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뻐지고 싶다면 대구로 떠나라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한 기차는 점심 무렵 대구에 도착한다. 빨라진 KTX 덕분에 이제는 설핏 든 단잠이 아쉬울 정도. 행사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가까운 지인들의 전화가 걸려온다. 대구로 취재를 왔다는 기자의 말에 모두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여행지로서의 대구가 낯설다는 의견이다. 사실 그동안 대구가 여행지로서 마이너리그에 자리했던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관광도시로서는 다소 주춤거렸던 대구가 야심찬 프로젝트를 갖고 큰 도약을 준비중이니, ‘대구 패션뷰티 투어 상품’이 바로 그 것. 기존의 도시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감성체험으로 주요 타깃인 20~30대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대구 패션 뷰티 투어 출시를 기념해 국내와 인바운드여행사를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했다.

★ 관련문의 : 대구광역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광과 053-803-3881

-화려한 변신을 위한 기초작업, 패션뷰티 메이크업

‘패션뷰티투어 상품’의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패션 뷰티 테마 체험’에 있다. 프로그램에는 근처 스파밸리에서 피로를 풀거나 교동 주얼리타운에서 패션 소품을 쇼핑하는 일정도 포함돼 있지만, 무엇보다 이번 상품의 핵심은 누구나 패션쇼의 모델이 되어볼 수 있는 이색 체험에 있다. 그를 위해 대경대학으로 향한다.

특성화 사업을 통해 전문 예술인을 배출하는 대경대학에는 모델학과, 패션 뷰티 학과 등 전문화된 커리큘럼을 갖춘 다양한 학과들이 있다. 때문에 ‘패션 뷰티 테마 체험’은 대경대학과의 연계 없인 절대 진행될 수 없던 상품이었다. 1층에 위치한 큰 패션쇼 홀을 지나 4층으로 오르면, 깔끔한 뷰티 헤어 숍이 여행객을 맞는다. 대학 내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뷰티 공간이 있는 것은 물론, 저렴한 가격에 자신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학생들의 솜씨에 놀랄 뿐이다.

첫번째 기초 프로그램은 헤어케어와 칼라링, 메이크업과 헤어 손질 등 이색적인 변신을 위한 베이스 작업이다. 친절하고 섬세한 학생들의 손길이 여행객들의 설레는 표정과 만나면서 조심스러운 변신은 진행된다. “눈썹을 잘못 다듬으셔서 제가 일부러 셰도우를 진하게 발라 드렸어요.” “이마가 예쁘시니까 앞머리를 뒤로 넘기는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각자 자신의 담당 여행객들에게 스타일에 관한 꼼꼼한 조언을 잊지 않는다. 프로가 아니기에 완벽할 순 없지만, 그보다 더 한 친절함과 열정적인 손길이 여행객들의 마음을 편하게 돕는다. 두 시간 여의 진행이 끝나갈 때면, 각 과 교수님들이 메이크업의 마무리 작업을 맡는다. 전문가의 손길이 몇번 닿자, 어느새 몰라볼 정도로 달라진 여행객들의 얼굴이 거울 속에서 수줍게 빛나고 있다.

-누구나 패션 모델이 되는 신선한 체험

3시간 넘게 진행된 메이크업과 헤어 손질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인 리허설에 들어간다. 1층 로비에 마련된 전문 패션쇼장에는 족히 100M 넘는 긴 무대가 여행객들의 떨리는 마음을 부채질한다.

체험단들은 단지 그 위를 걷는 것 만으로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어색해 어쩔줄모른다. 모두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나면 자세가 자연스러울 리 만무하다. 이 때부터 미리 기다리고 있던 모델학과 학생들의 워킹지도가 시작된다.

“턱을 좀더 치켜드시고요, 무대 끝의 한 지점을 응시하는 걸 잊지 마세요” “배를 앞으로 내밀고 자신감있게 걷는 거에요. 도도하게 상대방을 쏘아보세요. 그렇죠! 아주 좋아요!” 혹시라도 체험단들이 어색해 할까 크게 소리를 높이고, 스텝에 리듬감을 주고, 옆에서 함께 걸으며 적극적인 워킹 연습을 돕는다. 말쑥한 정장으로 차려입은 남성들은 어느새 여유가 생기고, 한 발짝만 떼어도 어색했던 첫경험과 달리 한 호흡에 쭉쭉 무대 끝까지 걸어 돌아온다.

무대 뒤에는 여성들의 워킹 연습이 한창이다. 신사복으로 통일되는 남성들과는 달리 한복, 웨딩드레스, 트랜드 룩 등 그 의상 종류만해도 몇 가지에 이른다. 자신이 평소 입고 싶었거나, 혹은 잘 어울릴 것 같은 컨셉의 의상으로 갈아입은 여성들은 그 자태만으로도 이미 ‘대구를 찾아온 여행객’이 아니었다. 이전의 모습들은 어디로 가고, 모두들 새 모습, 새 사람이 되어 서로 구분조차 힘들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정말 진심이다. 그만큼 다듬고 꾸밀수록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것이 여성들인 셈. 이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뽐낼 순간이 다가왔다. 한 시간여의 워킹이 끝나고 본격적인 실전 패션쇼가 시작된다.

