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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리비안크루즈의 ‘보이져’호는?

먼저 이번에 승선한 크루즈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부터 짚고 넘어가자. 이번에 크루즈 여행이 뭔지를 가르쳐준 녀석은 바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Royal Caribbean Cruise)의 보이져호(Voyager of the Sea)였다. 보통 선박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톤수’로는 13만8,000톤이다. 사실 크다는 건 알겠지만 톤수로는 영~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시 승선 가능 인원으로 말해 보자. 총 탑승객은 3,114명이고 총 승무원 숫자가 1,181명이니,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태울 경우 총 4,29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호텔의 객실 수가 약 1,500개, 2명씩 모두 숙박할 경우 3,000명이니, 소공동 롯데호텔이 바다에 떠 다니는 셈이라고 하면 감이 쉬이 올까? 물론, 배라는 특성상 내부 규모의 활용이나 공간 등은 전체적으로 일반 호텔 규모보다는 작겠지만 어쨌든 흔히 표현하는 말대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리조트’라고 생각하면 적당할 것이다. 비행기로 치면 보잉 747기 4대를 이어 놓은 규모다.

그러나 사실 크루즈를 직접 봐도 그 크기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그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 외 “크루즈는 당신의 상상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있다.” 럭셔리 여행의 대명사 ‘크루즈 여행’을 직접 체험해 본 후의 느낌을 한 마디로 말해 보라면 하고 싶은 말이다. 턱시도와 나비 넥타이, 화려한 드레스, 유창한 영어, 고급스런 매너 등 크루즈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들을 깨 버린 이번 여행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크루즈 여행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였다. 세계 곳곳을 다녀 본 여행 기자에게도 멀게만 느껴지던 크루즈 여행은 이번 단 4박5일간의 일정으로 그 매력에 푹 빠지기에 충분했다. 친구들과의 생일파티 여행, 갓난아기와 함께하는 가족여행, 노년 부부의 느긋한 휴가, 젊은 커플들의 뜨거운 밀월여행까지 모두 담아 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크루즈’였다.



★크루즈 하면 지중해!!!

세계 여러 곳을 운항하는 수많은 크루즈들이 있지만 흔히 크루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지역이 바로 ‘지중해’다. 지중해의 태양을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여행이 행복해진다.’
이번에 탑승한 로얄캐리비안의 보이져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항, 프랑스 니스 인근의 빌프랑쉐에서 기항, 다시 하루종일 항해를 한 후 휴양지로 유명한 마요르카 섬에서 다시 기항, 하선하는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보이져호는 5월부터 11월까지 지중해 지역을 8일간 항해하는 일정에 투입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시즌 시작 전, 크루즈 이동 등의 사이에 여유 기간에 따라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의 크루즈가 운항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기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현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크루즈, 저렴하게 즐기기

-지중해 8일 일정이 겨우 100만원!

사실 크루즈라고 하면 대부분은 멋진 선실과 발코니, 그리고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와 노을 등을 떠올리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크루즈는 비싸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언급한 것처럼 지중해 8일짜리 일정의 경우, 799달러(미화)가 최저 가격이기 때문에 하루에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크루즈를 즐길 수 있기도 한 반면에 그야말로 응접실과 바, 그리고 욕조가 있는 선실에서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인당 400만원(크루즈 비용만으로)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로얄캐리비안크루즈에 따르면 “일찍부터 크루즈 문화를 즐겨 온 서구인들의 경우, 굳이 비싼 발코니 선실이 아닌 내측 선실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크루즈의 선실은 그야말로 숙박 이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루즈 여행을 여러 번 해본 사람들의 경우, 처음 한두 번은 발코니를 이용하지만 이후에는 내측 선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즉, 워낙 다양한 즐길거리와 기항지 관광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선실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차였기는 하지만 기자 또한 선실에서는 씻고 자고 노트북으로 사진 정리한 시간 외에는 별다르게 한 일도 없었고, 오래 머물게 되지도 않았다. 단, 선실에서 컵라면과 김치를 맘껏 먹고 싶다면 발코니 선실을 추천하는 바다.

발코니 선실의 경우, 보이져호 지중해 8일 일정의 경우, 가장 저렴한 금액이 1,199달러로 우리 돈 약 100만원 가량이다. 예약 시기와 시즌에 따라 금액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



- 크루즈 예약은 언제 해야 할까?

원하는 객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소 조기에 예약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크루즈 여행이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 가운데는 임박해서 서두르는 예약문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배 한 대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워낙 많은 인력과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서둘러서 예약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항공권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예약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크루즈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그쯤은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크루즈가 더욱 더 쉬워질 전망이니, 2008년 봄에는 드디어 한국의 부산항에도 로얄캐리비안 선사의 크루즈가 운항을 하게 돼, 한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고 아시아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크루즈 주방 엿보기
-위생에 각별히 신경쓰는 ‘겔리’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겔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크루즈의 주방은 배의 크기만큼이나 그 규모도 대단하다. 보이져호에는 총 125명의 요리사(실제로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들만)가 매일 1만8,000개 접시 분량의 요리를 3,300명의 승객을 위해 만들어 내고 있다. 보이져호의 주방을 총괄하는 수석 요리사는 겔리를 보여 주기 전에, 어떤 것에도 손을 대지 말라고 주문했다. 배의 특성상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기 때문에 위생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칫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위험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배 안에서는 여러 가지 예방책들이 이뤄지고 있었다.

3,300명의 승객이 먹는 1만8,000개의 요리를 어떻게 매일 만들 수 있을까? 주방은 엄청나게 번잡하고 시끌벅적하리란 예상과는 다르게 보이져호의 주방은 무척이나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식사 시간 사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겔리에서는 별다른 음식이나 도구들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하루에 만드는 스프의 양만도 300ℓ에 달한다고. 수석조리사에 따르면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세계 각지를 항해하는 많은 배들이 있지만 모두 본사의 동일한 레시피를 이용해 요리를 하기 때문에 같은 요리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 배를 타든지간에 일정한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컴퓨터로 음식의 양을 계산한다?

식자재의 경우 고기류 등은 미국 본사에서 2달에 걸쳐 공급을 받고 있으며 야채나 채소류 등은 항해지 현지에서 신선한 것들로 직접 공급을 받는다. 어떤 재료들이건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보관되고 요리가 된다. 워낙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에 주문이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양이 계산돼서 필요한 재료의 양이 계산되고 조절된다. 미국 마이애미 본사의 레시피에 의해 음식이 조리되기 때문에 일정한 맛과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수석 요리사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설거지는 어떻게 할까?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설거지도 이뤄진다. 단 2명의 인력이 30분간에 걸쳐 2,000개의 접시를 씻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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