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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드산, 멀티노마 폭포 등 웅장한 매력

오리건주의 숨겨진 매력 중 하나가 와인이다. 포틀랜드시에서 조금만 나가면 자부심 있는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 몇 곳을 만나 볼 수 있다. 오리건의 대표적인 와인용 포도 품종인 피노 누와(Pinot Noir)를 재배하는 와이너리 ‘도메인 세린느(Domaine Serene)’는 1989년에 소규모로 시작됐다. 다행히 오리건의 기후와 토질이 포도 재배에 맞고 소량 생산으로 클럽회원들에게만 판매하며 품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날 나름대로 사랑받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이곳에선 엄선된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시키고 1년 이상 사용한 오크통은 정확한 와인 숙성을 위해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탄닌이 적어 강하진 않지만 특유의 아름다운 빛깔에 과일향이 풍부한 오리건의 피노 누와가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리스트에 오르게 될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

유명한 산이야 서북미의 레이니어산, 세인트 헬렌도 있지만 오리건에서는 365일 내내 눈이 녹지 않는 해발 3500m의 후드산이 스키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눈 쌓인 깊은 산악지대에서 한인들의 실종사고가 잇달아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던 바로 그 산이다. 후드산을 올라가다 보면 더 이상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는 팀버라인(수목 한계선)이 흥미롭다.

높은 고산지대의 기후와 과거 화산의 흔적이 자연적인 수목 경계선을 만들었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오래된 목조건물 별장인 팀버라인 롯지가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다. 소박하지만 우직한 통나무 특유의 인테리어는 자연스러운 세월의 때와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 관광과 고용창출을 위해 몇 가지 국책사업을 펼쳤는데 후드산 위의 별장도 그 당시 세워진 것이다. 별장 주변에서 공연을 준비하며 즐거워하는 가족합창단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마치 알프스 자락의 한 마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내려오는 길에는 반드시 현지 브루어리에서 후드산의 명물 맥주를 맛볼 것!

오리건주에서 컬럼비아 강을 거슬러 차를 몰고 가면 강을 따라 연출되는 절경이 주마간산의 진수를 보여 준다. 포틀랜드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시닉 뷰 포인트는 이곳의 환상적인 전망을 한눈에 보여 주는 곳이다.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기엔 대자연의 그림이 너무 웅대해 안타까운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가 있다면 근처의 양어장을 데려 가면 좋을 듯. 수명이 100년이라는 초대형 철갑상어가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와키나 폭포와 멀티노마 폭포가 유명하다. 특히 높이 189m에 달하는 멀티노마 폭포는 미국에서도 2번째로 크다. 깊은 숲, 맑은 물 그리고 끝없이 쏟아지는 폭포 소리는 오리건 여행의 긴 잔향으로 남는다.




■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골프 파라다이스

포틀랜드는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골프파라다이스다. 특히 2005년에 이곳에서 열린 LPGA 세이프웨이클래식 대회는 우승을 거머쥔 강수연 선수를 비롯해 장정, 박희정, 김주미, 임성아 등 한국 선수들이 1위부터 5위까지의 스코어보드를 장식해 한국 팬들의 머릿속에 유쾌한 기억을 남긴 곳이기도 하다.

세이프웨이클래식이 열린 컬럼비아 에지 워터 골프장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코스를 자랑한다. 수백년 된 전나무 숲과 꽃, 예쁜 연못은 마치 깊은 숲 속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다. 페어웨이나 그린의 상태도 최상급이다. 그린은 매우 빠르기로 유명한데 대회 때가 되면 그린의 속도는 평소의 2배까지 업그레이드된다. 대회장 옆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골프클럽 역시 그린의 빠르기는 만만치 않다.

후드산 가는 길에 들러볼 수 있는 인디언 크릭 골프장은 개울물이 졸졸 흐르는 자연친화적인 코스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그린 스피드만큼은 양보가 없다. 난이도에 따라 상, 중, 하의 세 코스가 있다. 직접 플레이를 해보지 못해 아쉽지만 오리건주에는 유명한 코스들이 많다. 한국계 킴벌리 김이 US여자아마추어골프에서 최연소 우승을 기록한 펌프킨 리지 골프장, 챔피언스(시니어) 대회가 열리는 리저브 골프장, 그리고 커티스컵으로 유명한 밴던듄스 골프장 등 오리건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골프 천국이다.


★ 70% 할인되는 나이키 직원 매장

포틀랜드에는 인텔과 나이키 본사가 있다. 만약 현지에 적당한 인맥이 있다면 ‘빽’을 써서라도 나이키 직원 전용 매장(Nike Employee Store)에 들어가 볼 것. 일종의 허가증이 필요한데 들어만 가면 최신 제품들을 시중가의 30%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기자가 95달러를 주고 산 최신 모델 의 골프화는 나중에 시중보다 싸다는 면세점에서 확인한 결과 290달러였다. 꼭 직원 매장이 아니라도 시 외곽에 위치한 나이키나 아디다스 아울렛에 가면 신제품이 적어서 그렇지 가격대는 매우 저렴하다. 만약 당신이 진짜 쇼핑광이라면 조심하라. 신발은 한 켤레만 사도 여행 가방이 가득 찬다.

오리건 글·사진〓한정훈 기자 hahn@traveltimes.co.kr
취재협조〓포틀랜드관광청 www.travelportland.com
오리건관광청 www.traveloregon.com
노스웨스트항공 02-73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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