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의 고객, ‘예비여행객’쯤 되겠다. 요즘 이들의 연락이 기자에게도 간혹 온다. 어디 여행사에서 횡포를 부린다, 사기를 당했다는 제보 전화 외에도 항공권은 양도가 되냐, 에어텔 상품에는 옵션이 필수인가 등등 기본적으로 여행사에서 상담이 됐어야하는 질문들이다.

최근엔 ‘여행사 없이 랜드사를 통해 가고 싶다. 현지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황당한 전화도 받는다. 언제부턴가 이들에게 여행사는 ‘없어야할’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여행객들이 원하는 답은 당연히 여행사가 줄 수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상에서는 바가지요금, 쇼핑 강요 등 불신이 팽팽한 글을 접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사이판의 한 현지 업체가 카페와 블로그에서 선택관광 요금을 공개하고 영업을 하는 바람에 관련 여행사, 랜드사들이 곤혹을 치른 일도 이 같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업체는 여행사와 항공사, 관광청으로부터 업계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네티즌들에게는 그간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무엇보다 그들은 친절하게 답변을 해줬고 여행사의 고민을 고객과 함께 나눴다. 그리고 이 추세는 최근 인터넷 곳곳에서 번져가고 있어 뛰어난 정보력의 고객들이 여행사의 허점을 찔러가며 자신의 이속을 챙기는 일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메일과 전화로 예비여행객들의 목소리를 접하고 관련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진정 여행을 알려줄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말이 길어지고 예약도 안하면 여행사들에게는 막대한 손해다. 하지만 아날로그 정(情)이 가지는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콜센터의 틀에 박힌 멘트보다 상품 개발자로서의 열정과 의지에 대해 초심을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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