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즐기는 일본 스키투어

일본은 생각보다 넓고 크다.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현이 49개나 된다. 태평양쪽에 있는 현들은 한국인들이 잘 모른다. 더욱이 그곳이 유명한 스키장들이 즐비한 곳이라는 곳은 더더욱 모른다.


일본 글·사진〓박정배
취재협조〓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 서울사무소02)777-8601, www.welcometojapan.or.kr




-스노우보더들에게 인기 아르츠 반다이 스키장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는 좋은 스키장들이 많다. 도쿄와 1시간 거리에 위치해서 일본 내에서는 스키 이용객이 상당하다.

후쿠시마 현은 화산지대와 호수, 늪, 고원, 하천, 해안 등이 고루 발달한 곳으로 현 전체의 12%가 국립공원 등 각종 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그 중에서도 후쿠시마의 상징인 반다이산(1819m) 주변이 가장 유명하다. 1888년 반다이산의 화산 분출로 인해 생긴 40여 개의 호수군이 산과 어울려 깨끗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자연의 혜택은 자연스럽게 천혜의 스키장 조건을 충족시켜준다. 그 중 최대의 스키장은 29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아르츠반다이 스키장이다. 반다이산, 네코마가타케, 마야타케산 등 3개의 산자락에 걸쳐 펼쳐진 슬로프는 다양하고 광활하다. 총 활주거리 30㎞의 아르츠반다이는 프리스타일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특히 스노우보더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탓에 높이 6m, 길이 120m의 초대형 슈퍼파이프와 작은 하프파이프 2개에 각종 키커들을 완비하고 있다. 2006년 니폰 오픈(NIPPON OPEN) 등의 대회가 열리기도 했을 정도다. 슬로프의 질도 상급이지만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광활한 반다이산의 설경도 놓칠 수 없는 재미이다.

■전화 0242- 74- 5000, 인터넷 www.alts.jp, 코스: 29개, 리프트 11대, 개장 12월 초, 4월 초, 야간: 가능, 랜탈 각 세트 3,000엔, 위치 후쿠시마 공항에서 차로 110분

-여관식당 ‘산죠’와 따듯한 ‘메밀소바’ 한그릇

아르츠반다이 스키장 주변 이나와시로 호수(猪苗代湖)근처에는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의학자 노구치 히데오의 생가가 있다. 일본 1,000엔 지폐의 등장 인물로 이 지역 출신이다.
그리고 ‘세계의 그라스관’이라는 유리공예전시관이 있다. 5000만 엔에 이르는 유리 샹그리아와 다양한 유리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는데 유리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오타로보다 풍부한 제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산죠(三城)가 있다. 산죠를 찾은 날, 눈이 많이 내렸다. 검은색의 고색 창연한 목조 건물은 눈 속에서 고고해 보였다. 슈겐(祝言)이라는 이 집의 대표 음식은 찬 눈보라 속에 고요함을 갖춘 이 집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따듯한 메밀소바와 모찌(떡)가 주 음식<사진>이다. ‘우동 한 그릇’이라는 소설 속의 우동은 우동이 아니라 소바다. 바로 겨울에 먹는 따듯한 소바이자 12월 31일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 먹는 시식 음식이다.

산죠의 소바도 마찬가지 기원을 지니고 있다. 음식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농촌의 결혼식에 먹던 축하 음식이었다. 한국에서 결혼식 날 국수를 먹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국수는 중국도 마찬가지인데 오래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 일본인들은 특히 따듯한 소바를 참 좋아한다. 겨울에 제 맛이 나는 음식이기도 하다. 메밀속과 껍질을 조금씩 섞은 면은 투박하게 입에서 툭툭 끊어진다. 그렇다고 푸석하지는 않다.

뜨거운 국물에서도 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국물은 간장을 베이스로 해서 약간 단 맛이 나면서도 고명들 때문에 야채의 쓴맛도 함께 우러난다. 츠케모노로 나온 다꾸앙의 시원함과 밸런스가 잘 맞는다. 함께 나오는 모찌 역시 전통음식이다. 팥과 떡 모찌가 나오는데 역시 결혼식의 시식으로 유명한 음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사리, 밤, 메추리 알, 닭 가슴살, 지단에 간장으로 간을 한 덮밥이 나온다. 깔끔하고 정갈한 상차림이다. 소박한 일본의 농촌요리라는 이 집의 슬로건이 참 잘 맞는 음식이다. 스키를 타기 전 혹은 타고난 후 먹어도 조금도 부담이 안가는 그런 음식이다.

