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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역사의 호텔 ‘페어몬트 샤또 프론트넥’



장장 20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퀘벡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바로 호텔 같은 성(城), 성(城) 같은 호텔 페어몬트 샤또 프론트넥(The Fairmont Chateau Frontenac)이다.

페어몬트호텔 계열인 페어몬트 샤또 프론트넥은 퀘벡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기 전에 가장 유명한 관광지다. 그래서 호텔 앞에는 종종 여행객들이 버스를 타고 내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퀘벡 관광을 시작하는 샤또 프론트넥이 세워진 자리는 바로 퀘벡시를 세운 사무엘 드 샹플렝(Samuel de Champ lain)이 방어용 요새를 지은 곳이다. 이후 여러 차례 전투와 공사 등의 이유로 이 성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고 그 덕분에 샤또 프론트넥은 탄생했다. 샤또는 프랑스어로 성(Castle)을 의미하고 프론트넥은 프론트넥 장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지게 됐다.

115년이란 오랜 역사를 지닌 샤또 프론트넥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로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 호텔이든 로비가 첫인상이 결정되는 곳이기 때문에 화려하겠지만 샤또 프론트넥의 로비는 고전적이면서 품위가 있다. 프론트데스크 옆에 걸려 있는 프론트넥 장군의 그림이 샤또 프론트넥에 온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해준다. 금빛의 엘리베이터와 따듯한 백열등 빛을 발하는 샹들리에가 조화롭게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호텔 2층과 3층으로 연결된 계단을 이용하면 샤또 프론트넥을 이용했던 여러 사람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퀘벡 시장에서부터 유명인사들의 사진을 차례로 볼 수 있다. 걸린 액자들 사이의 창을 통해 내다보면 봄날의 따스한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세인트로렌스강과 마주한다.

객실 역시 세인트로렌스강과 마주해 있다. 방을 둘러보니 투숙객을 위한 선물이 눈에 띤다. 캐나다에서 유명한 메이플 시럽과 메이플 버터, 와인 한 병이 바구니에 살포시 넣어져 있다. 바구니 옆에 있던 ‘투숙하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의 카드는 감동의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날 일정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보니 초콜릿, 과일 등과 함께 쪽지가 남겨져 있다. 내일 날씨 예보와 함께 샤또 프론트넥이 1943년 세계2차 대전 중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이 회의를 했던 연합국 본부로 사용됐다는 내용 등이 쓰여 있다. 새삼 샤또 프론트넥이 퀘벡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호텔 지하로 내려가면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쇼핑을 할 수 있는 숍들이 들어서 있다. 그림 판매에서부터 기념품, 의류 등 다양한 종류의 숍이 모여 있으며 이곳에는 샤또 프론트넥에 숙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지하숍을 구경한 후 올라와 로비를 구경하고 정문을 통해 빠져나가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샤또 프론트넥은 여행객들이 한 번쯤 꼭 보고 싶어 하는 퀘벡의 빼 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킹스로드 슈거쉑’ 메이플 시럽 공장 견학



캐나다 국기에서 알 수 있듯이 캐나다의 상징은 메이플(단풍)이다. 캐나다는 이 단풍나무에서부터 채취한 나무즙을 이용해 만든 메이플 시럽이 유명하다. 프랑스에서 난 와인도 각 지방마다 그 맛이 다르듯이 캐나다에서 난 시럽도 각 지방마다 시럽의 맛이 다르다고 한다. 퀘벡시 근교에는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공장이 몇 군데가 있었고 우리는 그 중 한 곳인 ‘킹스로드 슈거쉑’ 메이플 시럽 공장을 방문했다.

우리를 안내한 킹스로드 슈거쉑 시럽 공장의 주인에 의하면 캐나다의 메이플 시럽 공장은 가정에서 시럽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생겼다고 한다. 이웃 주민들이 와서 같이 만들기도 하고 시럽으로 만든 음식도 나누어 먹다가 그 규모가 커져 공장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것. 그래서 공장이라는 말보다 메이플 시럽 제조를 위해 나무로 된 오두막집을 쉑(Sheck)이라고 부르며,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다이닝룸이 함께 갖춰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에는 킹즈로드 슈거쉑과는 달리 단지 메이플 시럽만 만드는 쉑도 있고 또 메이플 시럽만을 만들기 특별히 세워진 현대식 공장도 있다.

메이플 시럽은 주로 3, 4월에 나무에서 즙을 뽑아서 만든다. 시럽인 만큼 맛이 단 것은 당연하지만 그 색깔은 여러 가지다. 진한 노랑색에서부터 어두운 갈색까지. 색깔이 다양한 이유는 바로 시럽을 얼마나 높은 온도에서 끓이느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한다. 색깔이 너무 옅은 경우는 별로 달지 않다고 하며 맛도 별로다.

이 작은 슈거쉑만해도 일년에 약 4만명 정도가 메이플 시럽 제조 과정을 보러 방문한다고 한다. 제조 설비가 설치돼 있는 곳을 지나 다이닝룸으로 들어갔다. 다이닝룸은 시럽을 넣어 만든 음료와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 곳에서 ‘카리부’라는 새로운 와인을 맛 볼 수 있었다. 카리부는 포르투갈와인에 알코올과 메이플 시럽을 섞어 만든 음료로 포르투갈와인의 진한 자주색에 단맛이 더욱 강해진 와인이다.

공장 견학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메이플 타리프(Tariff) 시식 시간. 공장 앞에 마련된 잘게 부스러진 얼음 판 위에 메이플 시럽을 적당히 붓고 작은 아이스크림 막대기로 메이플 시럽을 돌돌 말아 막대사탕처럼 동그랗게 말아 올린다. 그러면 어느새 메이플 막대 사탕 완성! 끈끈한 메이플 시럽을 따라 올라온 작은 얼음 부스러기와 메이플의 단맛은 잘 어우러져 심심해진 입속을 만족시켜준다. 한국에 매운맛이 있다면 퀘벡에서 맛본 얼음조각 속의 살살 녹는 메이플의 단맛은 캐나다의 맛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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