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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라고 해서 푸른 지평선과 하얀 모래사장 같은 ‘평범한’ 풍경만을 상상한다면 피지에서는 그 고정관념을 버려도 좋다.

본섬인 비티 레부의 녹음 짙은 열대우림,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있는 시장의 풍경과 도시 한복판의 세련된 휘황찬란함에까지 맞닥뜨리게 되면 자칫 “과연 여기가 ‘그’ 피지가 맞아?”라는 의구심마저 들지도 모르기 때문. 휴양지의 면모는 ‘기본’,갖가지 다양한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선택’!

겪을수록 다채로운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이하는 아름다운 섬, 피지로 조금은 색다른 여행을 떠났다.

★ Viti Levu - 알고 보면 더욱 매력적인 본섬 탐험



비티 레부 너머의 푸른 바다와 섬들에만 시선을 빼앗긴다면, 본섬 구석구석을 촘촘히 메운 수많은 매력 포인트를 간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피지에서 가장 큰 섬인 비티 레부에는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 즐길거리 등속이 쏠쏠하다. 이제까지 실컷 남태평양의 바다를 즐겼다면, 슬슬 눈길을 돌려 피지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뭍’에서의 즐거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주목하시라.

-피지여행의 시작과 끝 Nadi
-The Garden of Sleeping Giant

난(蘭)공원 ‘잠자는 거인의 정원’은 난디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여 분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 위치인 덕택에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이 피지에서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관광지이다. 잠자는 거인의 정원이라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이름의 어원은 바로 이 난 공원의 외양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것. 저 멀리서 정원을 내려다보면 마치 거대한 거인이 가로누워 있는 듯하다고.

온통 녹색으로 물든 공간 안에서 알록달록 제각각 미(美)를 뽐내는 난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난에서부터 1그루에 80만원을 호가한다는 레드 팜트리, 춤추는 발레리나 등 색다른 외양과 이름의 희귀한 난들까지 무려 300여 종의 난들이 어우러져 있다. 난 뿐만 아니라 피지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공원 안을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마치 열대 숲 속에서 삼림욕하는 듯한 여유마저 느낄 수 있다. 타지역보다 공원 안이 약간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여느 식물보다 다소 높은 수분함량을 필요로 하는 난의 습성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기 시즌에 방문하면 더 많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기준 10피지달러. 679-672-2701

-Downtown

드디어 난디 시내로 진입했다. 피지에서도 손꼽히게 번화한 중심가답게, 외곽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피지인들의 걸음은, 시내라고 해도 예외 없이 느릿느릿해, 보는 사람마저도 여유롭다.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려는 정부의 방침으로, 3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어서인지 눈이 탁 트이는 전경이 인상적이다. 영국연방 시절 피지에 유입된 인도인들이 피지 전체 인구의 40% 이상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인도사원 등 인도의 문화색을 곳곳에서 느껴 볼 수 있다.

-본섬에서도 휴양지 ‘Feel’을 느껴 봐! Coral Coast
-Arts Village



피지 문화를 가장 빠르고, 정확히 접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곳. 굳이 정의하자면 우리나라의 ‘민속촌’과도 같은 아트 빌리지는 한 장소 안에서 피지의 전통공연과 부족체험, 공예품 제작과정 등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아트 빌리지 내의 다양한 공연과 체험을 소화하려면 오전 11시부터 ‘일정’을 시작해 최소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피지에서도 벵가족만이 시연할 수 있다는, 뜨겁게 달구어진 돌 위를 걷는 ‘파이어 워킹(Fire Walking)’에서부터 일종의 부두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과 춤이 결합된 메케(Meke)공연 관람이 피지의 문화를 성큼 가까이 느껴지게 한다.