■전화 0242-65-2828, 위치 노구치기념관 옆, 홈페이지 homepage3. nifty.com/sanjyou/

-부드럽고 푹신한 설질 ‘이나와시로 스키장’

호텔 리스테르 이나와시로와 이나와시로 스키장은 2009년 FIS 프리스타일 월드챔피언십이 열리는 경기장이다. 호텔 리스테르는 아름답다. 유럽풍으로 지은 실내도 그렇고 밤이면 눈 밭에 장식한 전구들이 별처럼 빛나고, 아침에는 작은 스키장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편안한 곳이다. 이곳과 더불어 프리스타일 월드챔피언십이 열리는 이나와시로 스키장은 1959년 오픈한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스키장이다. 시설이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설질은 최상급 스키장이다. 같이 동행한 스키 전문가들도 이곳의 설질을 최고로 쳤다. 파우더 같은 부드럽고 뭉쳐진 설질은 넘어져도 몸에 충격이 전해지지 않을 정도다.

크게 두 개의 스키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다른 곳이 따라갈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징과 시설들을 지니고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우선 슬로프의 폭이 최대 150m에 이른다. 지금 만들어지는 스키장의 슬로프는 자연보호 때문에 40m를 넘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넓은 폭은 경사와 상관없이 보더들이나 스키어들이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 낼 수 있는 조건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스키장내에 있는 스노우파크 역시 수준급이다.

키키나 레일 등이 부드러운 눈 속에 있는 탓으로 프리스타일의 스키, 스노보더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리고 부드러운 눈 위에서면 아름다운 아나와시로 호수가 한눈에 펼쳐진다. 초보자나 상급자, 어린이나 노인, 보더나 스키어 모두를 만족시키는 스키장은 많이 않다. 유일한 단점은 처음 리프트를 타기 위해 30m 정도를 올라가야 한다는 점뿐이다.

■이나와시로 스키장 : 코스 : 16개, 리프트 : 18개, 시즌 : 12월 중순, 3월 말, 전화 : 0242-62-3800, www.inawashiro-ski.com
■LISEL HOTEL 전화 0242- 66-2233, www.lisrel-hotels.com


-국물이 끝내주는 ‘기타카타 라면’

이나와시로 스키장 리조트 앞에는 기타카타 라면이라는 간판이 붙은 조그만 라면 집이 하나 있다. 오래된 스키장에서나 볼 수 있는 휘귀한 라면 집이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키타카타 라면을 취급하는 집이다.

키타카타 라면은 소유(간장)를 기본으로 한 육수를 낸다. 거기에 넓고 납작한 면이 특징이다. 이 집의 라면 역시 가게 이름처럼 전통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거기에 야채와 옥수수로 고명을 얹은 것 역시 독특하다. 기존의 일본 라면보다 상대적으로 덜 느끼하고 덜 짠 맛이다.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도 이구동성으로 일본 라면 중에서 한국인의 입 맛에 가장 잘 맞는 라면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맞는 말 같다. 라면은 추운 지방이 더욱 발달한 편인데 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기름기와 소금기가 필수성분이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 영양을 보충 할 수 있어서 삿포로 같은 곳이 중요 라면의 발상지가 된 것이다.

하여튼 다른 일본 라면에 비해 경쾌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과 잘 구워진 교자는 스키를 타느라 떨어진 체력과 체온을 보충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따듯한 국물의 라면은 맛도 맛이지만 그 분위기만으로도 기분 좋게 배부르게 한다. 스키장에서 음주스키는 금물이지만 입 안에 퍼지는 맥주의 밀도까지 부드러운 산토리 생맥주 한 잔과 최상의 궁합을 선물한다. 삿포로의 강한 라면은 강한 삿포로의 맛이 어울리지만 경쾌한 키타카타 라면에는 부드러운 산토리가 최고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위치 : 이나와시로 스키장(猪苗代スキ-場) 슬로프 내 리프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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