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안다만 해에 인접
-섬 전체가 면세지역 ‘매력’

■오랑우탄, 마타하리, 이스타나의 공통점은?

우리에게도 익숙하고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이들 단어는 각각 ‘숲 속의 사람’, ‘새벽의 눈동자’, ‘왕궁’ 등을 뜻하는 말레이시아어에서 유래됐다. 우리 주변에는 평소 별다른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어들이 많다. 거부감 없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리라. 말레이시아라는 나라 자체도 마찬가지다. 도드라지거나 유난스럽지 않지만 알수록 새로운 멋을 발견하는 재미가 새록새록하다. 말레이시아의 작은 천국 랑카위도 빼놓을 수 없다.

랑카위는 매력적인 섬이다. 비록 한국에서의 지명도는 코타키나발루보다 떨어지지만 내노라하는 많은 여행전문가들은 랑카위에 후한 점수를 준다. 오히려 랑카위가 아직까지 뜨지 못한 것이 이상하다고 반문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랑카위는 우리에게만 과소평가된 섬이다. 랑카위는 말레이시아가 자랑하는 국제적인 휴양지다. 실제로 겨울이면 유럽 곳곳에서 날아 온 여행객들로 객실난을 겪기도 한다.

랑카위는 휴양지가 지녀야 할 여러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다. 우리로 치면 강화도 정도의 크기인 랑카위는 아름다운 안다만 해를 접하고 있으며 해변가에는 특급 리조트들이 줄지어 있다. 항구에는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전 세계에서 찾아 온 요트족들의 선박이 저마다의 화려함을 뽐내며 이국적인 멋을 더한다.

바다만이 전부가 아니다. 섬 전체가 면세지역이라는 점도 랑카위가 반가운 중요한 이유다. 랑카위에서는 따로 면세점을 찾을 필요가 없다. 오리엔탈 빌리지, 랑카위 몰 등 섬 안의 10여개 쇼핑몰에서는 일년 내내 면세 쇼핑이 가능하다. 랑카위 전역이 면세 특구라는 사실은 랑카위 여행을 한결 여유롭게 만든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사실 술을 즐기는 이들에게 그리 관대한 나라가 아니다. 최근처럼 환율이라도 오른 경우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노천 카페에서 마시는 하이네켄 맥주 한 병은 9,000원을 넘어서기도 한다. 하지만 랑카위에서 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오른 환율을 감안해 계산해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맥주는 수퍼에서 750원에서 1,1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기네스나 포스터 등의 고급 수입 맥주도 캔당 1,000원에서 1,500원 사이면 충분하다. 당연히 식당이나 호텔에서의 주류 가격도 쿠알라룸푸르의 25%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


랑카위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취재협조=말레이시아관광청 www.mtpb.co.kr


★About 랑카위

랑카위는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으며 6만여 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섬이다. 랑카위는 1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로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의 수는 99개에서 104개 사이를 오고간다고 한다. 아직 한국에서 직접 연결되는 항공편은 없으며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50분 가량 이동해야 한다. 남쪽의 페낭 섬에서는 비행기로 30분, 페리로 2시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페낭과 달리 인구의 90%가 말레이계 주민으로 구성돼 있다.
말레이시아 통화는 링깃(RM)이며 1링깃은 1월22일 기준으로 한화 380원 정도다.


★랑카위의 숙소

랑키위에 자리한 초특급 리조트들은 동남아 어느 휴양지와 비교해도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안다만 리조트
The Andaman Lankawi

안다만 리조트는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체인 ‘지에이치엠(GHM)’이 운영하는 5성급 럭셔리 리조트다. 수천만년 전부터 조성된 랑카위의 정글과 안다만해가 접하는 지역에 위치해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널찍한 발코니와 친환경적인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차로 5분 거리에는 ‘다타이 베이 골프 클럽’이 있어 골퍼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포시즌 랑카위
Four Seasons Langkawi

포시즌 랑카위는 랑카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가를 가지고 있다는 탄중루 비치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는 킬림 (Kilim) 국립공원과 파야(Payar) 해양 국립공원이 있으며 랑카위 국제공항에서 차로 2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100여 채의 빌라로만 이루어져있으며 깨끗한 모래사장과 연못 그리고 스파 시설이 구비돼 있다. 투숙객들은 절로 산림욕을 할 수 있다.

▼웨스틴 랑카위 리조트 & 스파
Westin Langkawi Resort & Spa

웨스틴 랑카위 리조트 & 스파는 풀빌라와 스파 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허니무너들에게도 손색이 없다. 도심인 쿠아 타운(Kuah Town)과 인접해 있다. 모든 객실에는 스타우드가 자랑하는 시그니쳐 베드인 ‘헤븐리 베드(Heavenly Bed)’가 놓여 있어 최상의 휴식을 선사한다.


■랑카위 밖에서 랑카위 즐기기

-독수리 먹이주고 우럭 낚시 손맛까지

랑카위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누가 뭐래도 랑카위 군도의 크고 작은 섬을 직접 만나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빼놓을 수 없다. 랑카위의 아일랜드 호핑에는 다른 섬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재미가 있다. 바로 독수리와의 만남. 말레이시아어로 랑은 독수리를 뜻할 정도로 랑카위는 예전부터 독수리가 유명하다. 지금은 예전보다 그 수가 많이 줄었지만 관광객들 대상의 아일랜드 호핑에는 여전히 독수리 먹이 주기(Eagle Feeding)가 빠지지 않는다.

