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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차여행의 매력 중의 하나는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니스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밀라노를 향하는 ‘인터시티(Inter City)’ 열차는 오른편에 지중해를 끼고 달리더니, 이내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에 접어들었다.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의 ‘냄새’가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지고, 보이는 간판의 글자들도 달라진다. 여행자의 직감이 이탈리아의 향기를 맡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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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류한상 기자 han@traveltimes.co.kr
취재협조〓레일유럽 02-3789-6110 www.raileurop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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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의 아이콘, 콤파트먼트



니스에서 밀라노로 가는 열차여행은 그야말로 지중해 크루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오른쪽에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끼고 이탈리아 밀라노를 향해 달려간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니스에서 밀라노를 가는 길의 절반 정도는 지중해를 끼고 가는 길이다.

이때 이용하는 열차가 바로 IC(Inter City) 열차다. 국가 간의 도시를 잇는 열차로 TGV같은 특급열차는 아니지만 유럽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차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른바, ‘콤파트먼트’라 부르는 작은 방 형태의 객실과 복도로 이뤄진 이 기차에서는 여행자들의 낭만과 사랑, 그리고 여행의 정보까지 두루두루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예전에는 유럽여행 가이드북에 ‘꼭 청테이프를 가져가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유럽여행 시 도난이나 기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간 후 청테이프로 문을 붙이고 밤기차 여행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이용한 곳은 1등석인지라 공간도 넓고 편리했지만 사실 난생 처음 보는 외국인들과 이곳에서 마주보며 한참을 여행한다는 게 여행 초보자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기차에서 내리기 전 서로가 여행친구임을 깨닫게 된다. 그저 편안하게 즐기라는 말 외에는 달리 조언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인터시티에도 전원공급을 위한 220v 전원이 있으니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라면 이곳을 이용해 디지털카메라를 충전하면 된다.

-유럽여행, 다음 여행을 기약하기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중세 그리고 고대의 건축물들과 조우하게 되는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대부분 수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다 보니 끊임없는 보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공사 중이지 않은 건축물이나 역사적 기념물을 보지 않고 유럽여행을 한 이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나 건축물은 제발 공사 중이 아니기를 빌어보는 것도 여행 전 꼭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 법’을 미리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에 유럽에 왔을 때는 꼭 공사 중이지 않기를…”하고 간절하게 말이다.

-밀라노, 초절정 럭셔리 맥도날드

밀라노 두오모 성당 옆 고급 쇼핑상가 안에 들어서면 사거리에서 마주 보고 있는 루이비통과 프라다와 함께 역시 사거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여행자의 쉼터, 맥도날드 매장을 볼 수 있다.

한 가지 여타 맥도날드와 다른 점은 이곳 매장은 상가의 분위기에 맞게 간판이 매우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프라다, 루이비통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맥도날드답게 자태가 위풍당당하다. 공공화장실에서도 돈을 받는 유럽에서 맥도날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행자들에게 참 편리한 공간이다.

두오모 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을 한 컷 하고 난 후, 주변을 잠시 거닐다 선택한 일정은 바로 ‘피자 먹기’ 였다. 눈에 보이는 레스토랑에 앉아 피자와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밀라노의 일정이 짧다고 원망하지 말자. 이탈리아에서 맛 본 피자 한 조각에 여행의 의미를 담으면 된다.

-시살피노 타고 스위스로



짧았던 이탈리아 일정의 아쉬움을 털어 버리기에는 스위스로 향하는 시살피노 열차가 제격이다.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운행하는 ‘시살피노(Cissapino)’의 의미는 스위스의 알프스를 향하는 기차답게 ’through Alps(Mountain)’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별히 시살피노에서는 조종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현대식 특급 열차라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간결한 느낌이었다. 현재는 2명이 함께 운행을 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해 향후에는 혼자서도 운행이 가능하게끔 한다는 설명이다.

시살피노의 짧은 탑승시간이었지만 식당 칸에서 간단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직접 요리사가 만든 이탈리아 파스타를 달리는 기차에서 와인과 함께 먹는 맛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식당칸에서 서빙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선 흥겨움이 넘쳐 난다. 1시간밖에 안되는 기차 시간이 너무 야속할 뿐이다. 밀라노에서 저녁 6시 43분에 출발한 열차는 7시45분이면 스위스 루가노역에 도착한다.

-밀라노 기차역, 짐 맡기기

밀라노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 기차만 갈아탄다면 밀라노역 ‘짐 보관소’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역사 오른편 구석에 자리 잡은 ‘짐 보관소’는 이탈리아어로 써있긴 하지만 ‘데포짓 배기지’라는 영어를 뜻하니(이탈리아어를 몰라도 척보면 다 알게 됨.^^) 그리 어렵지는 않다. 사람들에게 물어볼 때는 ‘디포짓 배기지’라고 해야 찾을 수 있다. 코인락커 등의 표현은 통하지 않는다. 역 안에서 출구을 바라보고 건물 맨 오른쪽 구석에 위치해 있는데 간판이 얼른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아침 6시부터 12시까지 운영하고 첫 5시간은 3.8유로(1유로는 1,250원 가량). 이후 6시간은 시간당 0.6유로다. 짐 한 개당 20kg을 초과하면 짐을 맡아주지 않기 때문에 분리를 해서 따로 맡기거나 들고 다니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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