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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서울 계동을 떠난 버스는 금강산으로 향한다. 고려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금강산 기행문을 모은 ‘금강기행문선’을 읽다 꿈도 없이 혼곤한 잠에 빠져 들었다. 몇 시간을 잤을까. 눈을 뜨니 푸른 동해가 눈 앞이다. 장마철이라 날씨가 궂으면 어쩌나 한껏 마음을 졸였는데, 맑은 하늘 푸른 바다가 반갑다.

남측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하는 절차는 간단하고 신속하다. 가드레일이 끝나며 가로등 색이 바뀌는 곳에 군사분계선을 표시하는 말뚝이 덩그러니 서 있다. 여간한 눈썰미로는 놓치기 십상이다. 북측출입사무소(CIQ)에서 온정각으로 이동하는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낮아져 구릉처럼 보이는 구선봉(180m)과 영랑호가 아름답다.고성평야에 펼쳐져 있는 모내기를 끝낸 논과 콩밭이 길게 늘어서 있다.

-운무에 잠긴 만물상을 오르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트럼펫 소리에 잠이 깬다. 동쪽 대자봉에 구름이 걸려있다. 오늘 산행은 만상정에서 만물상 망양대로 올라 세지봉 아래 세지계 계곡을 거쳐 육화정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온정동에서 버스로 30여분, 굽이 굽이 8㎞를 달리니 만물상 탐승의 관문인 만상정(萬相亭)에 도착한다. 이 길을 따라 계속 서북방향으로 올라가면 온정령(溫井領, 857m) 마루에 이르게 된다.

만상정 뒤 좁은 절벽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니 왼쪽으로 삼선암이 하늘을 찌를듯 기세좋게 솟아있다. 왼쪽으로 삼선암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급경사의 길을 조심 조심 오르니 정성대다. 서북쪽으로 상등봉(1,227m)에서 흘러내린 관음연봉의 산줄기와 계곡들이 시원하게 보이고, 동북쪽으로는 오봉산(1,264m)과 세지봉 줄기에 촘촘히 늘어선 만물상의 장관이 펼쳐진다. 과연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하기 전 만물의 초를 잡았보았다는 만물상이다. 만물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다.

다시 울울창창한 숲길을 따라 오른다. 천녀봉 줄기와 세지봉 연봉 사이로 흐르는 천선계 협곡옆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오른쪽으로 여러 가지 동물의 형상을 한 바위들이 솟아있다. 삼선암에서 30여분쯤 오르면 왼쪽으로 길이 꺽이면서 급경사 오르막 길이다. 지금은 철제 사다리로 정비가 잘 되어 있지만, 옛 사람들은 두 손을 바닥에 붙인채 네 발로 기어오르다시피 하였다 한다. 주위로 소나무, 잣나무, 단풍나무들이 짙은 녹음을 이루고 있고 길 옆에 핀 금강산 야생화를 보며 걷는 산행이 즐겁기만 하다.

-천해관에서 보는 동해바다와 만물상

안심대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지면 망양대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가면 천선대다. 우리는 망양대로 길을 잡았다. 안심대에서 20여분 걸어가니 주봉대다. 이곳에 서면 아래로 만물상과 서북쪽으로 천선대와 천선계곡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하늘문을 지나 천선대로 올라가는 등산객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주봉대에서 다리쉼을 하며 금강산의 절경을 감상한다. 한하계 계곡에서 밀려오는 운무가 만물상 허리를 감아돌며 오른다. 구름에 걸린 만물상 봉우리가 신비스럽다.

동쪽 망양대로 발걸음을 옮기니 천해관이다. 금강산 자락이 펼쳐진 동쪽 끝에 흐린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보는 만물상의 기기묘묘한 풍광이 압권이다. 옛 사람이 “어떤 것은 아름차고, 어떤 것은 억세고, 어떤것은 무섭고, 어떤 것은 괴벽하고, 어떤 것은 싹싹하고, 어떤 것은 간드러지고, 어떤 것은 얌전하고 모두가 기괴하고 절묘하기 기상천외라 할밖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만물상의 절경을 찬탄했단다.



