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일본 - 미야기현 ‘봄’을 기다리는 찬란한 도시 센다이"
"[현지취재] 일본 - 미야기현 ‘봄’을 기다리는 찬란한 도시 센다이"
  • 여행신문
  • 승인 2007.04.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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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은 ‘동서남북’ 방향 나누기를 즐긴다. 집이 어디냐는 물음에 십중팔구는 ‘북동쪽에 산다’ ‘강 건너 남쪽‘이라는 입체적인 답변이다. 하여 이번 취재지였던 ‘센다이’를 그들의 위치 설명법에 대입해보자면 일본열도 남북의 가운데 즈음, 거기서도 동해안으로 치우친 ‘동북지방 제1의 도시’라는 지리적 설명이 가능하다. 물리적으로는 참치와 해산물이 풍부하며, 기후적으로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온화하기까지 한 이 도시, 조금은 생소하더라도 참 알차지 않은가. 맛으로 치자면 싱거울 정도로 담백하며, 색에 비유하자면 살구 빛에 가까웠던 센다이에서의 3박 4일에 주목하자. 생소하고 유명하지 않은 여행지를 뒷전으로 미뤄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세상 모든 도시들은 아름답다는 명백한 사실은 이번 여행에서 또 한번 입증된다.

-공항에서 도심까지 17분, 액서스 철도가 반갑다!



인천에서 채 2시간이 되지 않는 간결한 비행은 새벽같이 채비를 서두른 여행자에게 달콤한 낮잠을 허한다. 여행은 그처럼 숨죽어있던 몸에 양暘의 기운을 불어넣는 일, 센다이라는 생소한 도시를 앞두고 모처럼 ‘꿈꾸는 식물’이 되어본다.

도쿄, 오사카, 고베 등이 다양한 여행상품들을 선보인데 반해, 센다이는 아직까지 국내 여행객들에게 낯설다. 10여 년 전부터 매 1회 직항편이 운영되고 있지만, 단체 패키지나 직장인들의 주말 여행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여타의 도시들에 비해 아직은 중심보단 변방에 가깝다. ‘변방’, 낯설다는 이미지를 간직한 도시만큼 매력적인 곳이 또 어디 있을까. 그는 수줍고 청초한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요, 이는 여행자로 하여금 무한한 모험심과 동경을 불어 입힌다.

2007년 2월 25일 오후 1시 30분. 이날은 공항에서 센다이역까지 17분 만에 이동가능하다는 꿈의 철도 ‘액서스’가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내는 의미깊은 하루였다. 센다이 공항에서 철도역으로 연결된 구름다리에는 시승식을 기다리는 행인들로 가득하다. 연말 보신각 타종소리를 듣기 위해 밀려든 인파의 표정이 이러했을까. 저마다 한껏 상기된 얼굴이 흥미롭다.

센다이 시민들에게 있어 액서스 철도는 충분히 몰려들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도심까지 50여분의 이동시간을 들여야 했던 기존의 번거로움과는 작별을 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17분(각 역 정차시 25분)이라는 놀라운 성과물은, 달리 비유하자면 공항에서 시내까지 MP3 노래 3곡이면 닿는다는 얘기. 기술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지만, 여행이 화두가 된 21세기에는 그 놀라운 과학적 성과가 관광지의 선정과 여행패턴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지상 레일을 통해 시원한 풍경까지 덤으로 안겨주는 액서스철도는 센다이의 풍경과 적응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까지 마련해준다. 비싼 금액의 공항 리무진이나 버스 등을 타야했던 기존 여행패턴이 정식 개통일인 3월 18일 이후부터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리라는 것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센다이역-센다이공항역’까지의 편도요금은 630엔. 센다이에서 1~2일 정도 여행할 일정이라면 ‘센다이마루고토패스’ 구입을 추천한다. 48시간 동안 액서스철도는 물론 JR노선, 센다이 도심버스 등(공항리무진 제외) 모든 대중교통이 ‘무료’로 해결되는 티켓. 성인 2,500엔/ 어린이 1,250엔. 마루고토패스

관련문의 www.sendaimarugoto.com

-센다이 도심을 누비는 낭만관광버스, ‘루플센다이’



일단은 액서스 철도를 타고 17분 만에 센다이 시내로 접근했다. 한 페이지짜리 여행기를 끄적이다 보면 눈앞으로 도심의 역동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마술 같은 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건 여행지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꽤 반가운 팁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문제는 센다이 시내를 어떤 식으로 관람하고 구경할것이냐 할진데, 더군다나 일본어에 무지하다면 어려움은 배가 된다.

꼼꼼하고 야무지게 한국 관광객 유치에 나선 센다이시가 그런 맹점을 간과했을리 만무하다. 개찰구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역을 빠져나와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는 길, 반가운 한글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게다가 센다이시 주변 관광지들을 순환하는 셔틀버스 ‘루플 센다이’에도 한글 안내가 설치되어 있으니 길을 묻기 위해 머뭇거리거나 주저할 틈이 없다.

센다이역을 기점으로 센다이 약 1시간 동안 순환하는 루플센다이는 노선도를 보고 원하는 명소에서 내리고 타기를 반복할 수 있다. 승하차가 자유롭기 때문에 여유있고 능동적인 관광이 가능하다. 20여분 정도 갑갑한 도심을 벗어난 셔틀버스는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고 내리며 10여 군데의 관광코스들을 거친다. 센다이시 박물관, 미야기현 미술관, 센다이 미디어테크 등 모두 저마다의 장점과 볼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중 ‘센다이성터’와 ‘즈이호텐’은 가장 인기있는 코스. 이 두 코스의 인기 요인을 설명하는데 센다이의 첫 번째 영주 ‘다테 마사무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사실, 센다이를 품은 ‘미아기현’은 다테 마사무네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400여 년전 센다이 영주의 아들로 태어난 이 애꾸눈 장수는 뛰어난 군사력과 통치력으로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봉건 영주 중 하나로 부상했다. 더불어 훌륭한 예술가이자 학자기이도 했던 터라 센다이를 문화중심지로 발전시키는데에도 치우침이 없었다. 그러니 후세의 사람들이 이 용맹한 선조의 업적을 기리고 받들지 아니할 수 없는 일. 고리타분한 역사는 싫다며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지라도 400년 전의 영혼에 의해 아직도 현재가 지배받고 있는 센다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간단한 약력 정도는 인지하는 것이 좋겠다.

