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호를 준비할 때의 일이다. ‘효과적인 텔레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기획을 잡고 있던 중 카드사의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카드사에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보험을 마련했으니 가입하라는 것이었다. 어디 이런 전화가 하루 이틀인가. 그냥 끊을 수도 있었지만 카드사의 전화 응대가 궁금해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상담원은 보험을 가입하면 좋을 이유에 대해 열 댓가지도 넘게 능숙하게 전달했다. 그래서 상담원에게 물었다. “좋은 이유는 충분히 알겠다. 그런데 이 보험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인가?”

상담원은 주저하지 않고 “암 진단 등 검진이 포함되지 않은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아직 미혼이시죠? 나중에 임신을 할 경우 진료비도 청구가 되고, 감기 걸리면 입원하지 않아도 치료비가 모두 나옵니다”라고 답했다. 또 “오늘 오전 10시에 통화한 여자 분은 보험도 없고, 검진도 받은 적이 없다고 물어오셨어요. 그래서 관련된 상품 000도 소개해드렸는데…”하면서 기자와 비슷한 사례를 들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참 후 조금 생각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서자, 상담원은 적극적으로 “보험 관련법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어 관계자들마저 초조해하고 있다”며 “나이며, 직업이며, 모든 조건을 갖춘 지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특히 “기자면 영업과 다를 바가 없다. 외부 활동이 많을 텐데 위험에 많이 노출돼 이러한 보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득 여행사에서 이 정도의 전화 상담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효과적인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술들은 많지만, 무엇보다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 대해 내가 아쉬워 걸은 것처럼, 적극적으로 고객을 주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