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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량(張良). 중국 한(漢)나라 고조인 유방(劉邦)의 참모로서 유방을 도와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게 한 장본인이다. 중국의 각종 역사서에서도, 소설 삼국지에서도 장량의 휘황찬란한 활약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그러나 장량이 천하를 뒤흔들 만한 재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피지 못한 아름다운 꽃’이 되고 말았다. 유방이 왕위에 오른 이후 유방의 부인인 여태후(呂太后)가 일등공신들을 차례로 축출해냈기 때문이다. 이에 회의를 느낀 장량은 유방에게 ‘관직에서 물러날 것’을 고하고, 깊은 산속에서 은둔생활에 접어들었다.

전설에 따르면 장량은 은둔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회개하는 마음으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나라를 통일하기 위해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자신이 저질러온 잘못들을 뉘우쳤다는 것이다. 이런 장량을 기리기 위해 이 산에 사는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성을 장씨로 바꾸고, 산의 이름도 장자지에(張家界: 장씨 일가의 세계)로 변경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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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지에 글·사진=황정일 기자 hji0324@traveltimes.co.kr
취재협조=중국국제항공 02-774-6886, 상해항공 02-774-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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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관광 아이콘 ‘티엔먼산’

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에서는 장자지에가 새로운 관광지로서 한국 시장에 소개됐다. 바다 속에 있던 지층들이 단층활동을 거쳐 갑작스레 수면 위로 치솟으면서 기암절벽의 독특한 지형을 형성했다 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금치 못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초기에는 원자지에(원가계), 티엔쯔산(천자산)을 중심으로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2005년 9월에 티엔먼산(천문산) 케이블카가 완공된 이후 장자지에의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티엔먼산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원자지에와 티엔쯔산보다도 월등히 큰 규모와 세계 최장의 길이,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케이블카가 장자지에의 웅장함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웅장하고 기이한 천연 카르스트 지형과 아름다운 장자지에에 관한 새로운 전설이 티엔먼산을 장자지에의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서 손색이 없게 한다.

티엔먼산으로 이동하는 수단 중 하나이자 티엔먼산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티엔먼산 숴다오(천문산 케이블카)다. 시내에 만들어진 입구부터 정상까지 이르는 7.45km의 구간을 38분 동안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 코스다. 한동안 장자지에 시내의 풍경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점차 시내 풍경이 아스라이 작아질 때쯤 본격적인 케이블카의 묘미가 시작된다.

-하늘로 통하는 문 ‘티엔먼동’

케이블카가 정상에 다다르면 그곳에서 ‘천상으로 통하는 문’이 우리를 맞이한다. 바로 티엔먼동(천문동)이다. 티엔먼동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천연 동굴로, 해발 1000m가 넘는 티엔먼산의 꼭대기에서 그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티엔먼동은 남북방향으로 뚫려 있으며, 높이 131.5m에 넓이 57m, 거기에 길이가 60m에 달하는 거대한 천연 카르스트 동굴이다.

티엔먼동은 서기 263년경 갑자기 ‘우르르 쾅쾅쾅’ 하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환하게 열려있는 문처럼 희귀하게 만들어진 천하절경 티엔먼동을 두고 ‘그 그림자는 망망대해의 북쪽 끝에 떨어지고, 산 위 구름이 걷힐 때 북두칠성이 남쪽 끝에 걸리는, 그야말로 지상에서 하늘로 통하는 한 갈래 길’이라 표현한단다.

티엔먼동은 지난 1999년에 개최된 곡예비행대회로 인해 더욱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비행기 4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티엔먼동을 통과하는 묘기를 선보이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는 설명이다. 한낱 인간에게 천상에서 누리는 신선의 기분을 선사하기 위해 장자지에에서는 999개의 계단을 만들어 인간으로 하여금 하늘로 통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승천해서 티엔먼동을 건너 무릉도원의 신선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용이 승천하는 기분 ‘케이블카’

케이블카에 앉아 있으면 밖에서 볼 때와는 달리 큰 속도감은 없다. 그러나 일정한 거리마다 세워진 지지대를 지나면서 느껴지는 덜컹거림에 몸도 마음도 함께 덜컹거린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산봉우리를 두개나 넘어야 하기 때문. 첫 번째 산봉우리로 향하면서 본격적으로 고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내 탑승한 일행은 너나 할 것 없이 긴장감에 빠져들고 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덜컹거림 속에서 봉우리를 두개 넘고 나면 케이블카는 정상을 향해 가파른 상승가도에 접어든다. 발밑으로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깎아지른 천길 낭떠러지다. 바람도 더 세지고 속도도 더 빨라진 듯한 기분이다. 절벽에 가까스로 비스듬히 걸쳐져 있는 지지대를 보고 있노라면 ‘저거 금방 무너져버릴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스릴을 더한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제대로 밖을 내다보기도 두려울 듯하다. 하지만 기분 하나는 끝내준다. 1300m에 가까운 정상까지 ‘고공비행’을 하면서 만끽하는 스릴과 짜릿함은 말 그대로 천상에 오르는 듯한 맛이다. 더욱이 셀 수 없이 많은 봉우리들을 감싸 도는 운무를 헤치고 하늘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신선의 세계를 유람하는 듯 아름다운 착각을 선사한다. 아마도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하는 기분이 바로 이 맛이리라.



1. 티엔먼산 케이블카는 일반적으로 38분 동안 시내에서 정상까지 이동하지만, 바람의 강도 등 주위 여건에 따라 시간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또 간혹 발전기 교체를 위해 케이블카가 잠시 멈추는 경우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느긋하게 바깥 경치를 감상하면서 정상운항을 기다리면 된다.

2. 원자지에에서는 높이가 326m에 달하는 전망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다. 소요시간은 1분58초. 티엔쯔산에서도 케이블카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선사한다. 소요시간은 왕복 15분~20분. 일단 이 두 곳에서 장자지에의 맛을 살짝 본 다음 티엔먼산을 방문하는 코스가 제격이다.

3. 장자지에로 들어가는 상품은 창사(장사), 베이징, 상하이 등 다양한 코스가 이미 마련돼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국제항공과 상해항공이 손을 잡고 상하이-장자지에-베이징 코스를 새로이 선보이고 있다. 항공사가 연합하는 새로운 시도로 한번에 세 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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