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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숨은 낙원 모리셔스를 꿈꾸다

아프리카 대륙 너머 인도양과 면해 있는 점처럼 찍힌 섬 ‘모리셔스(Mauritius).’ 이 작은 섬 나라를 두고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신은 천국에 앞서 모리셔스를 창조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 환경과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인들이 융화된 독특한 문화를 품고 있는 곳, 인도양의 숨은 보석 ‘모리셔스’를 찾았다.

글·사진= 정은주 기자
취재협조= 남아프리카항공 02-778-6128,
인터아프리카 02-775-7756 / www.interafrica.co.kr

아름다운 것은 쉬이 취하기 어렵다 했던가. 인도양의 낙원으로 일컬어지는 ‘모리셔스’까지 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인천에서 홍콩까지 4시간, 홍콩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까지 13시간, 그곳에서 다시 모리셔스까지 약 4시간. 모두 합쳐 비행기 안에 갇혀 있는(?) 시간만 총 21시간이 넘는 고된 일정이지만(사실 비행기 갈아타는 시간까지 합치면 아마 하루는 족히 될 터이다) 상공 아래로 푸른 융단처럼 깔린 모리셔스 섬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간의 고생스러운 시간들은 모두 잊혀지고 만다.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옅은 하늘빛 바다 위에 초록빛 들판과 삐죽이 솟은 산봉우리들이 차례로 펼쳐지고 마음은 점점 더 설레이기 시작한다. 사람 마음이 그토록 간사한 줄, 이곳 작은 섬 나라에 와서 다시금 절실히 느낀다.

작은 섬 나라이지만 입국 심사만큼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두 명이나 되는 심사관이 그야말로 ‘진지 모드’로 여권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입국을 허가하는 도장을 찍어 줌과 동시에 마음 속으로‘나, 드디어 모리셔스에 도착했노라!’ 크게 외쳐댄다. 바다 깊숙이 꼭꼭 숨겨 놓은 보물섬을 찾아 낸 것만 같은 벅찬 감동마저 밀려오고, 이제 막 하늘 위로 퍼지기 시작한 주홍빛 노을이 낯선 여행자들을 반기는 듯, 소리 없는 환영 퍼레이드를 펼쳐낸다.


+++ About Repubic of Mauritius +++

여행깨나 해봤다는 이들에게도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모리셔스’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 마다가스카르 섬 너머에 위치한 제주도 만한 크기의 인구 120만 명 정도에 이르는 작은 섬나라이다. 더러는 모리셔스를 아프리카에 속한 부속 섬 정도로 잘못 인식하고 있기도 하는데, 모리셔스는 1968년 영국 연방에서 독립한 후 1992년 공화국을 선포한 엄연한 독립 국가이다. 원래 무인도였던 이곳에 16세기 네덜란드인들이 처음 정착한 후 아프리카, 인도인들이 강제 이주되고, 그 후 프랑스, 영국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현재 모리셔스는 이들 문화가 적절히 융합된 그들만의 독특한 토착민 문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인구 중 인도계가 절반을 넘으며, 아프리카계와 중국, 유럽계 백인들이 혼재되어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 중국어, 힌두어가 모두 공용어로 사용된다.



Meet The Mauritius
숨겨진보석같은섬, 모리셔스를 만나다

■ 선택한 자들의 파라다이스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역사가 짧은 덕분인지 모리셔스는 2,000km2 남짓한 적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훼손된 곳이 지극히 적다. 그만큼 원시적인 자연림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터, 인간 손때가 덜 탄 명실공히 자연적인 휴양지로서 모리셔스가 ‘특별한’ 휴식처로 손꼽히는 까닭이다. 더구나 사람들로 북적대는 여느 유명 휴양지들과 달리 지리적 접근이 쉽지 않아 실로 원하는 이들만 찾아 오는 ‘선택한 자들의 파라다이스’로 여겨지기도 한다. 떠들썩한 휴가보다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 푸욱 잠겨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거나 둘만의 로맨틱한 시간을 원하는 허니무너들에게 모리셔스는 꿈결 같은 시간을 보장해 준다. ‘세계적인 휴양지’로 이름난 곳임에도 불구하고 섬 어디를 가나 한가로울 만큼 여유로움이 뚝뚝 묻어나는 게 진정한 휴식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다시 한번 곱씹게 된다.

■ 보랏빛 수수밭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모리셔스 섬 내륙은 온통 푸른 사탕수수 밭이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본 푸른 들판들이 모두 사탕수수 밭이었던 모양이다. 가을 시즌으로 접어든 시기라 그런지 사탕수수 나무 꽃대가 여물어 수확을 앞둔 밭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보랏빛을 품은 길다란 꽃대는 바람결에 한번씩 흔들릴 때마다 환상적인 보랏빛 물결을 만들어낸다. 흰 뭉게 구름이 몽실몽실 피어 오른 언덕 아래 끝도 없이 길게 이어진 사탕수수밭이 파스텔로 그려 놓은 듯 아름답기만 하다. 눈 한가득 담기는 아름다움만큼이나 사탕수수는 모리셔스의 주된 수입원이 되는 무척 주요한 작물이라고 한다.

■ 아름다운 항구 도시, 포트 루이스
섬 북쪽에 자리한 수도 포트 루이스(Port Louis)는 유럽 분위기가 물씬 나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다. 유럽과 중동, 아시아가 독특한 문법으로 소통하는 작은 섬나라 모리셔스 그 중심에 바로 포트 루이스가 자리해 있다. 그래서인지 포트 루이스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 신비스럽고 독특한 분위기가 흐른다. 도시 한 켠에 회교도 구역이 있는가 하면, 시내에 있는 차이나 타운 한가운데에 이슬람교 건축물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부조화스러운 이 모든 것들이 모리셔스에서는 희한하게도 무척이나 조화스럽고 더욱 평온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포트 루이스 가운데서도 최근 뜨고 있는 지역이 ‘르 코단 워터프론트(Le Caudan Waterfront)’이다. 항만 시설과 접해 있어 늘 활기 넘치는 데다 중국, 이태리, 인도 등 세계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들과 카지노, 극장, 바 등 여행자들이 즐길 만한 곳들이 가득하다. 어둠이 깔리면 정적이 흐르는 모리셔스 여느 지역들과 비교해 볼 때 밤에도 유일하게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 누구에게나‘나의 것’이 되는 퍼블릭 비치
주변이 산호초로 둘러싸인 모리셔스 섬의 해변가는 잔잔하고 맑은 바다와 희디 흰 산호 사장으로 곱게 치장되어 있다. 해변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여기저기 ‘나만의 해수욕장’을 만들어 놓은 현지인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퍼블릭 비치(Public Beach)가 나오는데, 우리로 치면 해수욕장 같다고나 할까. 마치 리조트 프라이빗 해변처럼 예쁜 비치 의자들이 늘어서 있고, 앞 바다에는 수많은 보트들이 넘실거리며 떠 있다. 그 사이로 카약들이 지나가며 오후 한때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퍼블릭 비치에서는 시 워커(Sea Walker)와 같은 독특한 해양 스포츠들도 즐길 수 있다. 바다 한가운데까지 스피드 보트를 타고 나가, 정박해 있는 시 워커 센터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데, 머리에 커다란 반구 모양의 헬멧만을 쓴 채 그대로 바다로 입수한다. 헬멧 안으로 공기가 주입되기 때문에 물 속에 잠길 위험은 없다. 스쿠버다이빙보다 더 쉽고 스노클링보다 더 스펙터클한 재미가 있다. 바다 속에서 직접 걸어다니며 열대어들을 몰고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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