총 30여분의 특별한 순간을 위해, 대구까지 한 달음에 내려온 체험단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 또한 이 상품이 지닌 장점이다.

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나는 시점까지 재빠른 편집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동영상과 사진을 전달하는 배려가 눈길을 끈다.

-우아한 디너파티와 함께 여운은 더해간다

쇼가 끝난 뒤에는 야외에서 근사한 만찬이 준비된다. 4시간 넘게 긴장하며 옷매무새를 다듬느라 참가자들 모두 누구보다 한껏 허기진 상태다.

야외 가든에서 차려진 호젓한 뷔페를 맛보며 패션쇼 뒷풀이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즐거운 이야기꽃이 핀다.

체험객들이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정말 프로들이 행사를 마무리 할 시간. 대경대학 모델학과 학생들의 단아한 한복 패션쇼가 감탄사를 연발시키며 장내를 수놓는다. 유명 디자이너의 정갈한 한복을 차려입고 체험단을 향해 다소곳히 인사할 때면 모두 며느리를 삼아도 될 정도로 곱고 단아하다. 어디 그뿐이랴. 가수 신화는 울고갈 정도로 근사한 남자 모델들이 한껏 무대 위를 누빌 때면 그보다 더 눈이 즐거울 순 없다. 정말이지 여행객들에게 이색적인 체험을 돕고 가르치는데 문제되지 않는 훌륭한 실력들이다.

이 밖에도 대통령경호실 출신 교수의 지도를 받은 경호단의 격파 무술과 여러 퍼포먼스들이 진행되면 여행객들은 모든 피로를 풀고 즐겁게 하루 일정을 마감한다. 숙소로 향하는 길, 곤하게 잠든 모두의 얼굴 위로 꿈 같던 일상의 한 페이지가 천천히 넘어가고 있었다.

‘일탈’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복되는 ‘일상’이 존재해야만 한다. 매일매일이 새로움의 연속이라면 어느 누가 특별한 추억을 꿈꿀까. 쳇바퀴 같은 삶은 그래서 마땅히 즐겨봄직하다. 그러던 어느 날, 더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고 특별한 추억거리 하나 만들고 싶을 때, 대구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한 패션쇼의 주인공도,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도 모두 우리의 몫으로 준비돼어 있는 곳, 대구는 그처럼 야무진 자세로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플러스 α+++++

★ 대구 패션뷰티체험’ 일정(예시)

-첫날

07:30 서울 및 각 출발지(전용버스로 이동)
12:00~13:00 대구도착. 팔공산에서 점심식가
13:20~15:20 동화사, 통일약시여래대불, 팔공스카이라인 관광
16:00~18:30 스파밸리에서 물놀이 및 저녁식사
19:00~20:30 교동 주얼리타운, 동성로 패션스트리트 투어
21:00 호텔 투숙 및 휴식

-둘째날

07:30~08:30 기상 및 호텔 조식
09:00~13:00 대경대학에서 진행되는 패션뷰티 테마체험(헤어컬러&칼라링, 메이크업, 패션쇼 등)
13:20~14:20 점심식사
14:30 대구 출발

★ 대구시 주변 관광지

-약재 내음 그윽한 거리, 대구 약령시

대구약령시는 조선 효종 9년(1658년)부터 대구읍성 안의 객사 부근에서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1개월씩 주기적으로 한약재를 거래했던 전통한약시장이다. 우리나라 전역은 물론 만주와 중국, 몽고, 아라비아, 일본, 베트남, 독일, 영국, 러시아, 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에 한약재를 공급함으로써 국제적인 한약물류유통의 거점으로 명성을 떨쳤다. 대구 약령시는 350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보존되어 민족주체성의 구현과 한방문화의 전승은 물론 교육과 관광자원으로서의 복합문화적 의의와 가치를 지녀온 소중한 민족문화의 보고이다. 053-253-4729

-푸근한 인심이 살아있는 삼남 제일의 장터, 서문시장

조선시대 1669년 현종 10년대부터 전국 3대 장터의 하나로 대구 경제의 축이 돼온 시장이다. 대구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시장으로 ‘서문시장’은 대구 성곽의 서쪽인 서문 밖에 있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각종 농수산물은 물론, 다양한 식료품과 의류 등 없는 것이 없는 보물창고 같은 곳. 시끌벅적한 사람냄새 나는 대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들러보는 것이 좋다. 053-256-6346


대구 글·사진=Travie writer 박나리 yepye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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