-일반에 개방안된 세지계 계곡

망양대에서 동남 방향으로 뻗은 세지봉 아래 세지계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을 들어선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세지계 계곡으로 이어지고 등산로의 끝이 육화암이다. ‘등산로 아님’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개방하지 않고 관계자들에게 먼저 선을 보이는 길이다. 아래로 내려가자 험준한 기암절벽이 계곡 양편으로 펼쳐져 있다. 오랜시간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낙옆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 낙엽을 밟으며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경쾌하다.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띠며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소리를.”라며 즐거워한다.

세지계 계곡은 돌이 많고 계곡이 짧아서인지 물이 적다. 등산로 주변에는 개승마를 비롯 이름모를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조금 아래로 내려서니 하얀 산목련이 반겨주고 아름들이 금강송이 하늘로 뻗어있다. 2시간 쯤 내려와 커다란 바위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는 곳에서 다리쉼을 한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계곡에 물이 많아지며 제법 큰 소를 이룬 곳을 지나자 저 아래로 육화암이라 쓴 표지석이 나온다. 오전 9시에 만상정을 출발 12시 50분에 육화암에 도착했으니 4시간이 못미친 산행이었다. 집선봉을 비롯 금강산 연봉들이 펼쳐지는 금강산온천에서 온천으로 피로를 풀며 여름 봉래산 탐승을 정리한다.

+++++플러스 α+++++


-금강산 해수욕장

7월8일부터 금강산 장전만 안쪽에 금강산 해수욕장이 개장한다. 특히 7월20일부터 8월10일까지는 야영촌을 새롭게 운영하면서 개인 텐트와 취사도구 및 음식물 반입이 허용된다. 다만 취사용 가스는 안전상의 이유로 직접 가져갈 수 없고 현지 구매만 가능하다.

야영촌에서 캠핑과 취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가장 저렴한 비용(2박3일 기준 성인 19만원)으로 금강산의 절경과 해수욕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현대아산은 해수욕장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정기 셔틀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해변마을에서는 개인 텐트를 이용한 캠핑 뿐만 아니라 설치되어 있는 몽골식 텐트 20개도 이용할 수 있다(20인용 10개·4인용 10개, 단체이용객 취사불가). 해변마을 관광요금은 2박3일 기준으로 성인 및 대학생 19만원, 초·중·고등학생 14만원이며, 예약마감은 적어도 출발일 기준 12일전에 해야한다.

-화진포 아산휴게소

금강산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화진포가 바라보이는 곳에 ‘화진포 아산휴게소’를 완공해 7월11일 정식 개장한다. 앞으로 금강산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들은 이 휴게소로 집결, 금강산 출발에 필요한 준비와 안내를 받게 된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한 휴게소는 관광객의 지속적인 증가로 새로운 집결지가 필요해 2006년 2월말부터 약 4개월간의 공사를 통해 2,681평의 대지에 건평 855평, 2층 규모로 건축되었다.

이 휴게소는 1층에 금강산관광증 발권장소와 음식점, 편의점이, 2층에는 현대아산 고성사무소와 회의실 등이 들어선다. 야외 주차장에 금강산 방문기간 동안 주차가 가능하다.

-새롭게 단장한 고품격 외금강 호텔

7월11일 개관한 ‘외금강호텔’은 북측 숙소인 김정숙휴양소를 1년 동안 리모델링한 고품격 호텔로, 온정리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총 11층에 객실 179실 규모로, 346명 수용이 가능하다. 객실은 귀빈실, 고급실, 일반실이 있으며, 부대시설로 2개의 식당과 세미나실, 스카이라운지 등이 구비돼 있어 이용객들에게 최고의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외금강 산자락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외금강호텔’은 집선봉과 수정봉 등 외금강 조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금강산관광 중심지에 위치해 온정각 휴게소, 옥류관, 공연장, 온천장, 금강산호텔 등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02-3669-3000

취재협조=현대아산 (02)3669-3655 www.hdasan.com
글·사진=Travie wri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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