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out 두마게테

‘온화한 사람들의 도시’라 불리는, 오리엔탈 네그로스섬의 주도인 두마게테는 인구 10만명 가량이 거주하는 평온한 도시로 사람들 또한 친절하고 여유롭다. 두마게테(Dumaguete)는 ‘잡아채다’라는 뜻의 비사야어 ‘dumaguit’를 어원으로 한다. 지리적 특성상 외침(外侵)을 많이 받은 탓도 있지만 관광객을 잡아채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하여 그 같은 이름이 붙었다. 또한 시민의 30%가 학생일 정도로 필리핀 내에서도 교육도시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두마게테는 화려한 산호와 다양한 종의 해양 생물들이 아름다워 ‘다이빙’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필리핀 중부 바사야 제도 중 오리엔탈 네그로스섬의 남쪽, 두마게테. 마닐라와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착한 소박함이 있고, 세부나 보라카이처럼 유명세를 치르는 지역이 아니어서 또한 여유롭고 한적하다. 그렇다고 여느 유명 관광지에 비해 시시한 곳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그대가 여유와 자유에 목말라 길을 나선 여행자라면 두마게테의 바다와 산과 사람들로 충분히 그 갈증을 달래고도 남을 것이다.

필리핀 글·사진=최승표 기자 hope@traveltimes.co.kr

두마게테를 형용할 수 있는 단어를 생각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느린, 여유로운, 한적한, 아날로그 도시 두마게테는 느림의 미학을 누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 느림의 미학은 여행자를 말없이 받아주는 자연에서, 좁다란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보내 주는 웃음에서 전해진다. 그러기에 호사스러운 서비스를 갖춘 최고급 호텔을 다녀와 “이번 여행에서 호강하고 왔다”고 말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여행지다. 어떤 이는 이곳 문명의 후진성을 지적하며 불평을 늘어놓을지 모르나 쉴 새 없이 정보를 쏟아내는 디지털 문명에 지쳐 아날로그의 낭만을 그리워하는 이들이라면 바로 이곳에서 원하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 즈음 걸려 도착한 두마게테 공항. 그 풍경부터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의 시골 버스터미널을 연상시키는 공항터미널은 ‘소박함’ 그 자체다. 승객들의 수화물을 일일이 손으로 옮겨 주는 공항 직원의 모습이 답답하기보다는 도리어 친근하고 고맙기만 하다.

다이빙으로 유명한 아포섬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수밀론섬은 배를 타고 두마게테에서 약 30분, 세부의 오슬롭(Oslob)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으로 정확히 말해서 무인도다. 마을이 없고 리조트만 하나 있으며 배를 타고 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다. 그 크기에도 불구하고 수밀론섬은 그냥 무시하고 넘길 수 없는 환상적인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에메랄드 빛의 위용을 드러내는 수밀론의 해변은 아포섬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수심이 얕고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는 별다른 장비 없이도 에메랄드 빛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수밀론이 휴양지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리조트 체인 ‘블루워터 리조트’가 들어서고 난 이후부터이다. 1974년부터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를 간직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리조트가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수밀론이 많은 인파로 붐비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수밀론섬 최대의 매력인 ‘한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은 리조트에는 오로지 12개의 객실만이 있기 때문이다. 로맨틱한 리조트와 섬의 분위기에 더해 허니무너들과 연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도 바로 이 은밀한 ‘한적함’에 있다. 또한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보트 투어, 동굴 투어, 석호에서의 카야킹 및 낚시, 저녁 디너 파티 등은 한적한 무인도에서 즐기는 것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한편 수밀론은 세부 남부에서 가까워 세부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기자가 수밀론을 찾은 날, 세부에서 데이 투어를 즐기기 위해 건너온 한국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데이투어는 저렴한 비용으로 점심식사부터 다양한 액티비티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수밀론은 무엇보다 허니무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무인도라고 하면 다소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고요함과 한적함 속에 머물다 보면 평생 되새길 만한 달콤한 평화를 간직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섬 곳곳에 만들어 놓은 정자에서 사랑하는 이와 열대 과일 주스를 함께 마시며 나눌 수 있는 행복을 어디서 누려 볼 수 있겠는가.
취재협조=필리핀관광청 한국사무소
02-598-2290 www.wowphilippines.or.kr

★ 빨강, 파랑, 초록 바후라 리조트

두마게테 공항에서 차로 25분, 다우인(Dauin) 지역에 이르면 누군가 꼭꼭 숨겨 놓은 것만 같은 아리따운 리조트가 기다리고 있다. 빨간 지붕의 빌라형 객실과 새파란 빛을 드러내는 해변, 높다란 곳에서 초록빛을 드리우는 열대나무의 색대비가 강렬한 바후라 리조트(Bahura resort & spa). 두마게테에서 여유와 자유를 누리고 싶은 여행자에게 딱 알맞는 리조트다. 실제로 바후라 리조트는 필리핀 10대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한 아포섬이 가까워 다이빙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곳이며 스킨스쿠버, 스노클링, 카야킹, 윈드서핑 등 다양한 액티비티 장비도 대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바후라 리조트에 들어서는 순간, 여행자를 환영하는 신나는 리듬악기 소리에 절로 기분이 고조된다. 빨리 짐을 부리고 뛰어나와 시원한 망고주스를 한잔 마시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진다.

리조트는 8개의 빌라형 객실과 32개의 호텔형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복층으로 이뤄진 빌라형 객실은 작은 싱크대를 비롯해 낭만적인 욕실과 널찍한 거실을 갖추고 있어 허니무너들에게 인기가 많다.

필리핀 전통음식과 전세계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은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위해 정성껏 김치를 담가 줄 정도로 맛과 정성을 겸비하고 있다. 또한 해변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스파를 즐길 수 있고 널찍한 수영장도 갖추고 있어 굳이 리조트를 떠나지 않아도 하루 종일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www.bahura.com

★ 두마게테 맛&맛집
해변에 위치한 두마게테는 해산물 요리가 일품이다. 또 기후가 습하고 더워 전체적으로 음식이 짜며 장이나 젓갈류 등의 발효음식이 많다. 두마게테의 일부 식당에서는 따로 주문하지 않는 이상 스푼과 포크를 주지 않는 곳도 있다. 필리핀 전통 풍습대로 포크나 스푼을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음식을 먹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랩-애즈(Lab-as)’ 레스토랑은 두마게테에서 손에 꼽히는 해산물 전문 식당이다. 음식의 맛도 일품이지만 매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라이브로 피아노와 색소폰 연주가 더해져 음식의 맛을 더해 주고 마음까지 누그러뜨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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