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다. 앞이 막막하고 혼란스러울 때 손에 들었던 책에서 영감이나 용기를 얻기도 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에게 한 권의 책은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여행신문은 창간 16주년을 맞아 여행업계의 성공한 리더 16인에게 ‘의미 있는 책’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데다 시기까지 어려운 탓인지 16인이 꼽은 책은 대부분 경영이나 마케팅 관련 서적이 주를 이뤘다. 경영서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추천 배경을 읽다보면 개개인의 경영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책읽기는 이번 특집 이후에도 계속 연재될 예정이다. <이름 가나다 순, 편집자 주> /특별취재팀



■하나투어 권희석 사장
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

로마 통해 기업 경영을 읽는다

3년 전 선물 받은 책이지만 지금도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할 때면 가끔 꺼내 읽는 책이다. 로마의 흥망성쇠는 기업과 마찬가지다. 로마가 20만 병력으로 서유럽 전역과 북아프리카 시리아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복속시키고 제국의 안정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피지배 민족과 공존하는 구조를 택한 덕이다. 로마가 장기적인 생명력을 가진 것은 강한 힘과 상호 이익구조라는 두 축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인센티브 구조만큼 공동체를 묶어주는 강력한 접착제는 없으며 이를 설계하는 것은 지도자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책임지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랫사람은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장 지휘관에게 절대적 권한을 일임한 로마가 본국의 보고와 지시를 기다려야 하는 상대국과의 전쟁에서 항상 승리한 것은 어쩜 당연한 결과다. 하나투어도 각 부서장이나 팀장에게 랜드 선정을 비롯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준다. 로마는 지도층일수록 철저히 법을 지켰다는 점에서 경영자가 먼저 솔선수범해 규정을 지켜야만 전 직원이 함께 한다는 사실도 명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 천년제국 로마의 성공 원동력을 대담한 개방성, 탁월한 리더십, 체계적인 시스템, 그리고 철저한 실력주의라는 네 개의 바퀴로 해석한 책이다. 로마의 국가경영을 현대의 기업경영에 적용했다는 점도 특징. 김경준 지음, 원앤원북스


■홍콩관광진흥청 권용집 한국 지사장
감사의 힘 (0.3초의 기적)

감사는 행복의 씨앗

내 인생의 책은 단연 성경이다. 성경 뿐 아니라 평소 하나님 이야기들이 담긴 책들을 많이 보는 편이다. 최근 읽은 책 중에는 ‘감사의 힘’이라는 책을 언급하고 싶다. 내 삶의 가장 큰 목표는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자’는 것인데, 감사의 힘은 상대방에게 행복을 주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기분을 상하게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쉽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주위 사람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말이다.

감사는 씨앗과 같다. 씨앗이 커서 수박이 되고 몇 배가 되는 열매를 만드는 것처럼, 감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도 훈련과 학습을 통해 이뤄진다. 감사하는 마음을 훈련하면 더 감사할 수 있고, 언제나 감사할 수 있다. 감사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의 삶이 바뀌고 행복이 넘친다는 점을 책을 보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 ‘마인드만 전환해도 인생의 99%가 바뀐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주변의 예시를 통해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이 인생 전체를 바꿀 힘이 있으며, 감사하다는 말만으로도 깊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실천법을 알려준다. 데보라 노빌 지음, 위즈덤하우스



■CTS 김진정 사장
탈무드

종교를 초월한 지혜의 보고

대학시절 탈무드를 감명 깊게 읽었다. 베스트셀러라서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그에 따라 읽어본 책이긴 하지만 내용이 참으로 견실하다. 집안이 불교라 불교 영향도 많이 받고 살아왔지만, 읽기에 별 무리는 없었다.

인상깊었던 문구는 ‘벗을 고를 때에는 계단을 한 걸음 올라가라’는 것이다. 탈무드에는 친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수도 없이 많다. 남자에게 친구라는 것은 인생의 항로에서 정말 중요한 동반자라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친구라는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설픈 친구 보다는 적이 낫다는 말도 있듯, 친구를 고를 때는 아무나가 아닌 좋은 친구를 만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많은 교훈이 담긴 탈무드를 통해 얻은 것들은 타인의 말을 잘 새겨듣는 계기가 됐다. 여행업에 처음 투신했던 18년 전 거래처에 티켓을 배달하러 갔을 때 만난 노인인데, 나중에 인생의 진리를 가르쳐주겠다면서 “한 직장에서 20년, 사장일 때는 10년 이상을 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그 때 말을 새겨들은 덕분인지 지금은 17년 가까이 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 ‘5천년 유대인들의 지혜가 담긴 이 책은 종교를 떠나 인생의 지혜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탈무드, 작자 미상.



■인터파크투어 박진영 사장
‘블링크-첫 2초의 힘’

“마케팅, 꾸준한 호기심을 가져라”

사람마다 인재 등용의 기준과 선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이를 채용한다. 올바른 판단은 생각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호기심과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내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블링크-첫 2초의 힘’은 마케팅에서 직감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마케팅 감각은 공부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책 제목처럼 판단하는 데 2초면 충분하다. 얼핏 오해할 수도 있겠다만, 어떤 상황이 담당자에게 주어졌다고 해보자. 교과서처럼 매뉴얼대로인 경우가 얼마나 될까? 현장에서 일해 본 사람은 누구나 이에 공감할 테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만나는 키맨과의 미팅, 그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를 활용해 조직화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사실 대학 졸업 이후 이전만큼 책을 읽을 여유는 없게 됐다. 대학때는 원서와 번역서가 주는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고, 원문 해석하며 열정에 넘쳐 읽던 시절에는 목이 마른 사람처럼 많이 읽었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경제학콘서트’도 좋았다. 자본주의 경쟁의 원리를 쉽게 잘 설명했고 잘 읽힌다.

★ 분석의 시대에 블링크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단 2초의 결정, 즉 ‘통찰’이 성공의 갈림길이라고 역설한다. 순간적으로 정보의 핵심을 파악함과 동시에 관련 전문 지식이 뒷받침 될 때, 상황에 대한 빠르고 유효한 대처가 가능하다. 말콤 글래드웰 지음, 21세기북스



■캐나다관광청 손현중 소장
긍정의 힘

‘긍정’은 열정을 일으키는 힘

성공한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의 열쇠’는 단순하고도 자명하다. ‘긍정의 힘’이 바로 그 해답이다. 평소 경영·마케팅에 관한 책과 함께 자기계발서를 많이 보는 편인데 자기계발서에서 하는 말은 결국 ‘긍정’이라는 한 단어로 귀결된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인생에 대한 물음이 몰려올 때마다 ‘부정적인 생각은 30초만 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채널을 돌리자’는 말을 늘 되새기며 산다. 이러한 습관을 들이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을 만큼 긍정은 훈련을 수반해야만 하는 것이다.

‘긍정의 힘’은 물론 이후에 출간된 ‘긍정의 힘-실천편’까지 여러 차례 숙독했으며 ‘나는 비전을 키우는 사람이다’ ‘나는 건강한 자아상을 일군다’ ‘나는 생각과 말의 힘을 발견한다’ 등 책에서 제시하는 ‘최고의 삶을 사는 7가지 단계’를 자주 상기하고 있을 정도로 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성경구절에도 나오듯, 긍정적인 생각으로 큰 부대를 갖추고 열정을 가지고 일하다보면 일의 성과나 성공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 믿는 대로 된다는 ‘긍정의 힘’을 강조하며 기독교 서적임에도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책이다. 최선의 삶을 위한 7단계를 제시하며 단계별로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 조언을 제공한다. 조엘 오스틴 지음,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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