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지 않았다!
-어학연수·유학 ‘도전’을 위한 성공 노하우

한때 대학생 계층을 중심으로 어학연수가 ‘붐’을 타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전공불문, 외국에 나가서 최소 6개월 이상 체류하면서 취업의 필수 관문이라는 영어도 배우고, 이력서의 한 칸도 당당히 차지하는 등 필요에 의한 목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보다 합리적이고 똑똑해진 요즘 사람들은 형식보다는 실리를 찾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어학연수 혹은 유학을 가더라도, ‘왜’ ‘무엇 때문에’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떠나는 것. 이같은 트렌드의 연장선상으로, 과거 학생층이 주를 이뤘던 데 비해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본인이 좀더 특정분야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낄시 회사를 휴직하거나 아예 그만두고 과감히 어학연수나 유학을 가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막연한 주먹구구식 계획은 금물

비슷한 시기에 같은 국가를 선택해서 다녀오더라도 사람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인 법. 특히 어학연수, 유학의 경우 외국에서 ‘공부’를 하는 것 만큼이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말 설고, 지리 서투른 외국에서 숙식, 교통, 생활비 등등을 충당해 내면서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은 막연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어렵다. 따라서 어학연수는 물론이려니와 특히 유학에서 목적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감이 없다. 우선 왜 떠나려고 하는지, ‘이유’를 100% 충족한 후에서야 학교, 국가, 경비파악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정석.

한 전문가는 “단순히 ‘경력’을 쌓기 위해 어학연수나 유학을 떠난다면 1년이 지나서도 영어 한마디도 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막대한 경비와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막연히 이력서의 한 칸을 메우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

-소요경비 국가·전공별 천차만별

어학연수 혹은 유학을 떠나기 위한 목적의식이라는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된 이후에는 예상경비를 고려해야 한다. 학생비자를 받아 출국할 경우, 원칙적으로는 현지에서 일하면서 경비를 충당하는 것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금지하고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이같은 ‘불법’ 노동행위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당으로 고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칫 돈버는 재미에 빠져 주(主)가 돼야 할 공부에 소홀해지기도 쉽기 때문에, 예상경비를 고려시 현재 자신이 지출 가능한 비용 내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가별로 물가, 학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비용의 차이가 큰 편이다. 또한 유학의 경우 전공에 따라 학부별로도 학비 차이가 심한 경향을 나타낸다. 어학연수·유학의 ‘간판’ 국가인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 4개국의 예상 소요경비에 대해 알아봤다. <표>



-언어 ‘영어’ 국가 ‘英·美’ 선호

어학연수의 경우 예전까지만 해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다양한 제2외국어에 대한 선호도가 꽤 있었던 편이다. 하지만 IMF 이후 잇따른 경제위기가 이어지면서, 취업 등 안정적이고 실리적인 목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수요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최근에는 ‘소수’ 언어의 선호도는 부쩍 낮아진 편이며 영어권 국가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영어권이라지만 전통적 선호지인 미국, 영국, 호주 등지는 비교적 포화상태이기도 할 뿐더러,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근 제3세계로의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다. 싱가포르, 필리핀, 괌, 사이판 등의 국가들이 최근 몇 년간 부상하는 국가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제2외국어로 제일 높은 선호도를 달리는 중국어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 저연령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러시아로의 어학연수도 꾸준한 편이다.

장기간 학부과정을 거쳐야 하는 유학의 경우, 별다른 유행이나 트렌드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통적 ‘강자’인 영국, 미국으로의 수요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확고한 의지·노력
-만족스러운 결과 도출 ‘바로미터’

유학의 경우, 전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본인의 의지나 목표가 확고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학부의 수업과정이 빡빡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의지가 흔들리거나 방황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주의를 기울이고 항상 자신을 다잡아야 할 경우가 어학연수를 떠날 경우. 어학연수는 빡빡한 일정의 유학과는 달리 보통 오후 3시 이후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영어실력에 따라 수업내용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본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업과 현지생활을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관계자는 “어학연수는 막연히 언어를 배우겠다는 것 외에 뚜렷한 목표가 부족한 편이어서, 본인의 열정과 적극적인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과정 후 만족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 “해외서 살아본 경험, 가장 소중한 생활자산”
-박계연 하나유스 대리

하나투어의 자회사인 배낭·어학연수 전문 ‘하나유스’에 근무하는 박계연 유학·연수팀 대리는 본인 스스로가 하나유스에 다니던 중, 1년여간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경험하고 돌아와 다시 재입사한 경우. 박계연 대리는 “특히 학교를 다니던 중이 아닌, 직장생활을 하다가 유학을 떠날 경우 재취업 등 향후 사회생활에 얼마나 이득을 볼 수 있을지 꼼꼼히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리는 만일 대학원 과정까지 유학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학부때부터 일찌감치 유학을 떠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시간여유가 있는 어학연수를 떠날 경우, 학원수업 외에도 야간대학 코스, 혹은 지역 내 자원봉사 센터 등등 기회를 적극 찾아 현지인과 어울려 보는 것도 생활영어는 물론 현지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박계연 대리는 “초급, 중급, 상급에 따라서 어학연수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선진국의 경우 도서관, 대학수업 등 공짜 혹은 저렴하게 현지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며 정해진 기간동안 가능한 적극적으로 많은 정보들을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한편 어학연수, 유학을 떠나기에 최고의 국가와 최악의 국가를 묻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모두 미국이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리는 “미국은 지역색이 뚜렷해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지만, 한국인이 많고 치안이 불안해 주의를 요하는 곳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어학연수·유학 경험자에게 듣는다

업계에 몸담은 이들 중, 어학연수 혹은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생생한’ 해외 체류 경험담을 들어봤다. 그들이 낱낱이 밝힌, 어학연수·유학 체험 7문 7답 노하우를 공개한다.

