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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해야한다 VS 필요없다

여행업계에 골프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임원급은 물론 신입직원들까지도 골프를 시작하며 골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중적인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여행사가 밀집해있는 시청, 광화문 근처의 실내연습장에는 여행사 직원들이 넘쳐나고 있다.

얼핏 생각해도 여행업계와 골프는 인연이 많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골프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게 업이다 보니, 전문가 수준은 아니라도, 직원들은 골프에 대해 알거나 ‘아는 척’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운동 삼아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대부분 업무와의 연계로 골프에 발을 들여놓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급 사이에서 골프는 비즈니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로 통한다.
그러나 골프를 시작한 사람들은 분명이 느낄 것이다. 골프가 결코 만만치 않은 운동이라는 것을…. 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골프는 운동이다. 하루에 몇 시간씩 꾸준한 연습을 하지 않다가는 필드에 한번 나가보지도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회에 멀고도 험난한 초보 골퍼의 길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골프 꼭 해야 할까

종종 “골프를 하긴 해야 하는 데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게 된다. 여기에는 ‘골프를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이미 깔려있다. 왜 골프를 시작하는 것일까.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업무적인 이유보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인 경우가 많다. 친구들이나 거래처 관계자들이 해외 필드에 같이 나가자고 하니까, 혹은 부하직원들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뒤처지기 싫어서 악착같이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업계다 보니 무료로 해외골프여행을 갈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한 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골프는 ‘인맥관리의 키워드’로 불린다. “사장이 주말마다 골프를 함께 다니자고 해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 한 여행사 직원은 “골프는 성공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한다.

골프를 친다고 가정해보자. 아침에 일찍 만나 차를 타고 1~2시간을 이동한 후, 라운딩을 하는 4시간30분~5시간 정도를 내내 함께 한다. 거의 하루 종일 비즈니스 상 중요한 상대를 독점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술자리가 아닌 자연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보면 마음의 빗장도 열리기 쉽다.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동호회 활동을 통해 넓은 인간관계도 형성할 수 있다. 골프를 친다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갖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업계 이상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때로는 연습장에서 함께 운동을 하다가도 골프 친구가 되기도 한다. 4명이 하는 골프의 매력이라고 할까.

-그러나 조바심만으로 시작하면…

사실 여행업계와 골프는 업무적인 연계는 많을지 몰라도 골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꼭 많다고 볼 수는 없다. 더군다나 골프의 필요성과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주변의 강요가 부담스러운 업무의 연장일 뿐이다.

많은 초보 골퍼들이 직접 접대를 해야 할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를 해두는 식이지만, 오히려 이게 함정이 될 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지적한다. 그는 “접대골프는 기본 골프장 이용비 외에도 별도의 접대비로 인해 한번에 100만원 이상이 들기도 한다”며 “업계에서는 골프를 할 줄 알면서도 감추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여행업계의 경우, 출장이 잦기 때문에 운동의 흐름도 유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4~5일 출장을 가더라도 다녀와서 보고서 등을 준비하다보면 1주일 이상을 빠지게 되는데, 이쯤 되면 ‘다시 나가야하나’ 고민하게 되고 이후 한 달이 지나는 것도 순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회사 일과 맞물리면 골프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골프를 시작해 레슨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1주일에 반도 못 나올 정도로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 한 골프연습장 관계자는 “아직 혼자 할 때가 아닌데 주변에서 들은 것만으로 현상 유지를 하거나 대중 매체 등을 통해 본 것을 시도하는 데 효과가 없다”며 “그 이유는 골프의 전체적인 흐름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또 골프를 배우면서 필드에 ‘나가도 그만 안 나가도 그만’ 무관심형도 의외로 많다. 이 경우 주변에서 하라고 하고, 안하자니 남들에게 뒤쳐지는 것 같아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골프를 했다 말았다 하다가 흐지부지하는 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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