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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의 푸른 에메랄드 ‘밴프’

로키가 있는 알버타로 떠나기 전 내게도 밴프는 캐나다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였다. 로키는 그 이름만으로 설레는 곳 아니던가? 그 중에서도 로키의 동쪽 비탈면에 위치한 밴프는 로키의 심장 같은 곳, 어찌 떨리지 않겠는가. 아주 오래 전부터 난 대자연 원시림의 장엄한 풍광을 가진 밴프를 은밀하게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을 품고 있는 ‘밴프 국립공원’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100km, 차로 1시간 반 거리의 밴프 국립공원은 캐나다의 첫 번째 국립공원으로 로키 최고의 관광지다. 밴프는 4억 5천만년에서 12억년 정도의 나이를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밴프 국립공원 내에만 1000개 이상의 빙하가 있다. 1985년 유네스코는 밴프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밴프 국립공원 안에는 대략 140마리의 곰과 1000마리의 엘크, 50마리의 여우 등 다양한 동물이 깃들여 살고 있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은 3612m의 포브스 마운틴(Mt. Forbes), 가장 규모가 크고 깊은 호수는 미네완카(Minnewanka)다.

로키의 명성은 100년 전에도 다르지 않았을까? 외국인 여행자들이 밴프와 인근의 레이크 루이스 국립공원을 방문하기 시작한 지 어느 사이 백년이 더 지났다. 시간이 흐르고 흘렀지만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의 명성은 전혀 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해만 간다.

보우 강이 가로지르는 밴프 타운은 해발 1383m 고도에 위치한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타운이다. 인구라고 해야 고작 8300명이 사는 작은 밴프 타운에 매년 3백만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매달 25만 명인 셈이다. 밴프 국립공원의 면적은 약 6600㎢. 광활한 면적만큼이나 다양한 액티비티를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여름철 보트 투어, 동굴 탐사, 낚시, 헬리 투어, 하이킹, 말 타기, 등산, 래프팅, 카누, 골프, 캠핑 등이 그것이다.

1888년에 지어진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 호텔은 1세기가 넘는 동안 변하지 않는 밴프의 아이콘이다. 우리를 안내해준 호텔 관계자는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을 ‘뮤지엄과 같은 호텔’이라고 설명한다.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 호텔 안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이 주는 과거의 매혹과 현대의 럭셔리한 감성이 공존한다. 성(城)의 형태를 띤 화려한 스코틀랜드 스타일은 로키의 아이콘 그 이상이다.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은 세계적인 유럽 스타일의 스파, 최고의 스키장, 챔피언십 골프 코스를 갖추고 있다. 밴프 국립공원 주변에 12개의 골프장이 있지만 밴프 스프링 호텔 내의 골프장은 밴프 국립공원 안에 있는 유일한 골프장이다. 1년 내내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밴프 어퍼 핫 스프링도 밴프의 핫 스팟 중 하나다.

-로키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설퍼산 전망대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 호텔을 나와 설퍼산(Sulphur Mountain)으로 향한다. 곤돌라를 탈 수 있는 설퍼산은 밴프 타운에서 겨우 5분 거리. 곤돌라를 타면 2016m의 전망대까지 14분이면 올라간다. 탁 트인 로키의 파노라마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 마침내 캐나디안 로키의 심장이다. 저 아래 까마득하게 밴프 타운과 미네완카 레이크, 빅토리아 빙하, 그레이트 디바이드의 장엄한 모습까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원시림의 풍광이 고스란히 내려다보인다. 설퍼산 전망대에서는 날아다니는 새도 내려다보인다. 월드 컴퍼스를 가지고 우리나라가 어느 쪽인지 방향을 헤아려볼 수도 있고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주변의 산마루에 오를 수도 있다. 설퍼산 전망대는 로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다.

-블루 그린의 물빛, 레이크 루이스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는 밴프에서 북쪽으로 56km 떨어져 있다. 보우 밸리(Bow Valley)를 거쳐 40분 정도 차로 달리면 도착한다.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빙하호인 레이크 루이스는 캐나다의 영원한 보석이란 찬사를 받아왔다.

레이크 루이스는 빙하의 침식으로 산이 깎여 나간 사이에 형성된 호수다. 해발 1536m 고도에 위치하는 레이크 루이스는 폭 300m, 길이 2.4km로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호수의 아름다운 빛깔이 유명하다.

