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Ⅱ 여행가이드, ‘그것이 알고싶다’

Q. 가이드로써 보람을 느낄 때는.
감사의 말 한마디면 충분


▼김미화 중국 : 현지가이드의 장점은 조선족으로 태어나서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손님들이 한국에 가서도 저한테 ‘가이드 잘 있어?’할 때가 너무 행복하고 기쁩니다.

▼조계월 하이난 : 저도 마찬가지예요. 행사 중 혹은 행사가 끝나서 손님들이 정말로 괜찮은 가이드 만나서 고맙다고 박수쳐줄 때. 너무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유혜영 마닐라 :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아무래도 손님들이 여행이 좋았다고 말해주는 게 최고겠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좋고, 한국에 가서도 안부를 물으며 더 좋은 인연을 만들 때가 아닐까요.

▼김광 중국 : 회사가 커지고 발전하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회사에서도 가이드 개개인의 노력이 있었음을 인정해줄 때 가장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이수영 일본 : 저 같은 경우는 한류붐으로 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전에는 한국하면 외국인으로만 생각했지만, 요즘은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입니다.

▼이현진 씨엠립 : 현지에 온 분들에게 설명을 했을 때, 감탄하거나 만족을 느낄 때 보람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기억 해주고, 또 본인을 찾아줬을 때 정말 뿌듯함을 느꼈고 감사했습니다. 또한 현지가이드는 해외에 거주하며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Q. 수입을 무시할 수 없는데, 가이드의 보수는 어느 정도인지.
기본 보수 보장되면 행사 질 좋아질 것


▼유혜영 마닐라 : 수입은 개인차가 너무 많이 나서 평균을 잡긴 힘드네요. 하지만 올해 들어 생활비를 벌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일을 시작한 후배 가이드들도 많은 걸 보니 예전보다 많이 힘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행상품에 혁신이 오지 않는 한, 가이드 업무는 수입 면으로 비전은 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월 하이난 : 다른 가이드 분에게도 물어보니 1998년부터 2003년까진 괜찮았다고들 이야기하더라고요. 지금은 요행은 없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다른 가이드 보다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비결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 하이난은 비수기라 팀이 너무 없어서 수입이 어렵네요.

▼이수영 일본 : 특히 초짜들은 비수기 때 두 달에 한 번도 행사를 못 나가서 생계유지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여행사에서 한달에 서너 번의 행사를 보장하거나, 기본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버스에서 서서 일할 때 급브레이크 걸리면 사고가 나기도 하지만, 보상이 미미하고 보험도 형식적이어서 의미가 없는 수준입니다. 일반 직장과 달리 퇴직금이 없어 불안한 것도 사실인데, 이런 부분이 개선되면 서비스도 확실히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Q. 가이드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은 대부분 쇼핑과 옵션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마찰도 종종 있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쇼핑·옵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이드가 말하는 쇼핑,옵션


▼김미화 중국 : 여기서 또 그 문제가 나오는군요. 옵션은 다른 나라 가서는 비싸도 합니다. 그런데 인식이라는 것 있죠. 중국인데 왜 이렇게 비싸냐는 등… 현지 옵션의 가격을 미리 프린트해서 먼저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여행객들이 쇼핑 역시 많이 하진 않습니다. 가짜다,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문제이므로, 품질 좋은 쇼핑숍이 더 있었으면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쇼핑이 세 곳이라면 한 곳만 중점적으로 추천하는데요, 효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이수영 일본 : 일본은 스케줄이 빡빡해 옵션이 별도로 없어요. 쇼핑투어가 있지만 권고 수준입니다. 요즘은 손님들도 많이 알기에 강요한다고 팔리지는 않습니다. 일부 여행사는 계약한 쇼핑센터로 가려고 크게 돌아가기도 해서 관광이 아닌 쇼핑이 주가 되기도 합니다.

