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신문광고에 전적으로 의지했던 여행사 영업이 달라지고 있다. 지역별 영업부 팀장이나 본부장이 신문 줄광고에 들어갈 상품과 문구를 결정하고,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한계에 달한 것. 무엇보다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져 가고,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자신을 알리고 효과적으로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전문적인 마케팅 부서를 신설하게 됐다. 하지만 한펴으로는이 새로운 부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도 없지 않다. 영업부서가 돈을 벌어들인다면, 마케팅부서는 단순히 돈을 쓰는 곳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에 여행사에서 마케팅의 위치와 현황을 파악해보고 점검해보는 자리를 마련해봤다.
<편집자주>

참가자 : 노랑풍선 최민철 차장, 모두투어 남수현 팀장, 범한여행 정진억 대리, 인터파크 박천훈 부장, 투어익스프레스 김정연 팀장, 포커스투어 나연정 대리(회사명 가나다순)



진행 = 이지혜 기자
정리 = 오경연 기자

마케팅 필요성 알려주고 ‘신뢰감’ 형성이 중요

여행신문(이하 여) : 다른 기업과 다른 여행사 마케팅 활동의 특징이 있나

최민철 차장(이하 최): 마케팅이라 하면 상식적으로 외부와의 접촉도 많고 대외적 활동도 활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많을 만큼, 같은 동종업계에서조차 교류가 적은 편이다. 마치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듯, 여행업계에서는 마케팅 부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최근 들어서야 점차 부서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고 있는 듯 하다.

박천훈 부장(이하 박) : 여행업에 몸담게 된 것은 불과 4개월이 됐지만, 굳이 차이를 꼽자면 업종이 얼마나 성숙돼 있는지, 포화상태에 달했는지 등이 아닐까. 여행업계는 (타 분야와 비교하자면) 산업의 성숙도가 아직은 낮다. 미개척 분야라는 점 때문에 오고 싶었고. 굳이 여행업이라고 해서 특수성을 갖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문제의식은 같은데 해결방법이 다르다는 것 정도. 마케팅 분야가 조금 더 활성화 되면 이 간극은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나연정 대리(이하 나) : 여행업계는 마케팅 담당자라면 매력을 느낄만한 분야다. 온라인 비중도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신문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최근에야 단순히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여행사도 ‘브랜드’가 강조되면서, 윗선에서부터 마케팅 전문화 및 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하고 있는 것 같다. 단지 아쉬운점은, 여행업이 일종의 부가가치 산업이어서, 장기적으로 마케팅에 투자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머리 따로 마음 따로’인 것 같다. 아직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이 드물다.

김정연 팀장(이하 김) : 기존에 화장, 의류,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일했었다. 지금 투어익스프레스와도 어찌 보면 비슷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정작 차이를 느끼는 부분은 타깃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랄까. 무엇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및 마케팅 결과를 추산 및 취합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진행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신문광고에 거의 올인하고 있고, 경영진들이 관련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점 등도 다른 업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면이다.

박 : 신문 광고를 집행하면서 수치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결과는 신문이 나가고 안나가고는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타 대부분의 업체들은 광고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최 : 타업종에 몸담다가 여행업계에 오면 우선 당장 신문광고의 효용에 대한 의문이 생기겠지만, 패키지에 오래 몸담았던 실무자라면 광고는 마약과 같은 효과가 있다. 광고가 나가는 요일이나 시즌에 따라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을 사실상 감으로 알게 된다. 최근 롯데, 자유처럼 전면광고를 실시하거나, 하나투어가 조/중/동에 동시 7단광고를 게재하는 것과 같은 동시다발적인 광고를 집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역시 효과를 정확한 수치로 표현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정진억 대리(이하 정) : 아직까지 여행업계의 신문광고는 어쩔 수 없는 대세이다. 그나마 차별화 될 수 있는 것은 가격밖에 없다. 1인당 모객비용 등 데이터는 있지만 수치 등을 체계적으로 하기는 어려워, 결국 ‘감’으로 정한다. 마케팅은 프로모션만 하고, 영업부에서 판매를 하니까 약간의 간격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영업부서에서도 마케팅 활동을 하기 때문에, 마케팅팀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결과 및 타업체와의 비교분석 등에서 마케팅팀의 존재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 영업부서별로도 마케팅 방법이 진화하면서 마케팅팀의 업무를 수행해내기 때문에, 아무래도 발전과 동시에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영업부서와의 업무 구분이 모호