레이크 루이스가 캐나다의 보석이라면 호수 뒤편 빅토리아 빙하(Victoria Glacier)는 로키의 보석이라 불리며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을 마주본다. 내가 도착했을 때 레이크 루이스는 아직 녹지 않은 채 겨울의 풍광을 품고 있었다.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호텔을 나와 밖으로 나오니 호수 너머 저 앞에 거대한 빅토리아 빙하가 보인다. 호수 너머 느닷없이 시야 안으로 들어온 거대한 빙하 산의 모습에 숨이 탁 막힌다. 빅토리아 빙하는 로키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많은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베스트 포토 스팟이다.
백인들이 이곳에 오기 전, 원주민들은 레이크 루이스를 ‘레이크 오브 리틀 피시’라고 불렀다. 1882년 백인으로는 처음 이곳을 발견한 톰 윌슨이 블루 그린의 호수 빛에 반해 ‘에메랄드 레이크’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19세기 후반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 루이스 공주가 이곳을 방문하면서 이름이 레이크 루이스로 바뀌었다.

레이크 루이스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는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는 1890년부터 전세계의 손님을 맞고 있는 호텔로 550개의 룸을 갖추고 있다. 고풍스러운 매력과 더불어 원시적인 대자연과 조화로운 인공미가 우아하다. 레이크 루이스는 로키 산맥 최고의 하이킹 및 크로스 컨트리 스키장소로 알려져 있다.


■ 인터뷰 - 데릭 콕-커 알버타 관광청장, 한국과 지속적으로 관계 이어가길”

-금년 여름 대한항공의 서울-캘거리 노선 전세기 운항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

▲알버타를 방문하는 수천 명의 한국 관광객을 맞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관광객들은 우리의 자연과 문화, 알버타 사람들의 정을 느끼고 돌아갈 것이다. 한국관광객들이 알버타를 방문하고 돌아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알버타가 휴가를 보내기에 얼마나 근사한 곳인지 말해주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한국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기를 바란다.

-캐나다에는 알버타 외에도 수많은 관광자원이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캐나다의 다른 지역이 아니라 꼭 알버타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알버타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로키와 레이크 루이스, 웨스트 에드먼튼 홀, 배드랜드, 캘거리 스탬피드가 있기 때문이다. 알버타는 많은 볼거리와 이벤트를 가지고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관광객이 알버타에 체류하는 시간은 대략 6일에서 9일 정도다. 그 시간동안 알버타를 속속들이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알버타를 제대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우리는 한국의 여행사와 협조해 몇 가지의 여행 일정을 세웠다. 그 중에서 관광객들은 각자가 원하는 일정을 선택할 것이다. 각각의 일정에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고자 애썼다. 한 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다. 이번에 보지 못하는 건 다음 방문을 위해 아껴두기 바란다. 한편으로는 알버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알버타 사람들은 매우 특별하다. 알버타 사람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알버타의 아이콘은 로키다. 로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나는 이른 아침에 드라이브 하는 것을 좋아한다. 밴프의 몇몇 곳을 둘러보고 쇼핑을 하고 레이크 루이스를 찾는다. 레이크 루이스는 블루 그린의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으로 인해 수많은 사진에 등장하는 호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부터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도로 바로 위에 내걸린 것 같은 로키 산맥의 빙하를 바라보며 달리는 3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스탬피드는 캘거리 최대의 카우보이 축제다. 알버타의 카우보이 문화에 대해 말해 달라.

▲카우보이 문화는 알버타가 가진 문화유산의 하나다. 알버타에는 여전히 말을 타고 소를 보살피는 카우보이들이 있다. 알버타 소고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품질을 갖고 있다. 푸른 대초원에서 소를 방목하며 키우기 때문이다. 매년 세계 최고의 카우보이 축제인 캘거리 스탬피드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기념한다.

-마지막으로, 알버타의 여행지 중 꼭 한 곳만을 추천한다면 어디인가? 청장님 개인의 어떤 사연이 있는 곳이면 더 재밌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재스퍼다. 오래전 방송국에서 일할 때 매년 부활절 때마다 나와 아내는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브리티시 콜롬비아를 다녀오곤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언제나 재스퍼 파크 롯지(JPL)에 들러 골퍼들을 구경하곤 했다. 그 때 우리는 JPL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건 어떤 것일까 꿈꾸곤 했다. 이제 그곳에 지낼만한 여유가 생겼다.
JPL에 묵으면서 이곳이 얼마나 편안하고 평화로운 곳인가를 알게 됐다. 우리는 여전히 이곳을 좋아하는데 특히 한적한 길을 따라 산책하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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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협조〓알버타 관광청 02-725-0428,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캐나다 알버타 글·사진〓Travie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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