이처럼 다테 마사무네가 지은 ‘센다이 성터’는 망루를 비롯해 당시의 모습을 복원한 돌담이 인상적이다. 이곳에 세워진 마사무네의 기마상은 센다이의 상징이기도 하다. 말을 타고 달리는 역동적인 동상 뒤편으로 붉은 노을이 질 때면 길고 긴 그림자가 해거름이 되어 성터 위를 검게 물들인다. 그 끝으로 내려다보이는 센다이 시내의 야경은 낮보단 밤이 훨씬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낮고 소박한 건물들로 그득하다. 하나 둘, 불을 밝히는 도심을 내려다보자니 어느새 슬슬 출출해진다. 루플센다이의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걸음을 재촉할 일이다.

루플센다이는 오전 9시 센다이역(서쪽 출구 버스정류장 15-3번)에서 첫출발하여 이후 30분 간격으로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4월~11월 토ㆍ일ㆍ공휴일, 7월 21일~8월 25일에는 20분 간격) 1일 승차권 성인 600엔. 마루고토패스 소지시 무료. 1일 승차권을 제시하면 ‘센다이시 박물관’ ‘센다이시 천문대’ ‘미야기현 미술관’등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쇼핑, 쇼핑 또 쇼핑! 센다이역의 밤은 도쿄만큼 황홀하다

모든 여행은 원점으로 회귀한다. 하루 반나절 도심 투어의 귀결지는 역시 센다이역. 밤을 맞아 화려한 조명으로 갈아입은 센다이역 주변은 길고 긴 육교가 거미줄처럼 교차 편집되어 보행자의 편의를 돕는다. 일본 어디에서건 쉽게 접하는 대형 음반매장 HMV와 체인 쇼핑몰 로프트, 요도바시 카메라 숍 등이 정신없이 늘어서 있지만, 어쩐지 짜증보다는 구경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 대도시와 비슷한 풍경일지라도 그만큼 인파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잠시나마 도쿄와 비교할 정도로, 혹은 도쿄와 착각할 정도로 쇼핑몰들이 그득한 센다이역 가운데서도 대형 아케이드의 연속인 ‘이치반쵸상점가’에서는 시선을 어디에 고정해야 할지 난감하다.

여행을 떠나면 늘 어떤 기념품을 사야할지 고민스럽다. ‘이번에는 빈손으로 돌아가야지’하는 다짐을 열 번 정도는 읊조리지만, 숍에서 마주한 아이템들에 늘 결심은 5분을 지키기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진다. 그곳이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한 ‘일본’이라면 결심은 채 1분도 가지 않는다.

기어이 ‘시마누키‘라는 민예품 가게에서 센다이 최고의 인기 아이템과 마주했다. 일본 동북지방에서 만들기 시작한 목각인형은 센다이의 대표적인 토산품. 현재는 각 지방에 널리 퍼져 그 희귀성이 사라졌지만, 만든 지역마다 약간씩 다른 디자인과 색감에 고케시 수집가들이 있을 정도다. 일렬종대로 나란히 늘어선 고케시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약간씩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우는 것 같기도, 비웃는 것 같기도, 그러다가도 슬픔에 가득 찬 눈으로 여행객을 바라보는 그 인형을 보자니 문득, 일본에 왔다는 사실을 또 한번 실감한다.

-액서스 철도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

★ 다이아몬드 시티 에리어 센다이철도의 ‘모리세키노시타역’에 내리면 동북지방 최대의 쇼핑센타 ‘다이아몬드 시티 에리어’와 만난다. 공항에서 불과 두 정거장 거리인 이곳은 그 규모나 시설 면에서 도쿄 등 대도시에 뒤지지 않을만큼 세련되고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종합슈퍼체인인 ‘쟈스코신나토리점’과 백화점 ‘미츠코시나토리점’을 잇는 대형 몰을 중심으로 지난 2월 28일 오픈됐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 쇼핑은 이곳에서 마무리 하는 것으로 일정을 짠다면 훌륭한 선택이 된다. 022-3381-1515 www.//diamondcity.co.jp

-미아기현 명물과자 ‘하기노쯔키’

센다이역에서 내리자마자 광활하게 펼쳐진 푸드코트 곳곳에서 손쉽게 발견되는 카스테라. 손바닥 절반 정도의 둥근 사이즈로 촉촉하고 부드러운 카스테라 안에 달큰한 슈크림이 들어있다. 커버에 그려진 한 밤중의 보름달처럼, 딱 그만큼 노랗고 오랜 여운을 주는 미아기현의 명과. 낱개로는 판매되지 않아 맛이라도 볼양이면 최소 5개 들이 세트를 구입해야 한다. 조금씩 베어가며 입안에서 잔잔히 녹아 퍼지는 카스테라를 음미할 것! 하나에 170엔 정도 하는 셈이니 절대 작다고 ‘후다닥’ 먹어 치워서는(?) 안된다. 센다이역 개찰구 왼편 푸드코트 일대에서 구입가능.


글·사진〓Travie writer 박나리 yepyep@hanmail.net
취재협조〓미야기현 서울사무소 02-725-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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