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사스가 있었다. 중국, 홍콩 등은 사스의 위험지역으로 꼽혔던 지역들이지만 경보령이 해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수요가 급격히 회복됐다. 2004년은 오히려 사스에 힘입어 성장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호재를 누리기도 한 한해였다. 그 후로는 비수기 혹은 힘들 때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여행 수요는 사라지지 않아요. 단지 미뤄질 뿐이죠”라며 ‘버팀’에 대해 듣곤 했었다.

쭉쭉 성장하던 아웃바운드가 급기야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해 관련 업계가 가슴 설레 하던 것이 불과 엊그제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구 5000만명도 안 되는 나라에서 연간 출국이 1000만명에 이르렀다는 것은 더 이상 예전처럼 15%를 자연 성장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일 수 있다. 언제나 지난해 보다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선두 여행사가 아니더라도 넘쳐서 돌아가는 몫이 있었겠지만, 이제는 우위를 가진 소수만이 현재의 몫을 가져갈 수 있다. 버틴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생존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대표들을 만나면 “오래 버틸 수 있는 것도 능력이지만 단순히 버티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패러다임 재편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이 달라졌다. 항공만 쥐고 있으면, “웃돈이라도 줄 테니 여행만 보내달라”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특가가 나오길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고객을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뛰쳐나가서 고객을 내 집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러러면 결국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독자 스스로는 버티고 있는 사람인가,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또 회사는 버티고 있는 회사인가, 능력이 있는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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