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만 잘한다고 영업 아니다.

얼마 전 전국의 여행사가 1만개를 넘었다는 통계가 발표된 바 있다. 하나투어처럼 직원이 1000명이 넘는 회사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소규모여행사를 감안하고, 회사당 4명만 잡아도 4만 명 정도가 이 업에 종사하는 셈. 이들이 고객을 응대하고 대리점을 관리하는 과정 모두가 영업의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한동안 업계에서 영업이라고 하면, ‘술 잘 마시고 잘 놀 줄 아는’ 접대문화가 대표되기도 했다. 업계 곳곳에 여전히 접대문화는 성행중이지만 최근에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노하우로 새로운 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이제 단순한 영업을 넘어 서로가 즐거울 수 있는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업투어 이성근 부사장 ★
-남다른 아이디어가 힘, 생각하라
-술 못해 영화시사회 구상 유행처럼 자리
-지방 가도 여행사에서 직원 먼저 알아봐

술 한 잔도 하지 못한다는 업투어의 이성근 부사장. 술 대신 효과적인 만남을 생각하다 시도하게 된 게 영화시사회다. 이미 영화시사회는 업계에 유행처럼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랜드사에서 무슨 영화시사회에, 신문광고에 수 천만원의 비용을 들이냐고 미쳤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이 부사장은 “미쳐야 성공한다. 남들과 같다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수 천만원에 이르는 마케팅 비용을 그냥 쏟아붓는 게 아니다. 업계에서 그는 걸어 다니는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그래서 항상 수첩을 지니고 다닌다. 자다가도 떠오르는 생각을 적으려고 수첩을 옆에 두고 잘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른바 ‘깨는’ 광고와 이벤트들. 많은 사람들이 업투어의 독특한 이벤트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직원들을 지명수배를 하고, 발상의 전환을 꾀하자며 신문광고를 거꾸로 실은 것은 물론 선거 기간에는 홈페이지에서 독특한 투표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고 외에도 무료 구두 광내기, 이발하기, 데이트 자금 지원, 요가·헬스 공동구매 등 예상치 못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한편 업투어는 영업사원 채용에도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해병대, 특전사 등 힘든 군 생활에, 장남이며, 또 운동을 잘 할수록 선호한다. 군 조교 출신의 이 부사장은 끈기, 책임감, 승부근성 등이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라고 전한다.

이 부사장이 영업사원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성실’이라는 것. 그는 직원들에게 “하루에 새로운 사람 두 명을 만나고, 10명 전화를 하고 30명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주문한다. 그 자신도 현지 소식을 담은 이메일을 거래처 등에 보내기 시작해 2000명을 넘어섰다. 보통 오후 5시부터는 한 시간 정도는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곳에 답장을 보내는 데 소요했다고. 현재는 그 수가 너무 많아져 직원들과 일을 공유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거래처와 대화를 할 때는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지 말라’고 말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편이 신뢰를 잃지 않는 지름길이기 때문. 이 부사장은 “과거 계명여행사의 용계명 사장처럼 돈이야 잃으면 다시 벌 수 있지만 신용은 잃으면 다시 찾기 힘들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행박사 신창연 사장★
-고정관념 깨고 앞서 도전하라
-직원 익명게시판등 내부문제 안에서 해결
-약속=신뢰, 정확한 시간에 움직이는 습관

여행박사 신창연 사장은 31살에 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후 공격적인 영업으로 개별여행 및 온라인 시장에 주력해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고객을 대상으로 전직원이 영업을 펼치는 것과 진배없다고 밝힌 신창연 사장은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운영한 게 내부적으로 큰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여행박사는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호텔, 고객, 서비스 관련 내부적 정보 공유를 기본으로, 익명게시판 등을 운영해 직원들의 소소한 얘기와 불만에 항상 귀를 열어뒀다. 특히 대표자게시판에는 신 사장이 직접 설득력 있는 글을 올리면서 직원과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신 사장이 말하는 영업 노하우는 우선 ‘과감하게 실천을 하라’는 것이다. 그는 영업을 할 때 “무조건 저질러라”고 강조한다. 교육보다도 실제 상황에 처해 배우는 게 많다고. 또 현지에 대한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신 사장은 일 년의 반 가까이를 일본에서 보내는데 갈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한다. 신 사장은 “성비수기 관계없이 적게는 5명부터 많게는 20명까지 군단(?)으로 움직인다”며 “직접 현장을 보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텔 영업을 할 때 슬리퍼를 신고 있다가 거래를 하지 못한 에피소드만큼이나 자유인 신 사장도 스스로는 고수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철저한 시간 개념이다. 항상 책을 갖고 다니는 신 사장은 조금 일찍 도착하면 책을 읽거나 메시지를 보내며 기다린다. 정확하게 맞출지언정 늦는 법이 없다고.

