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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은 70% 이상이 산인 산들의 고장이다. 금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높지도 낮지도 않아 클래식 음악처럼 편안하게 흐르는 3000여 개의 산들과, 산들이 품고 있는 맑은 계곡들 그리고 갈겨니, 쉬리, 참마자, 돌상어 등 민물고기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다양하고 귀한 생명들을 품고 흐르는 실크처럼 아름다운 금강. 금수강산을 줄여 금산이라는 지명이 만들어졌을 정도니 금산의 아름다움이야 두말해 무엇할까.

금산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주겠다고 나선 금산역사문화연구소 김천호씨가 남이면 성곡리 개안(開眼)이 마을에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인삼에 관한 설화를 들려주었다. 지금부터 약 1500여 년 전 강씨 성을 가진 효성이 지극한 선비가 모친이 병들어 자리에 눕게 되자 진악산에 있는 관음굴에서 모친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러던 어느날 꿈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불봉 암벽에 가면 빨간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을 것이니 그 뿌리를 달여 드려라. 그러면 네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강선비는 꿈이 하도 이상하여 꿈속에서 본 암벽을 찾아가니 과연 그런 풀이 있어 뿌리를 캐어 어머니께 달여 드렸더니 모친의 병이 완쾌됐다. 그 후 강선비는 그 씨앗을 남이면 성곡리 개안이 마을에 심어 재배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금산에서 인삼을 재배하게 된 시초이며, 그 풀 뿌리 모양이 마치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인삼(人蔘)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가을에 꼭 가보고 싶은 보석사 전나무 숲길

하늘로 높이 뻗어 올라간 녹음이 짙은 전나무 길 옆으로 맑은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보석사 입구 전나무 숲길. 탤런트 한석규가 찍은 CF 덕분에 유명해진 이 숲길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천천히 걸어가 본다. 절 입구에 창건 무렵 심어져 절과 나이가 비슷하다는 1000년 넘은 큰 은행나무가 서 있다.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하는 이 은행나무는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울음소리’를 내는 영험함까지 지녔다고. 앞으로는 은행나무의 울음소리를 듣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절로 들어간다.

신라 헌강왕 12년(886년)에 조구대사가 창건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인 보석사는 임진왜란 때 불타 버린 것을 고종 때 다시 지었다고 한다. 절을 세울 당시 절 앞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었다고 하여 보석사라 이름 지었다고. 맞배 지붕의 소박한 대웅전과 절 한구석 와당 위에 핀 와송(瓦松: 오래 된 기와 지붕에서 피는 여러해살이 풀)이 규모는 작아도 보석사가 살아 온 세월을 말해 주는 듯하다.

보석사 입구 옆으로 난 오솔길, 나무에 묶여 있는 빨간 우체통이 보인다. 이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병자들에게 영험하다는 약수물이 나오는 영천암이 있단다. 꼭 약수물 욕심이 아니더라도 걸어 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영천암을 내려오는 길,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계곡에서 선생님의 지도로 자연학습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보인다. 아이들의 신난 목소리를 들으며 자연만큼 좋은 학습장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나무 숲길을 떠나오며 올 가을, 전나무가 쏟아 내는 낙엽비를 맞으러 보석사를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삼 내음 가득한 농촌을 체험한다 홍도마을

금산에 가면 인삼약초 꽃마을이 여러 곳에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삼약초를 체험(재배, 수확, 가공, 구입)할 수 있고 농촌관광과 함께 민박의 정취를 듬뿍 즐길 수 있는 곳이 ‘홍도 마을’이다. 충청남도가 지정한 ‘4000만이 살고 싶은 마을’이자 농촌 체험(farm-stay) 시범마을로 남일면, 진악산 아래 위치한 이 마을을 따라 대청호 상류인 홍도천이 흐르고 있다.

마을 위쪽에는 저수지가 있어 항상 일정한 수량이 유지되고 있고 깨끗한 하천변으로 다양한 야생화가 자라고 있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홍도천이 흐르는 중간쯤엔 아이들이 마음껏 수영할 수 있는 자연 수영장도 있다. 금산세계인삼엑스포 기간 동안에는 이곳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될 예정이어서 더욱 가기 쉬울 전망이다. 팜스테이 예약은 금산군청(http://www.geumsan.go.kr)에 문의하면 된다.

-금산 특유의 별미 인삼어죽



인삼의 고장인 금산에는 그 명성에 맞게 인삼을 재료로 한 음식들이 유난히 많다. 청정수역 금강 상류에서 잡은 민물고기와 금산 인삼으로 만드는 금산 인삼 어죽을 먹으러 제원면 용화리 ‘시탕뿌리’라는 음식점을 찾았다.

갓 잡은 붕어, 마주, 배가사리, 피라미 등을 주 재료에 수제비, 국수, 시래기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 것으로, 인삼을 썰어 넣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어죽 한 그릇과,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로 눈앞에 두고 함께 곁들인 600년 전통의 금산 인삼주의 향긋함은 여행자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 주었다. 시탕뿌리 041-751-1456

+++++플러스 α+++++

★ 인삼 구입전에 꼭 알아두세요!
-인삼은 가공 형태에 따라 이름이 달라요!

수삼 - 4~6년근 인삼을 땅에서 캔 그대로의 원형 인삼. 인삼 고유의 성분이 그대로 들어 있어 그냥 생으로 먹으면 좋다. 갈아서 꿀이나 우유에 타 음료로 마시거나 각종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다.

백삼 - 4~6년근 생삼을 원료로 하여 껍질을 살짝 벗겨 내고 그대로 햇볕에 말려 건조한 것으로 수분 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 원형 유지 인삼. 직삼과 곡삼 등이 있다.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약재와 차에 사용된다.

태극삼 - 생삼을 뜨거운 물로 익혀서 건조한 것으로 홍삼과 백삼의 중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색상이나 효능은 홍삼과 유사하다.

홍삼 - 생삼을 수증기로 쪄서 익힌 다음 건조시킨 제품. 담적홍갈색. 품질에 따라 천삼, 지삼, 양삼 등으로 나누며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인삼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특이체질의 사람들도 홍삼을 복용하면 전혀 문제가 없으며 특히 에이즈, 다이옥신, 사스 등 신종 질병에 대한 대응력이 뛰어나다고 밝혀졌다. 엑기스, 분말, 캡슐, 차 등 다양한 형태로 장기간 먹으면 좋다.

-인삼, 이렇게 보관하세요!

생삼은 물로 씻지 말고 종이에 싸서 0~5℃의 냉장고에 보관하며 건삼(백삼, 태극삼, 홍삼 등)은 통풍이 잘 되는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글 사진 = Travie Writer 박임자 freebelt@naver.com
취재협조 = 금산군청 www.geum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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