Q1 어학연수·유학을 결심한 계기
Q2 해당 지역을 선택하게 된 동기
Q3 현지에서의 숙박 및 생활 해결
Q4 현지 생활 스케치 및 만족·불만족스러웠던 점
Q5 어학연수·유학이 생활·직업에 미친 영향
Q6 어학연수·유학을 준비하는 이를 위한 조언 한마디


★ 어학연수 - 낯선 환경에서의 ‘즐거운’ 두려움
-윤지영 세중해피투어 과장

*1993년 9월~1994년 6월 스웨덴 배스테르한닝에(Vasterhanninge) 체류
*배스테르한닝에 폴크헥스클라(Vasterhanninge Folkhogskola), 스톡홀름대학교 등에서 어학연수
*현지에서 10개월 체류에 생활비·숙박비·교재비 등으로 400만원 지출

A1. 외국에 가서 현지문화도 접하고, 외국어도 공부해서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은 소망에.

A2. 대학교때 전공이 스웨덴어여서, 자연스럽게 스웨덴으로 연수를 떠나게 됨. 희소성 때문에 경쟁력을 위한 소수언어인 스웨덴어를 선택. 스웨덴협회에서 주는 장학금과 어학연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음.

A3. 장학금 외에도 대학 기숙사를 제공하는 것이 조건에 포함돼 있어, Vasterhanninge Folkhogskola와 스톡홀름대학 두 학교의 기숙사에서 체류. 학교측에서 외국인 학생을 배려해줘 2인실의 넓은 방을 혼자 쓰기도 하고, 현지학생들은 몇 달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방을 신청하고 바로 배정받기도 해 불편함이 없었음.

A4. 현지 및 외국의 친구들과 친분을 나누며 생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 대학에서 스웨덴어를 전공하기는 했지만, 초기에는 현지사람들과 섞여 현지어로 수업을 받는 것이 다소 힘들었지만, 학교에서 외국인전문 선생님을 초빙해 특별과외를 받아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음.

A5. 떠나기 전에는 막연히 현지인들과 생활하고 직접 언어를 배워 좀더 유창하게 스웨덴어를 구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짧은 기간이라 목표를 100% 달성하지는 못함. 대신 세계 어디에서든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

A6. 졸업 후 한동안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찾아봤으나, 어학만으로는 한계를 느낌. 어학을 잘한다는 것, 특히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수가 하는 외국어 외에 다른 말을 더 잘한다는 것은 분명히 메리트로 작용하겠지만, 그것은 메인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 막연히 어학을 배우러 가는 연수보다는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와 함께 언어를 터득한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워 떠나는 것이 도움이 될 듯.

★ 유학 - 내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
-박지영 피지관광청 실장

*2000년~2002년 미국 미주리주 체류
*미주리 대학 등에서 컨설팅(Consulting) 전공
*학비 1만4,000달러, 숙박비·생활비 및 왕복항공권 지출은 별도

A1. 고등학교 입학 후 약 한달간 영국에서 살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우리나라 학교와는 또다른 외국의 학교 분위기에 매료돼 반드시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대학교때 준비과정을 거쳐 유학을 떠나게 됨.

A2. 미국 여러 지역 중에서도 미주리를 택한 이유는 ▲영어에 사투리나 강한 액센트가 없어 ‘정통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 ▲(대학 당시 기자 지망생을 꿈꿀 때) 미디어 분야의 전문학과와 시설이 많았던 미주리의 교육환경에 끌림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주무대인 캔자스 시티가 바로 미주리주의 주도라는, 로맨틱(!)한 이유 등등.

A3. 2년여의 현지 체류기간 동안, 처음 4개월간은 베이비 시터일을 하며 숙박을 해결했으며 나머지 기간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거주함.

A4. 일단 한국인이 거의 없는 지역이어서 현지인들과 보다 많이 어울리며 공부는 물론 현지문화까지 생생히 체득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소득이었음. 아쉬웠던 점은 턱없이 비싼 유학원 수수료를 지불해 불필요한 경비지출이 많았던 점. 또한 지금 당시로 돌아간다면 이탈리아, 터키 등 제 3 국가로 떠나 보고 싶음.

A5.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 약 2년여 간의 미국 유학생활이었다고 주저없이 말할 수 있음. 낯설은 외국에서 생활하며 확실히 얻은 소득은 ‘깡’과 ‘자신감’,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크게 성장한 스스로의 대견한 모습임.

A6. 부모님이 등떠밀어 가는 연수·유학이 아니라면, 해외로 떠나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기위한 연습의 일종일 듯.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떠나는 것이 중요하며, 기본적인 영어는 배워가야 학부공부에 도움이 됨. 또한 외국에서 스스로 일하면서 자신의 생활비를 벌어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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