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캐릭터의 단순 명료함’이라는 면에서 시트콤 주인공들과 많이 닮았다. 지혜의 신 아테나, 태양과 음악의 신 아폴론,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전쟁의 신 아레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시트콤으로 치자면 식신 준하, 꽈당 민정, 야동 순재 등과 같이 신화 속 신들은 각기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각 신들끼리 얽히고 설킨 관계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도 ‘인간적인 신들’의 원초적이고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향연 속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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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신중숙 기자 mybes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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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테나의 도시 Athens



‘아테네’가 ‘아테네’라고 불리게 된 사연이 재밌다. 아테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지금은 ‘아테네’로 불리는 한 도시를 놓고 다투었다. 이에 신들은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것을 선사하는 쪽에 도시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포세이돈은 인간에게 말(馬)을 주었고 아테나는 올리브나무를 준다. 말보다는 올리브 나무가 인간에게 더 유용하다는 판단을 내린 신들은 그 도시를 아테나에게 주었고 도시의 이름도 ‘아테네(Athens)’가 되었다.

현재의 아테네는 ‘현대’와 ‘고대’의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파네피스티미오(Panepistimiou) 거리 도처에는 혼도스 센터(Hondos Center), 아티카(Attica) 등의 대형 백화점을 비롯한 현대적 고층건물이 늘어서 있고, 도시 곳곳에 있는 아크로폴리스와 제우스 신전, 올림픽 경기장이 이곳이 아테네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도시를 의미하는 폴리스(Polis)는 가장 높은 위치에 저마다 ‘천연 요새’이자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는 아크로폴리스(Acropolis)가 있다. 이 곳에는 파르테논신전을 비롯해 에렉티온신전, 니케신전 등의 신전과 시민의 광장 역할을 하던 아고라, 디오니소스 극장 등의 고대 건축물들이 2,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서 있다.

:: 아크로폴리스
-입장료 12유로 개장시간 월11:00~16:30, 화~일 08:00~16:30
-문의 30-210-3214-172

★ 아폴론의 도시 Delphi



델피는 여러모로 아테네와 대조되는 면모를 갖추고 있다. 자연보다는 도시와 뒤섞여 북적이는 아테네와는 달리 험준한 산 중턱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델피의 모습은 평화롭고 조용하다. 여러 차례의 심각한 훼손으로 ‘대놓고’ 보수와 복구가 진행 중인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비하면 델피의 아크로폴리스는 허물어진 대로, 혹은 허물어졌더라도 ‘조용한’ 개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아테네가 아테나 여신의 도시라면 이 곳 델피는 태양신 아폴론의 도시라는 차이도 있다.

델피는 아테네에서 서북쪽을 향해 버스로 3시간 정도를 달리면 도착한다. 지금이야 편안하게 구불구불 산길의 아름다운 경치와 산토리니 못지않게 아기자기한 아라호바 마을을 구경하며 가지만, 멋 옛날 신탁을 받기 위해 해발 500m의 험준한 파르나소스 산을 오르던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본다. 용하디 용한 ‘무릎 팍 도사’를 찾아 산 넘고 물 건너의 수고를 마다않는 요즘 사람들과 별 다르지 않다.

델피는 기원전 16세기부터 정확한 예언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리스 일대의 왕, 재상, 종교인은 물론 인근 유럽 지역에서도 예언을 듣기 위해 델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국가의 중대사뿐 아니라 개인사도 가장 먼저 델피에서 예언을 들은 뒤 행동에 옮겼다.

델피 박물관에서는 아폴론 동상을 비롯해 가지각색의 유물들을 통해 신화와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시안의 스핑크스, 안티노우스 동상, 아리아스 동상, 코린트인이 제작한 대리석 스핑크스 등 선사시대부터 그리스, 로마, 비잔틴시대와 이집트까지 다양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델피의 전차수’ 청동입상으로 고대 그리스인의 장엄하고 진지한 표정과 옷 주름과 몸의 세밀한 근육까지도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게 만들어져 걸작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 델피 박물관

-입장료 9유로
-문의 30-226-508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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