그가 성공하기까지 가르침을 준 선배가 있다면 누구일까? 신 사장은 아주관광에 다닐 시절의 김욱균 전무에게서 회사 물건을 개인 소유로 하지 않는 자세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는 “김욱균 전무는 신입들하고도 말을 많이 했고, 회사 일이 급하면 자신은 버스를 탈지언정 직원들을 회사차에 태워 보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보고 배운 선배보다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를 배운 경우가 더 많았다고 지적한다. 신 사장은 “아침 7시부터 회의를 하고, 복장도 꼭 양복을 입으라고 강요당했지만 그래도 일을 잘하는 직원이 잘리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 하늘땅 여행 신현용 사장★

-온라인은 속도의 경쟁 연구하라
-한 발 앞선 신속한 서비스가 생명
-현지 3000명과 메일링 서비스 꾸준히

하늘땅여행 신현용 사장은 온라인 영업의 관건은 ‘속도’라고 목청 높여 강조한다. 한 고객이 여러 여행사를 접촉하기 때문에 뒤쳐지면 돌아올 가망이 없다. 신 사장은 “온라인 시장에서는 빠른 회답이 그 어떤 서비스보다 먼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더구나 패키지가 아닌 맞춤여행의 경우 타사보다 한발 앞선 신속함이고객을 사로 잡는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이 속도 경쟁이라면, 오프라인에서는 인맥관리가 필수다. 일본과 중국을 전문으로 하는 하늘땅여행은 여행사와 함께 ‘한중일관광연구소’를 설립해 동북지역 전문가로서의 남다른 ‘연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여행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이메일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이는 한국일반여행업협회 실적 통계자료 및 한국 시장의 뉴스 등을 20페이지 정도 일본어로 정리해 보내주는 것.

신 사장은 “한 달에 두 번씩 뉴스레터를 보내며 일본 현지 업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소문이 나 얼마 전에는 현지 요청을 받은 일본의 한 조사업체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소가 사단법인으로 추진될 경우 보다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늘땅은 지난해 문을 연 신생여행사로서 고객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사무실 인테리어. 고객들은 입구에 들어서면서 ‘이게 정말 여행사가 맞아?’하고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 신 사장은 “온라인 여행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고객이 많아 편안하고 신뢰를 주는 디자인으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또 쌍칼역할로 의리하면 떠오르는 연예인 박준규를 간판 얼굴로 등장시켜 꾸준한 노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신 사장은 “모델료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고 밝혔다.

신 사장이 일하며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역시 ‘성실하라’는 것. 일본 가이드 경력을 비롯해 현재까지 일해 오면서 성실 하나만은 자신한다고. 새벽 다섯시면 하루를 시작하는 신 사장의 성실함과 열정에서 하늘땅의 발전가능성을 엿볼수 있다.

◆ 센스있는 명함 관리

-명함 ‘살가운 인상 가지려면’

간단하면서도 소홀하기 쉬운 것이 명함정리, 이것만 잘해도 상대가 나를 기억해 준다고 느껴 살갑고 친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상대방의 정보를 최대한 적어라

상대를 만난 일시, 장소, 첫인상을 비롯해 인상착의, 대화 중에 느낀 점, 파악한 성향 등을 기재하면 다음에 만날 때 도움이 된다. 가능한 많은 것을 적을수록 명함의 가치는 커진다.

-1주일 안에 상기시켜라

명함 주고받은 후 미팅에 대한 얘기나, 첫인상, 간단한 안부를 담아서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센스, 중요한 사람에게는 적어놓은 정보를 토대로 선물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다.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라

승진과 이직 등 계속 정보를 수집해 업데이트를 시켜야 한다. 오래 전에 승진한 사람을 옛 직함으로 부른다면 관심이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명함 버리는 것도 노하우. 버릴 것과 챙길 것을 구분해 관리한다.

-자신만의 정리 노하우를 찾아라

명함을 교환한 뒤 수첩에 꼼꼼하게 연락처를 정리하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해 파일로 저장하는 등 관리 방법도 가지가지. 이성근 부사장처럼 키보드 바에 자주 쓰는 명함만을 정돈해 꽂아 놓는 것도 효과적이며, 각기 다른 담배케이스를 활용해 정리의 재미를 더하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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