 직원 중 비흡연자가 많은 클럽코리아는 이곳을 또 한번 찾게 된다.

★ 식사 -산봉水냉면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얼리는 맛

필리핀관광청 식구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종종 산봉水냉면을 찾는다. 파이낸스빌딩 지하 2층에 둥지를 틀고 있는 산봉냉면집은 이 근처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어 언제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있는 식당이라고. 특히 여름철 단골 메뉴인 물냉면이 주 메뉴인 만큼 더위를 식히기에 건물 내부의 시원한 냉방시설 여건과 함께 최상의 조건을 갖췄단다.

무엇보다 큰 그릇에 듬뿍 담아내 오는 푸짐함이 추천의 첫 번째 이유다. 한가득 담겨 나오는 찰랑거리는 국물에 눈에서부터 시원함이 느껴진다고. 냉면 전문점인 만큼 비빔냉면도 또 하나의 주요 메뉴다. 이와 함께 왕만두도 색다른 별미를 선사한다. 대부분 서너 명이 함께 가서 각기 다른 메뉴를 주문하고 주요 메뉴들의 다양한 맛을 함께 즐기는 게 일반적이라고.

산봉냉면을 찾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냉면과 함께 제공되는 뜨거운 육수. 담백하고 진국으로 우려진 맛이 냉면으로 차가워진 입안을 개운하게 가셔준다. 게다가 모던한 디자인과 단정하고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도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데 한몫 더한다. 특히 깔끔한 식당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일찍부터 이 곳을 찾아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힌다고 한다.

★ 커피숍 - 라바짜
-그윽한 향의 로스팅과 BGM의 조화

호주정부관광청 강인주 과장은 학원에서 로스팅 과정을 수강한 경험도 있을 만큼 커피 마니아다. 이처럼 커피향과 맛에 나름의 기준을 갖고 ‘까다롭게’ 커피숍을 선택하는 강 과장이 즐겨 찾는 커피숍은 신사동에 위치한 라바짜(Lavazza). 라바짜는 전세계에 체인을 둔 이탈리아 커피전문점이지만, 한국에는 그다지 많은 수의 가게가 들어와 있지는 않다. 강인주 과장은 “좋은 질의 라바짜 골드 원두를 골라내 딱 알맞게 볶아낸 완벽한 로스팅, 그날그날의 날씨 및 분위기에 잘 들어맞는 선곡, 주방에서 직접 조리해내는 맛있는 사이드메뉴 등의 이유 때문에 유달리 이곳을 자주 찾게 된다”며 라바짜 신사동점 예찬론을 펼쳤다. 위치도 큰길가에서 살짝 골목으로 들어온 곳이어서, 가끔씩 유명 연예인들을 종종 만나는 즐거움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라바짜에서는 종류에 상관없이 핫커피류가 7,000원, 아이스커피류가 8,000원으로 균일하다. 강인주 과장의 ‘추천메뉴’는 카푸치노, 아메리카노, 꽁빠냐 등. 여기에 1,000원만 추가하면 다른 종류의 커피도 맛볼 수 있다. 브라우니, 샌드위치 등 간단한 스낵에서부터 스파게티류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주방이 9시 이후로는 문을 닫으므로 음식과 곁들이고 싶다면 이른 오후에 들르는 것이 좋다.

★ 행사 - 조선호텔
-'미리미리’ 챙겨주는 앞선 서비스

여름성수기, 신년 마케팅전략 발표, 창립 기념 등등... 여행업계에서도 연중 끊이지 않고 수없이 많은 행사들이 이어진다. 이렇듯 많은 행사들을 준비하는 업체에서는 행사장을 선정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게 고심하는 일 중 하나다. 홍콩관광청은 대부분의 자체행사를 진행할 때 조선호텔을 꼽는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조선호텔을 행사장으로 고수하고 있다.

유지향 과장은 조선호텔을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로 직원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들었다. 타 호텔이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을 많이 두는 반면 조선호텔의 경우 오래된 경험자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한두번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주최측의 스타일도 어느 정도 파악함으로써 필요한 모든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진다는 평가다. 어떨 때에는 관광청에서 놓쳤던 작은 부분까지도 호텔측에서 먼저 챙겨줄 때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홍콩관광청은 여행사나 항공사 등이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지리적인 여건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또 룸 자체도 천장이 높게 돼 있어 다른 호텔의 룸보다 더 넓어 보이고 시원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이유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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