▼유혜영 마닐라 : 가이드란 직업은 영업과 서비스직의 접목이죠. 일단은 고객 만족이 최우선입니다. 옵션거리들을 소개하고, 손님들이 만족 해야만 쇼핑관광도 즐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김미화 중국 : 중국에 와서 정부에서 홍보하는 그 지방의 특산품을 구경하는 것도 일종의 관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손님들이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사는 것이고, 그냥 편하게 구경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현진 씨엠립 : 흔히 가이드가 옵션이나 쇼핑을 강요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옵션은 기존의 일정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선택관광을 하는 것이므로 결국 본인이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쇼핑도 마찬가지죠. 사전에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관광객이 쇼핑이나 옵션, 특히 쇼핑센터 방문조차 원하지 않는다면 노쇼핑 상품을 선택하면 됩니다.

▼이수영 일본 : 물론 팁을 떠나서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노팁은 가이드가 얻을 게 없으므로 형식적인 가이드 업무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노팁이 아니면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더 열심히 할 수도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Q. 가이드를 꿈꾸는 이들,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끊임없는 노력만이 가이드의 경쟁력


▼이현진 씨엠립 :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약 3~5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똑같은 일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일을 찾아간다면 좋은 비전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일입니다. 다른 가이드보다 더 노력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고 본인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는 가이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광 중국 :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손님을 돈으로 보지 말고 내 자신의 부모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라!’

▼유혜영 마닐라 : 가이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가이드’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영어사전에 나와 있는 사전적인 의미만이 아님을 명심해야 하죠. 여행이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하러 나온 분들을 이끌어가야 하기에 항상 건강해야 하구요. 특히 요즘엔 인터넷에 많은 여행 정보가 있는 만큼, 더 많이 공부하고 알아야 합니다. 손님들보다 아는 게 없는 가이드는 가이드의 사전적인 의미, 안내자조차도 할 수 없으니까요.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이수영 일본 : 맞습니다. 가이드는 언어를 보강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등 자기계발이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일부 학생들은 가이드라는 직업을 공짜로 여행하고 신나게 노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큰 착각입니다. 손님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역량을 다 쏟아야 하고, 큰 책임이 주어지는 만만찮은 직업입니다. ‘가이드 덕에 행복했다’는 반응이 나오도록 노력하면 좋겠죠.

▼김미화 중국 :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팀 행사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항상 ‘나는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은 내 부모다’라는 마음가짐입니다.

▼조계월 하이난 : 가이드는 연예인이나 마찬가지예요. 울어도 주고, 웃어도 주고, 손님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요. 이 직업을 사랑해야 하고, 또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힘내서 열심히 하세요.



★여행객에게 하고 싶은 말
차이를 이해하면 멋진 관광이 됩니다


▼이현진 :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선택한 상품을 꼼꼼히 확인하고, 본인과 일행들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현지에서 마찰이 생기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지 그 나라의 문화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상품가가 실제 항공료보다 더 저렴한 상품이 많은데요. 그러다보니 사업적인 목적으로 해외에 나오는데, 항공료보다 저렴한 패키지상품을 선택해 호텔에서 사라지거나 시간을 지키지 않아 다른 일행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여행 문화는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미화 : ‘집 떠나서 여행 나가면 고생이다’, ‘돈 팔고 고생 찾아 하는 일이 관광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관광 나와서 집을 생각하면 그건 관광이 아니죠. 또 집하고 무조건 비교를 하면 좋은 관광이 될 수 없습니다. 뭐든지 이해를 하면서 관광을 해보세요. 너무나도 멋지고 행복한 관광이 될 거예요.

▼유혜영 : 개인적으로 저는 가이드라는 직업이 좋습니다. 마닐라에서는 가이드 흉내를 내는 이들 때문에 실제 가이드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손님들이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광 : 여행을 즐거워하고 여행을 통해 공부하고 색다름을 찾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조계월 : 중국은 무조건 싸다는 인식을 벗어나야 합니다. 하이난도 태국, 발리처럼 한 곳의 관광지로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또 가이드들이 손님들 속이고 쇼핑·옵션을 강매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지금 손님들은 가이드보다 더 잘 압니다. 다만 저는 손님에게 이런 말을 듣고 싶습니다. “나 다 알고 있는데 가이드 때문에 쇼핑하고 옵션한거야. 돈 하나도 안 아까워. 고마웠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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