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만 가지고 본다면 주변에서 한달에도 십여회 이상의 축제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짓수로만 따진다면 국내 축제가 해외 축제보다 우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에는 축제가 넘쳐난다. 가짓수가 많으면 그 중 하나 정도는 눈에 띄어 유명세를 탈 법도한데, 해외 유명 축제들처럼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축제를 손에 꼽기 힘들다.

지난 3월 취재차 타이완에서 개최된 ‘등불축제’에 참가했다. 타이완 등불축제는 같은 기간 지역별로 지방색을 담은 다양한 축제로 이어졌다. 기자 일행 중 한 명이 “우리나라 유등축제도 이에 못지않은데, 왜 우리나라 축제는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걸까”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축제 현장에서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보는 불꽃놀이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벌어지는 불꽃축제로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부대행사의 종류도 국내 축제에서 벌어지는 것이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어느 축제를 말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국내 축제가 이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대부분의 축제가 결국 특산물 판매를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관광객이 숙박을 하기 시작하면 이로부터 얻어질 수 있는 관광수익이 훨씬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수익에만 주력해 단지 들렀다가 떠나는 관광지가 돼버리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해당 지역에 관광객이 털어놓고 가는 금액이라야 고작 1인당 1만원도 되지 않는 점심 값과 몇 푼 되지 않는 기념품 구입 정도일 것이다.

하나를 하더라도 주목을 끌 수 있는 축제를 통해 관광객들이 머물 거리를 제공한다면 국내축제도 유명 해외축제처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날도 풀려가고 본격적인 축제의 철이 돌아온다. 국내 축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어느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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