현지 가이드들이 독수리 먹이 주기의 포인트로 자주 찾는 곳은 남족의 싱아 버사(Pulau Singa Besar) 섬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물줄기를 가르는 스피드 보트를 타고 싱아버사에 도착해 시동을 끄고 미리 준비해 간 닭고기를 바다에 뿌리면 어디선가 독수리가 나타난다. ‘동물의왕국’에서 본 것처럼 쏜살같이 날아와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의 박진감 넘치는 사냥 모습을 보고 싶다면 조금 서두르는 편이 좋다. 먼저 온 관광객들이 던져 준 먹이로 독수리들이 허기를 채우면 찾아오는 독수리 수도 줄고 긴장감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랑카위 다음으로 큰 다양 분팅(Dayang Bunting)섬도 재미있다. 다양 분팅섬 안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다. 현지에서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이 곳 호수의 물을 마시면 임신을 한다는 전설 때문에 ‘임산부의 섬’이라고도 한다. 현지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국내 모 중견 기업 회장의 막내 아들 부부도 이 곳에서 물을 마신 후 임신을 했다고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희박하다. 바다에서 보면 섬 모양이 배 부른 임산부가 누워있는 모습과 신기할 정도로 닮았다.

배에서 내려 다양 분팅 호수로 올라가는 길은 10여 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중간에 나타나는 원숭이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는 음료수나 카메라 등을 빼앗기도 한다. 호수에 도착하면 수영을 하거나 오리보트 등을 타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데 수심이 깊으니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푸짐하게 차려진 바베큐 피크닉으로 점심을 먹고 한적하게 모래 사장을 거닐 수도 있고 마음 내키는 포인트에 가서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랑카위 바다에서는 우럭이 많이 잡히는 데 다금바리도 심심치 않게 맛 볼 수 있다.


■랑카위 안에서 랑카위 즐기기

-맹그로브 투어, 태초의 자연을 만나다

액티비티의 천국이라고 자신하는 랑카위는 섬 안에 머물면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많다. 자연과 보다 가까이 하고 싶다면 울창한 정글 속으로 맹그로브 투어를 떠나도 되고 악어 농장에서 악어쇼를 구경할 수도 있다. 이 중 랑카위의 자연을 가장 잘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맹그로브 투어다.

아열대 지역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신기한 맹그로브 나무를 가까이서 보고 랑카위의 ‘붉은 갈색 독수리’에게 먹이 주기 시간도 있다. 작은 보트를 타고 킬림 생태 공원(Kilim Geoforest Park)의 곳곳을 돌아보는데 양어장에서는 색색의 물고기를 만지고 먹이를 주는 등의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섬 서쪽의 지오파크에서 해발 700m의 친창산 전망대로 연결하는 케이블카 타기도 짜릿하다.

평소 운동을 틈틈이 해왔고 좋아한다면 자전거를 빌려 섬 일주에 도전할 수도 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거리가 80km 정도. 하지만 평지와 오르막이 적당히 섞여 있어서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근사한 저녁 식사를 원한다면 섬 서편에 위치한 테라가 하버 파크(Telaga Harbour Park)를 찾아보자. 랑카위의 청담동이나 이태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말레이시아와 세계 각국에서 온 부호들이 정박해 놓은 요트가 해질녁 햇빛에 반사되며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이를 배경 삼아 깔끔하게 단장한 레스토랑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다. 랑카위 최고 번화가라고 하지만 가격대는 주눅들 필요 없을 정도.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마레 블루(mareblu.com.my)의 씨푸드 피자는 30RM(한환 약 1만1,000원),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24RM(한화 약 9,000원) 정도이며 생맥주(6RM, 한화 2,300원) 가격은 콜라 등의 음료수(8RM)보다 저렴하다.

이밖에 랑카위 주민 대다수가 모여 사는 중심지 쿠아(Kuah) 타운에는 자신이 원하는 해산물을 주문하고 즉석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해산물 레스토랑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아이르 항갓 마을(Air Hangat Village)에서는 킥복싱, 뱀 쇼, 스턴트 쇼 등의 볼거리와 저녁식사를 곁들이는 전통 민속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랑카위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취재협조=말레이시아관광청 www.mtpb.co.kr


■랑카위의 골프장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부담없이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랑카위는 골퍼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휴양지다. 랑카위에는 3개의 골프장이 있었는데 현재 한 곳이 공사에 들어가 2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 다타이 골프 클럽 Datai Golf Club
랑카위 국제 공항에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랑카위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천연 그대로의 정글 속에 위치한 까다로운 오르막 언덕과 내리막 길, 굽이진 경사, 평지, 벙커, 수상 장애물과 정글 등 독특한 코스로 골퍼들의 도전의욕을 유발시킨다. 정글에 접해있어 간혹 원숭이가 공을 집어가는 장난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린피는 100달러 수준.

▼ 구눙 라야 골프클럽
Gunung Raya Club
국제 규격에 맞춰 건설된 코스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대한 평가가 좋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가 넓고 편안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으며 라운드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다. 이 곳의 클럽 카페는 이 지역 음식을 기본으로 한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 랑카위 아일랜드 골프장
Langkawi Island Golf Club
36홀에서 54홀 사이의 대형 골프장으로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고 있어 현재는 이용할 수 없다. 정확한 재오픈 시기는 아직 미정.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