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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라궁 티베트 정치와 종교의 상징

포탈라는 관세음보살이 사는 보타산이다. 포탈라를 건설한 송첸 감포 왕과 달라이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셈. 포탈라가 건설된 5대 달라이 라마 때부터 현재의 14대 달라이 라마까지 포탈라는 티베트의 정치와 종교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종교가 생활인 티베트 사람들에게 포탈라의 존재감은 말할 필요도 없다. 포탈라 궁 안에는 티베트 정부청사가 위치했던 것은 물론 법전과 불당, 종교 교육기관, 역대 달라이 라마의 영탑까지 자리해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구축되어 있다.

18세기, 8대 달라이 라마 때부터 노블링카를 여름 궁전으로 사용하며 포탈라는 겨울 궁전의 역할을 수행했다. 14대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1959년 이후에는 중국 정부에 의해 폐쇄됐지만 일반에게 다시 개방되며 박물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포탈라는 백궁과 홍궁으로 구분된다. 겉에서 보기에 색 자체가 달라 육안으로도 백궁과 홍궁의 구분은 가능하다. 백궁에는 행정기관과 달라이 라마의 거처가, 홍궁에는 달라이 라마의 영탑과 종교기관이 자리했다. 여행자들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홍궁에 위치한다.

포탈라 궁의 총 층수는 13층이다.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모한 라싸에서도 13층 이상의 빌딩은 찾아볼 수 없다. 달라이 라마보다 늘 낮은 곳에 살고자 하는 티베트 사람들의 마음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높이는 118m. 하지만 라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30m 높이의 ‘마르포 리(붉은 언덕)’ 위에 자리해 실제 높이는 두 배도 넘는다. 라싸의 해발 고도와 건물 높이를 모두 따지면 포탈라 궁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궁전이 되는 셈이다.

20분여 가쁜 숨을 내쉬며 홍궁 입구까지 걷는다. 홍궁 내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침실과 공부방, 영탑 등이 자리해 있다. 발길 닫는 곳곳마다 머리를 조아리며 1위안을 시주하는 티베트 사람들. 무리를 이룬 그들을 만났다면 알아서 길을 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달라이 라마와 한시라도 먼저 만나고자, 막무가내로 사람들을 치며 다닌다.

홍궁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5대 달라이 라마의 영탑을 모신 ‘세둥 잠링 겐칙 라캉(Serdung Zamling Gyentsik Lhakhang)’이다. 포탈라에 안치된 8개의 달라이 라마 영탑 중에 가장 큰 것으로 높이만 14m에 달한다. 영탑에는 3,700kg의 금과 다이아몬드, 비취, 진주, 산호 등 1,500여 개의 보석들이 사용됐다. 작은 영탑은 어린 나이에 죽은 달라이 라마의 것들이다. 여기에도 재미있는 사실이 숨어 있다. 9대부터 12대까지 달라이 라마는 22세를 넘지 못하고 죽었다. 하늘이 정하는 달라이 라마라지만 권력가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죽음을 당하고 말았던 거다. 종교가 전부라고 알아 온 티베트에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외관과는 달리 포탈라의 내부는 쓸쓸하다. 더더욱 포탈라의 주인도 이곳에 없으니 그 쓸쓸함은 더하다. 입장료 100위안.

-노블링카 달라이 라마의 마지막 흔적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인 ‘노블링카’. 보물의 궁전이라 불리우는 이곳은 1755년~ 조성한 노블랑카 이후 8대 달라이 라마를 거치며 공식적인 여름 궁전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13대 달라이 라마 때 궁전 3개를 신축했으며, 14대 달라이 라마 때 신궁을 지으며 현재의 노블링카가 완성됐다.

‘보물의 정원’은 티베트가 중국에 점령되면서 처참하게 파괴됐다. 티베트가 점령되는 과정을 지켜본 14대 달라이 라마는 그가 사랑하던 노블링카에서 티베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군인으로 위장해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를 지켜내기 위해 수만명의 티베트 사람들이 노블링카를 수호했다. 달라이 라마의 탈출을 예상한 중국 정부는 노블링카에 엄청난 포격을 가했지만 다행히도 달라이 라마는 망명에 성공해 현재 인도 델리 북부의 다람살라에 망명 정부를 꾸리고 있다. 입장료 60위안.



→ “입장권 구하기 어려워요~”

1,000개의 방에 20만점 이상의 불상과 유물이 안치돼 있는 포탈라 궁. 포탈라 궁은 유적 보호를 위해 1일 입장객을 제한한다. 단체는 여행사마다 중요도를 따져 티켓을 배분하고, 개인은 1일 500장으로 제한해 입장권을 판매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체든 개인이든 포탈라 궁 입장권을 구하는 일이 만만찮다. 겨울 비수기에는 문제가 없다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그야말로 티켓 전쟁이 벌어진다. 지난 여름, 100위안짜리 입장권이 최고 500위안까지 올라 거래됐다니 말 다했다. 단체 팀에 속해 구경을 한다면 티켓 구하는 일은 수월하겠지만 제대로 된 구경은 포기하는 게 좋다. 단체 팀은 관람시간이 1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개별적으로 티켓을 구하려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고 오후에 예매표를 받아야 하니 하루는 꼬박 포탈라 궁에 발이 묶여야 한다.

→ 이 고약한 냄새의 정체는?

티베트에는 독특한 향기가 있다. 아니. 독특한 냄새가 있다. 생전 처음 맡아 보는 듯한 이상야릇한 냄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냄새의 세계~ 이게 과연 무슨 냄새지?

처음에는 티베트 사람들에게서 나는 냄새인줄 알았다. 보면 알겠지만 티베트 사람들, 참 안 씻는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그것도 성호(聖湖)에 들어가 몸을 적시는 정도라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건조한 날씨가 한몫을 해, 씻는 횟수에 비해서는 냄새가 덜 나는 편이다. 그렇다면 이 냄새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답은 간단했다. 이 냄새는 사원에 가면 유독 심하게 난다. 사원 한 켠에서 활활 타오르는 촛불이 냄새의 근원지. 알고 보니 순례를 온 사람들이 촛불에 야크 버터를 끊임없이 넣고 있다. 숟가락까지 준비해 와서 말이다. 그들에게 야크 버터는 시주의 개념이다. 야크 버터뿐만이 아니다. 야크 우유는 통에 담아 들고 와 흰 벽에 발라댄다. 이해하기 힘들어도 어쩔 수 없다. 고약한 냄새도 그들의 일상일 뿐이다.

→ “고산증, 적응이 최고의 약”

평균 해발 3,500m인 라싸에서는 그 누구라도 고산증을 경험하게 된다. 평지에 비해 산소의 양이 68%밖에 되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머리도 띵하며 심하면 코피가 나고 구토까지 발생한다. 잠도 잘 안 온다. 이쯤 되면 ‘여정을 이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더불어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해진다. 고산증에는 약이 없다. 예방약이 있긴 하지만 약을 먹어도 증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저 몸 상태를 최고로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약이라 할 수 있다. 3일 정도는 되도록 천천히 걷자. 술과 담배도 어느 정도 적응할 때까지 삼가는 게 좋다. 또 하나. 생수를 끼고 다니며 끊임없이 마시는 거다. 하루 2ℓ 정도가 권장 양이다. 산소도 쉽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산소를 너무 많이 흡입하는 건 고산증 적응을 더디게 할 수 있다.



티베트 라싸 글·사진=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아리수투어 02-736-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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