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가이드다. 크게 T/C(해외여행 인솔자)와 현지가이드로 구분되는 이들 ‘가이드’들에 의해 패키지여행의 질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네이버 게시판에서 ‘가이드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나요?’류의 질문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답변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최소임금도 못 받고 일은 일대로 고되고 욕은 욕대로 먹는 직업’, ‘현재 하고 있는 가이드들도 철수 분위기입니다. 전망도 안 좋습니다. 비추천입니다’, ‘가이드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없죠. 손님들이 여기가자 저기가자 할 때마다 잠도 못 자면서 일합니다’ 등 가이드에 대한 비관적인 이야기들이 대다수로, 가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대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방송 프로그램과 온라인 상에서 패키지여행의 실체, 특히 쇼핑·옵션의 구조와 문제점들이 낱낱이 공개 되면서 여행객들이 쇼핑·옵션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가장 곤혹을 겪는 것은 다름 아닌 가이드들. 알다시피 가이드는 월급도, 정해진 일당도 없으며, 그렇다고 행사가 꼬박꼬박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여행의 꽃이라고 불려도 무방할 가이드가 오히려 불명예스러운 직업, 힘들고 비전없는 직업으로 오해받고 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과연 그럴까. 현지 가이드들은 과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가이드들의 인터뷰를 통해 패키지여행 가이드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명상·김영미 기자

* 본 기사는 6인의 가이드와 각각 진행한 온라인 및 대담 인터뷰를 합동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 한 것임.

김광 중국
가이드의 ‘가’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족 같은 회사와 손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능력 있는 가이드.

김미화 중국
어린 나이에 타향살이를 하면서 외로웠던 미화 씨. 가이드를 하면 매일 한국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고, 민족에 대해서도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가이드를 시작.

유혜영 마닐라
마닐라에 친구 만나러 갔다가 마닐라 사람들과 기후·자연환경에 폭 빠져 마닐라 현지 가이드가 된 혜영 씨.

이수영 일본
일본어를 전공하고 남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수영 씨에게 가이드는 천직이라고. 1996년부터 현재까지 12년 간 일본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가이드를 종횡무진.

이현진 씨엠림
대학교 졸업 후 아버지의 권유로 여행사에 입사, 씨엠립 현지 가이드를 하고 있음. 이번 기회를 통해 가이드에 대한 오해가 씻겨지길 바란다고.

조계월 하이난
학교 졸업 후 상하이에서 처음 가이드를 시작. 현재는 하이난에서 가이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하이난을 즐기고 있다고.



Q. 가이드를 시작할 때 교육은 어떤 식으로 받았는지.
나만의 멘트를 갖기까지


▼김미화 중국 : 처음엔 가이드라는 개념도 모르고 시작하려니 너무 힘들었죠. 회사의 제도와 가이드의 멘트, 기본 마음가짐을 칭찬·꾸중과 함께 열심히 배웠습니다.

▼조계월 하이난 : 저 역시 처음엔 학교에서 배운 기본 상식만 손님들에게 설명하는 수준이었지만, 금세 딱딱한 틀에 짜인 멘트는 손님들의 반응을 쉽게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배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정보를 수집하며 ‘나만의 멘트’를 만들었습니다.

▼유혜영 마닐라 : 처음 3개월에 걸쳐 이곳의 열사, 문화, 경제, 종교, 사람 등에 대해 달달 외웠습니다. 각 지역을 답사하며 지도를 그리기도 하고, 선배들과 동행해 행사를 배웠지요. 2003년 필리핀관광청에서 주관하는 가이드 세미나를 받고 정식으로 가이드 라이센스를 취득했습니다.



Q. 가이드 업무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고정관념은 집에 두고 도세요


▼김미화 중국 : 돈을 떠나서 사람이 사람을 대한다는 게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행사를 하다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이 많아요. 중국은 손님 입맛에 맞는 음식이 적어 식사 문제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극소수 한국인들이 중국을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어 마음을 돌리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조계월 하이난 : 맞습니다. 4~5년 전에 왔던 손님들이 중국을 재방문하며 물가가 싸다는 인식을 하고 오는데, 현재는 그다지 싸진 않아요. 일부 손님들은 중국이 사회주의인지 공산주의인지 등 기본적인 정보를 모르고 관광을 와 안타깝습니다. 여행사에서 관광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했으면 합니다.

▼유혜영 마닐라 :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쏟아지는 정보들 때문에 가끔 벽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어설픈 정보만 믿고 가이드 말을 흘려듣는 손님들이 있어요. 싼 상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용되기 힘든 무리한 요구를 할 때도 곤란하구요.

▼이현진 씨엠립 : 동감합니다. 일부 여행객들은 ‘전에 여행했을 때 가이드는 이렇게 했는데, 그 나라에서는 이렇게 했는데, 여기는 왜 다르냐’고 여행지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않죠. 근무지에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해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이수영 일본 : 손님은 첫 여행인 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성실히 임하지 못할 때 가장 속상해요. 스스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컴플레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과할 때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좋지 않아요. 그러나 가이드는 서비스업이므로 어쩔 수 없습니다. 불만이 있는 손님은 보통 얼굴에 표시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면 결국 자기 책임이기 때문이죠.

▼김광 중국 : 가이드 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점점 적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환율로 인해 쇼핑·옵션 수입이 많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사에 하고 싶은 말
새로운 상품·일정 필요해


▼이현진 씨엠립 : 여행사의 경쟁이 치열해 상품가를 저렴하게 해 모객하고, 마이너스를 감수하며 회사를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현지 관광의 질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개발 등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이수영 일본 : 가이드 팸투어를 실시해 가이드가 여행일정을 만들도록 하면 어떨까요. 신선한 상품이 나올 것입니다. 특히 일본은 재방문개이 많으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면 호응이 좋을 것으로 봅니다. 남과 다른 상품 만들려면 이런 식의 접근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김광 중국 : 단 한마디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하십니다. 몇 마디 말로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할 순 없지만, ‘한 팀 한 팀의 행사를 마음으로 진행한다면 우리의 꿈은 꼭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월 하이난 : 같이 힘을 모아서 열심히 일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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