여 : 모두투어는 홍보물, 기념품 제작, 이벤트 진행 등 부서별 마케팅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수현 팀장(이하 남) : 마케팅-영업부서별로 서로 존중해 일을 원만히,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편이다. 반면에 부서간 이권 다툼이 심하다. 광고 선전비 안에서 마케팅 비용이 모두 처리되는 것이지만, 각 부서별로 이익에 따라, 전사적인 맥락에서 통제되지 않고 마케팅 일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부서 내에서도 실무진이 트렌드를 읽어 ‘감’에 따라 마케팅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때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때문에 회사차원에서 전체적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나 결정을 내려야 하는 볼륨이 큰 경우만 관리하고, 각 지역별로 세부적인 소소한 프로모션 및 이벤트 활동은 개별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부서별로 나름의 주관이 생겨, 갈수록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나름의 생산성도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박 : 전적으로 동감한다. 인터파크의 경우 5개 부문에서 마케팅을 다 따로 진행하고 있다. 회사에서 광고비를 나눠주면 그때그때 각자 특성에 맞게 처리하고 있다.

나 : 포커스투어도 각 부서 및 지역별로 제휴와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측면 많다. 초기에는 그런 영역이 전적으로 마케팅에 속해있어야 한다고(따라서 침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업무의 특성상 유기적으로 얽히고 함께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 마케팅 활동의 절반 이상은 사업부에서 가져가는 듯하다. 그래도 타부서에서 마케팅 비용관련 품의를 올리면서 ‘협찬’ 여부 명기를 마케팅팀에 부탁하기 때문에, 결국은 얽힌다.

남 : 경영층에서 마케팅을 어떤 위치로 가져갈 것인지, 명확히 해주지 않는 이상, 여행업에서는 마케팅 영역의 성격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서 구분의 명확성이 어렵다.

아이디어 발굴은 재미도 있지만 스트레스되기도

여 : 구체적인 마케팅 사례를 듣고 싶다

정 : 온라인 쪽 예약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온라인 비중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박 : 현재까지 가장 효과 좋았던 것은 SMS 서비스였다. 예약효과가 10%대를 넘었던 것은 처음이었다. 메일링 서비스는 수신 확인률이 높고, 전화상담보다 온라인을 통한 상담 및 예약의 비중이 높다.

김 : DM으로 예약 들어오는 것은 30~40%이다.하지만 여행사업의 특성상 오프라인을 배제할 수는 없다.

정 : DM의 경우 절반 가량이지만, 갈수록 온라인이 대세라는 생각이 든다.

박 : 인터파크도 온라인 회사지만 해피콜 직원수만 250명이다. 온라인으로 예약 후에도 전화로 다시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김 : 여행업이 무형산업인 만큼, 전화 등 직접상담의 필요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박 : 하지만 온라인이 대세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 웹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것이 이윤창출의 바로미터다.

정 : 마케팅에서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까? ‘이번엔 이벤트 뭐할까?’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등 매번 새로운 이벤트 아이디어 짜내기 및 각 프로모션 통한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도 나름의 스트레스다.
김 : 이벤트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짜내는 것 등이 일의 재미인 것 같다. 비록 실패하는 이벤트도 있지만 말이다.

정 : 비용과 결과 등의 스트레스 및 업무가중 때문에, 타업체와의 업무제휴도 매력적이다.
김 : 이제까지 가장 성공적인 프로모션은 스타벅스와 진행한 것이었다. 이밖에 교보문고와도 괜찮았고, 여행서적 등도 효과 괜찮았다. 회원의 성향이 뚜렷해 공연 등과 연계하더라도 이에 맞는 것을 골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나 :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실제 업무와의 연계성에서 적용 시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아직 전통적인 전단지(책자, 엽서 등)를 통한 홍보(상용고객에게 배포)를 기대하고 있는데, 타깃이 다르면 접근방법도 달라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안을 고민 중이다.