피지 전통마을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보트투어와 추장의 집을 방문하는 체험 등은 비록 아트 빌리지 내에서 재연된 상황이긴 하지만 전과정을 전통복장을 갖추어 입은 피지언들이 생생히 펼쳐 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듯하고, 인상적이다. 관람료 모든 프로그램을 관람 가능한 종일 관람권이 55피지달러이며 점심식사가 포함된 스페셜 가격은 75피지달러 성인 2명, 아동 2명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패밀리 가격은 137피지달러이다. 일요일 휴관. 345-0065/ www.artsvillage.com

-Shangri-La? Fijian Resort

본섬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자그마한 섬 야누다(Yanuca Island)에 자리잡은 샹그릴라 리조트는 코럴코스트 지역 내에서도 손꼽히는 휴양리조트로 특히 신혼부부와 가족여행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섬 전체적으로 하나의 리조트가 위치한 아일랜드 리조트(Island Resort)의 개념이어서인지 보다 넓고, 여유로운 휴식이 가능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바다는 샹그릴라 리조트 숙박의 ‘하이라이트’. 투명한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야자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전경은 샹그릴라 리조트의 트레이드 마크다. 마치 본섬 너머 저 멀리 휴양섬으로 찾아온 듯하다. 전용비치에서 카약, 스노클링, 윈드서핑, 낚시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마음껏 즐기고, 때로는 야자수 그늘의 해먹에 드러누워 오수를 즐겨도 좋고 책을 읽으며 해변에서의 휴식을 만끽해도 좋다.

야누다섬 북쪽 상단에 위치한 시사이드 채플은 매일 3~4쌍의 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만큼 인기 만점. 파란 바다 위에 세워진 하얀 건물이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직접 바다를 체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다를 조망하면서 즐기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도 샹그릴라의 매력이다. 특히 9홀을 갖추고 있는 샹그릴라 리조트의 골프코스는 탁 트인 필드에서 부담없이 플레이하기에 그만이다.

객실 건물 외부는 부레 스타일과 현대적인 건물 스타일 등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으며, 객실 내부 역시 인테리어는 피지의 전통적인 부레 양식을 차용했지만 시설만큼은 현대적이다. 방 타입은 크게 라군뷰, 오션뷰로 구분된다. 객실 요금은 500~600피지달러 선(시즌에 따라 변동 있음). 679-652-0155/ www.shangri-la.com

-흐린 날씨마저 유쾌한 곳 Suva
-Downtown



코럴 코스트에서 또다시 퀸즈로드를 타고 불과 두 시간여 남짓, 쨍한 푸르름을 자랑하던 하늘빛이 조금씩 탁한 회색빛으로 물들어 간다. 곧 수바 시내로 진입하겠다는 운전사의 안내 멘트가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는 후드득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피지에 도착한 이래 처음으로 만나는, 드물게 궂은 일기이다. 알고 보니 수바 지역은 1년 365일 중에 무려 300여 일 가량은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가 ‘트레이드 마크’란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로비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자, 호텔 직원이 우산을 건네며 말을 걸어왔다. “비 한번 맞지 않고서야 수바에 왔었다고 할 수 없죠.

Welcome to Suva!”

일요일의 수바 시내는 다소 썰렁하다. 토·일요일 주말에는 시내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주중에는 사람들로 혼잡했을 거리도 한산하다. 고즈넉한 길을 따라 대통령궁을 위시한 국회의사당, 각 나라 대사관 등의 시설들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바다 근처까지 발길이 닿았다. 비가 내려 탁해진 항구 근처에는 낚시꾼이 보트를 타고 부지런히 그물을 내리는 모습에 잠시나마 어촌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대중교통으로 피지 여행하기



★버스 피지에는 대중교통수단이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다. 열대기후의 특성상 창문 유리가 없는 오픈카 형태의 버스가 눈에 많이 띄는 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60피지센트로 거리가 멀어질수록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또한 최근 경찰들의 단속이 심해지긴 했지만, 불법으로 운영되는 ‘러닝 밴(running van, 아무런 표식 없는 봉고차를 타고 특정 지역까지 태워다 줌. 요금 50피지센트)’도 피지의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택시 기본요금은 2.5피지달러이며 역시 거리에 따라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미터기를 따르기보다는 탑승시 가격을 흥정해서 타는 방법이 더욱 보편화되어 있다.

피지 글=오경연 기자 ellie@traveltimes.co.kr
사진=Travie photographer 우경선, 피지정부관광청
취재협조=피지정부관광청 02-363-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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