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의 백미, 타지마할의 도시
인도 글·사진=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인도정부관광청 www.indiatourism.or.kr
■ 그 완벽한 ‘퍼펙트’
아그라 성 Agra Fort
아그라 성의 테라스에 서면 타지마할이 아련히 바라보인다. 여행자들은 작아진 타지마할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사진 찍기를 즐긴다. 400여 년 전에 이곳 무삼만 버즈(Musamman Burj)에도 타지마할을 바라보던 한 남자가 있었다. 샤 자한. 죽은 아내를 위해 타지마할을 지었던 그는 아들인 아우랑제브에 의해 유폐돼 이곳의 무삼만 버즈에서 말년을 보냈다. 아들에게 권력의 꿀맛을 보여 준 탓일지도, 아내에 대한 그의 사랑이 아들의 눈에는 집착으로 비춰졌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아그라 성은 해자로 둘러싸여 있다. 다리를 지나 입구를 통과해 성으로 진입하면 견고하게 막혀 있던 바깥 풍경과는 다른 근사한 건축물들이 나타난다. ‘퍼펙트.’ 가이드와 동행한다면 아그라 성에서는 ‘퍼펙트’라는 단어를 수없이 듣게 된다. 샤 자한이 지었다는 공식 접견실인 디와니암(Diwan-i-Am)은 완벽한 일자형 구조로 이뤄졌다. 정면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듯 일자로 늘어선 기둥을 보게 된다. 힌두 양식과 아프가니스탄 양식이 혼합됐다는 제항기르 팰리스(Jehangir’s Palace)도 멋지다.
원래 아그라 성은 무굴의 3대 황제였던 악바르가 1565년에 지은 성이다. 후대 왕들이 꾸준히 증축했는데 샤 자한은 광적인 혹은 천재적인 재능을 살려 아그라 성을 궁전으로 탈바꿈시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 1983년의 일이다.
성벽과 성문이 붉은 빛의 사암으로 만들어진 아그라 성은 일명 ‘붉은 성’으로도 불린다. 석양이 질 무렵, 하늘의 색과 더욱 닮아 가는 시간이면 아그라 성은 더욱 더 제 빛에 충실해진다.
■죽어서도 사랑했다
타지마할 Taj Mahaa
샤 자한은 건축광으로도 유명했다. 아내를 위한 무덤을 짓는 일이니 당연히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공사비 4,000만 루피, 인부 20만 명, 코끼리 1,000마리 등이 공사에 투입됐다. 타지마할의 설계와 공사를 위해 이란,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중국 등 각국의 기술자들도 총 동원됐다. 항간에는 타지마할이 완성된 후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을 또 짓지 못하게 하도록 기술자들의 손목을 잘랐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사랑일까? 집착일까? 뭄타즈 마할만이 해답을 쥐고 있겠지만 17년간 14명의 자식을 낳았던 그녀의 삶도 참으로 고단했을 것이다. 임신한 몸도 아랑곳 않고 전쟁터로 끌고 다니는 남편에게 ‘제발 나를 사랑하지 말아 달라’ 외치지는 않았을까?
그래도 타지마할은 아름답다. 완벽한 대칭 구조로 빛나는 순백색 대리석의 건축물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앗아가 버린다. 가까이에서 봐도 아름다운 자태는 그대로다. 대리석에 모자이크처럼 박아 놓은 장식 덕분이다. 피에트라 듀라(Pietra-dura)라는 기법의 모자이크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등지에서 색색의 돌을 구해 왔다고 한다. 그중 인도에서 나는 붉은 돌은 조명에 비추면 투명한 빛을 발한다. 손전등으로 붉은 돌을 비추면 대리석을 관통해 투명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실은 알 수 없으나 타지마할 뒤편 자무나 강 건너편에 샤 자한은 검은 대리석으로 자신의 무덤을 짓고 타지마할과 다리로 연결하려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터를 닦은 듯한 흔적도 있다. 만약 검은 대리석의 또 다른 타지마할이 지어졌다면 아그라는 로마 부럽지 않은 후세의 영광을 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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