최 : 시즌별 이벤트도 소소히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6월 예약 시 일정금액 지급 등은 효과는 괜찮았으나, ‘너무 뻔한’ 마케팅이라는 인식이 들까봐 지속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현재는 문화이벤트를 많이 하고 있다. 바로 예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니 결과 보고 시 애로사항 있다.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른 분야의 이벤트 ‘돌려가며’ 병행하고 있다. 이벤트 목적 중 하나가 너무 상업적인 이미지 탈피차원도 있으며, 결과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박 : 명백히 효과측정을 필요로 하는 이벤트와 그렇지 않은 이벤트를 명확히 구분해 결과를 산출하고 안하고를 결정한다. 트래픽에서 가장 좋은 효과를 거둔 것은 적절한 노출과 구미가 당기는 상품구성이다. ‘프로덕트 마케팅’ 등 사이트 자체 내에서의 효과구축을 노린다. 온라인 내에서의 상품배치도 중요하다.

남 : 지난해 하반기에 허니문 고객에게 이벤트 경품으로 가방을 주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평소보다 약 3배 이상 성장률을 기록해 성공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경품 덕분에 중소규모 여행사들이 가지고 있던 자체 수요가 홀세일 수요로 넘어와 매출이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론에 자극받아 향후에도 시즌별로 꾸준히 이벤트 경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 : LG, GS 등 자사 직원 대상으로 메일링, 전단지 등 다양한 채널 적극적 도입하니 전년대비 매출액 300% 이상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역시 메일링 효과가 크다. 경품의 경우 여행과 연관된 것이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사진인화권, 여행가방 등의 경품이 효과가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포인트 적립금 행사도 했었는데, 여행이 일반고객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가는 것은 사실상 힘드니만큼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구매시 할인혜택을 적용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최 : 3000원당 1포인트 지급중인데, 중남미 등 비싼 지역 갔다오면 포인트가 무시못할 만큼 쌓인다. 의외로 포인트에 목숨거는 고객도 꽤 된다.

박 : 가격할인 이벤트는 수익은 좋지 않은데, 모객력에서는 확실히 파워가 있다. 얼마 전에 해외여행 9만9,000원 이벤트시 모객 효과가 컸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종합적 효과는 큰 편이 아니다.

“영업부와 공존을 모색하라”

여 : 타 부서와 협력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나 : 여타 부서에서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이러한 것도 교류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마케팅팀도 외근이 없는 날은 입기로 결정했다. 또 층도 다르고, 주로 대화하는 임원진급도 일반 영업부서와 차이가 있어 이질감이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타부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의견도 제시하고 연결고리를 만들어, 신뢰감을 형성했다.

김 : 업무 구조상, 영업부와 마케팅부는 서로 견제하는 가운데 균형점을 찾아가야 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으로 친해지기는 매우 어렵다. 기존에 또 마케팅 부서가 없었기 때문에, 영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품으로 화장품 등이 필요한 경우라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업체와 제휴를 시도해 금전적인 면을 비롯해 도움을 주고, 신뢰감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청 협찬의 경우도 영업부서에서 작성하기 까다로운 기획안 등을 필요로 하는 추세인 만큼 마케팅팀의 지원이 늘고 있다.

정 : 최근 강화된 마케팅팀의 역할을 ‘전문화’의 측면에서 봐야하는데, 영업부서에서는 프로세싱 과정이 증가돼 더욱 번거롭게 됐다고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진행에 있어 협의를 거치거나 기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또 데이터 등을 산출하거나, 홍보를 위한 자료 작성도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담당자와 허심탄회한 대화 등을 시도해 해당업무의 필요성을 계속 부각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이벤트의 결과나, 요청했던 자료가 신문에 어떻게 노출됐는가 등 피드백을 주는게 중요하다. 마케팅팀은 신설된 팀인 만큼, 자리를 잡아 가는 과도기에서의 융화과정이 중요하다.

나 : 피드백이 실제로 중요한 것이, 바쁜 업무 중에 협조 등의 업무진행 과정을 다소 성가시게 느끼기도 한다. 이를 방지키 위해 (바로 효과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벤트 및 프로모션을 통한 효과를 꾸준히 인지시켜 주고 마케팅 업무도 ‘홍보’해야 한다. 시간 틈틈이 영업부서와 교류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