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사랑의 기억으로 남는다

쿠레 항구에서 약 2시간여 페리를 타고 에히메현 마쓰야마(松山)로 들어간다.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 몸을 싣고 가만히 ‘에히메(愛媛)’, 그 이름을 되뇌어 본다. 참 그 이름 한번 낭만적이다.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린 향기로운 여인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글〓한윤경 기자 hahny@traveltimes.co.kr
사진〓Travie photographer 나명선 naphoter@hanmail.net
취재협조=JLS 02-734-6656, 히로시마현 www.pref.jirosjima.jp,
에히메현 www.prdf.ehime.jp



-愛媛縣 에히메현

에히메라는 이름은 오래된 역사서 <고사기(古事記)>에 나오는 아름다운 에히메 여신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이름에 걸맞게 에히메현은 자연이 풍요롭고 온화한 풍광이 특징이다. 더구나 이런 온화한 아름다움으로 인해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도 이름이 높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에히메현 출신 작가 가타야마 교이치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에히메현과 카가와현에서 주로 촬영되었는데 그중 주인공 아키가 백혈병으로 입원해 있던 병원 장면 등이 에히메 현청의 실내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1929년 건축된 현청은 그 세월의 무게로 절로 복고적인 분위기가 배어나는 곳으로 일반인의 견학도 가능하다.

-치유의 온천수가 샘솟는다 도고 온천 마을

마쓰야마 제일의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도고(道後) 온천 마을이다. 무려 3,000년이 된 온천수는 피부병 치료에 탁월해 오랜 문헌에도 소개되었을 정도로 그 명성을 자랑한다. 그 온천 마을에서도 오래 전부터 그곳에 터를 잡고 영업을 해온 도고 온천 본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곳의 명물이다. 1894년에 건축된 목조 3층 누각의 공중 목욕탕으로 일본 유일의 황실 전용 목욕탕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 공중 목욕탕으로는 유일하게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 온천 여관은 하루 약 4,000명 정도가 방문하는데 층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400엔에서 1,500엔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건물 지붕 꼭대기에 서 있는 백로는 이곳 온천수로 다리의 상처를 치유받은 백로 이야기에서 비롯된 상징물이다. 온천 마을 주변 도고 상점가에는 토산품점들과 음식점들, 그리고 많은 온천 업소들이 밀집해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언덕배기에 하나둘씩 들어선 탓에 대형 버스들이 시원스럽게 드나들지 못하고 복잡하지만 오래된 동네의 정감이 그대로 남아 있고 온천 마을 특유의 분위기가 조성돼, 저절로 긴장을 풀고 즐기게 된다. 저녁 시간이면 유카타 차림의 온천장 방문객들이 거리를 오가며 상점을 기웃거리고, 맥주 한잔에 여독을 풀기도 한다.

도고 온천 마을은 많은 일본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소설 <봇짱(도련님)>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으로 1888년부터 67년간 마쓰야마 평야를 달렸던 봇짱 열차가 2001년에 복원, 그 고풍스러운 분위기 그대로 도고 온천역에서 마쓰야마 시내까지 운행되고 있다. 또한 <봇짱>의 등장인물들이 매 시간마다 등장하여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봇짱 요술시계 또한 이곳의 명물이다.

유카타 차림의 사람들로 들썩이는 온천 마을의 분위기에 젖어 맥주 한잔 걸친 눈으로 도고 온천 본관을 돌아볼라치면 <센과 치이로>의 온천장 여주인 유바바가 건물 안에서 슬렁슬렁 걸어 나올 것만 같다.



-에히메의 대표 먹거리들

에히메현은 전차의 색깔도 귤색으로 도색할 만큼 귤이 유명한 고장이다. 그 종류만도 30종이 넘으며 귤의 즙을 이용한 귤 밥에서부터 귤 우동, 귤 타올 등 가공 음식 또한 그 가짓수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그 외에도 유자가 들어간 팥소를 스펀지 케이크 속에 넣어 말아 만든 부드러운 타르트와 생선 가시가 살짝 씹히는 것이 특징인 어묵 ‘자코텐’ 그리고 각종 신선한 해산물들이 이 고장의 별미이다. 또한 이 지역의 토산품으로는 일본 제일의 품질을 자랑하는 진주와 타월, 사쿠라이 칠기 등이 유명하다.

★ 에히메에 가면 이곳도 놓치지 마세요!

-순례로 공덕을 쌓는다 이시테지 절

시코쿠(四國) 영지 88곳 중 51번째의 사찰로, 일본 최고의 명승 홍법대사가 88번뇌를 벗고자 순례 길에 올랐다가 51번째로 들른 절이다. 700년대 후반부터 지어진 사찰 안의 건축물들은 국보인 인왕문을 비롯해, 국보급 문화재들도 즐비해 사시사철 순례객과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찰 안으로 들어서면 한 켠에는 심신을 정화시키고자 매캐한 향 연기에 몸을 맡긴 방문객들이 보이고 또 한쪽에는 아이를 원하는 불임 부부들의 치성처가 눈길을 끈다. 흰색 복장을 갖춰 입고 전국을 순례하며 이승의 공덕을 쌓아 가는 순례객들의 무리 또한 끊임이 없다.

-타월의 모든 것 타월 박물관 아사쿠라

타월을 테마로 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희귀 박물관으로 타월의 제조 공정부터 완성된 제품까지 타월에 관한한 모든 것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관심을 끌 만한 다양한 아이템들이 전시되고 있다. 갖가지 제품들뿐 아니라 타월을 이용한 각종 전시품들이 눈길을 붙들며 그 밖에도 레스토랑과 카페, 특산물 판매 코너 등이 있어 다양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개관시간 9:30~18:00(11월~3월 9:30~17:30) 휴관일 연중 무휴나 1월 둘째 주 화요일~3월 둘째 주 화요일까지는 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단 미술관은 800엔

세토 내해를 내려다보다 - 쿠루시마해협 전망관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 사이의 세토 내해에 산재한 섬들을 총길이 59.4km에 걸쳐 10개의 대교로 연결함으로써, 두 현 사이를 육로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그중 세계 최초로 3개의 다리가 연결된 쿠루시마해협대교(來島海峽大橋). 그 대교의 웅장함과 세토 내해 다도해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전망관 내부에는 대교의 공정과 기술 등을 소개하는 자료들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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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협조=JLS 02-734-6656, 히로시마현 www.pref.jirosjim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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