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도 감동한 이천의 밥맛



서울에서 버스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멀지 않은 거리에 풍성한 가을 들판이 펼쳐지는 이천시가 위치하고 있다. 이천은 쌀 좋기로 이미 전국에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성종(成宗)이 세종능(世宗陵)에 성묘하고 환궁(還宮)할 때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에서 생산한 쌀로 밥을 지어 진상하였는데 맛이 좋아 자주 진상미로 올리게 되면서 소문을 타게 되었다고 한다. 똑같은 품종을 심더라도 타지역에서 생산된 쌀보다 밥맛이 더 좋은데 그 이유는 첫째가 바로 이천의 깨끗한 물 때문이라고. OB맥주, 진로 소주, 샘표 간장 등 물이 중요한 재료가 되는 업체들이 너도나도 이천에 위치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물에는 밥맛을 좌우하는 마그네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니 금상첨화다.

두 번째 이유는 천혜의 기후 때문인데 내륙 중앙에 위치한 분지형 지형으로 계절의 기온차와 밤낮의 일교차가 커, 쌀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세 번째 이유는 비옥한 토질 때문이다. 화강편마암에 기인한 회적갈색의, 점토 함량이 높은 마사토의 토질은 물 조절이 잘 되며 생육 후기까지도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준다고 한다. 이렇게 물과 흙과 기후가 딱 맞아떨어져 어느 곳보다 맛있는 쌀이 생산되는 이천은 지금 황금색 가을 들판과 목하 열애 중이다.

이천의 이모저모를 알차게 살펴보기 위해 찾아간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마침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열리는 제8회 이천쌀문화축제 기간에 사용할 대형 솥을 꺼내 놓고 밥을 짓고 있었다. 축제 기간 동안 성인 2,000명을 먹이고도 남을 분량의 밥을 바로 그 대형 솥에 지어 인근 복지원에 나눠 준다고 하니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던가. 대형 솥만큼이나 인심도 푸짐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온천도 이제는 웰빙시대!’

도자기와 쌀로 유명한 이천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온천이다. 그런 이천에 올해 개장한 가볼 만한 온천 리조트가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테르메덴(Termeden) 온천 리조트.

단순히 목욕 중심으로 짜여 있는 온천이 아닌 30만 평방미터 이상의 광활한 부지에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자연 공원이 있어 삼림욕도 할 수 있다. 또한 수영도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바데풀이 있고, 실내 시설만큼이나 넓은 규모의 실외 온천 시설에는 신나는 슬라이드, 다양한 노천 아이템 탕, 전통 불한증막 등이 있어 온천의 재미를 더해 준다. 온천장 이외에 각종 스포츠 시설, 오락시설, 문화시설 그리고 각종 부대시설 등이 고루 갖추어져 있는 이곳은 가족이 모두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온천수는 지하 암반을 뚫고 약 800m~1,200m에서 나오는 평균 40℃의 양질의 알카리성 단순천으로 특정 성분의 농도가 과다하게 내포되어 있지 않고 농도가 낮은 여러 가지 효능이 있는 성분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부드럽고 온화하여 노인은 물론 어린이에게도 거부감이 없다.

다른 곳에는 없는 자랑거리가 있다고 하여 야외 족탕 시설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그런데 발을 물에 담그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재미있다. 알고 보니 새끼 손가락만한 물고기들이 하는 키스 세례 때문이다. 이 물고기가 바로 온천수에 서식하며 사람의 환부를 쪼아 각질 제거와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그 유명한 닥터 피시(doctor fish) ‘닥터 친친’이란다. 현재 중국 하이난 섬에서 수입된 1만 마리의 닥터 친친이 야외 족탕에 가득하니 이천 테르메덴 온천 리조트에 가면 꼭 닥터 친친의 키스 세례를 받아 보시길 권한다. www.termeden.com

+++++플러스 α+++++

-이천의 맛

이천의 쌀밥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쌀의 고장답게 이천 시내 이곳저곳엔 ‘쌀밥 정식’이라는 간판을 내건 식당들이 즐비하다. 쌀의 고장 이천에 왔으니 당연히 그 쌀로 지은 쌀밥을 먹어 봐야 한다고 해서 찾아간 쌀밥 정식 식당 ‘동강’. 쌀밥이 쌀밥이지 뭐 그리 다르겠나 싶던 마음은 작은 솥에 담긴 막 지은 밥 냄새를 맡자마자 싹 사라졌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이어지던 숟가락질에 그릇 안의 밥이 순식간에 뚝딱이다. 이천 쌀이 유명한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계절이 주는 축복도 빼놓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수확의 계절 가을에 찾은 이천에선 햅쌀 밥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재간이 없다. 한정식 동강 031-631-2888

-이천 부발 막걸리, 추억으로 마신다

농사를 많이 짓는 이천이고 보니 양조장 하나쯤은 있을 성싶어 슬쩍 말을 건네니 40년 넘게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양조장으로 안내해 준다. 문을 열고 들어간 양조장 안은 첨단이나 화려함과는 거리 멀었지만 40년 세월의 정성과 땀이 그대로 배어 있었다.

1962년 어린 나이에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 종업원으로 들어가 15년 만에 양조장을 인수해 좋은 시절도, 빠듯한 시절도 견뎌 온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부발 막걸리 이무영 대표. 막걸리가 사양길을 걷던 시절엔 양조장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전통 막걸리 사랑이 깊었던 이대표는 전통의 막걸리 맛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40년을 고집스럽게 한곳에서 양조장을 이어 오던 이대표에게 요즘 기쁜 일이 생겼다고 한다. 아버지를 이어 양조장을 이어 가겠다고 1년 전에 서울에서 내려와 막걸리 제조법을 익혀 나가고 있는 아들 때문이란다.

그렇게 부자가 이어 나가는 전통의 막걸리를 바가지에 떠서 그 자리에서 먹어 보자. 그 맛은 먹어 보지 않고는 표현할 수가 없을 만큼 기가 막히다. 이천에 가면 부발막거리를 한번 꼭 찾아가 보시길 권하는 바이다.

취재협조=이천시
글·사진=Travie write 박임자 freebel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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