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멀리하기엔 너무 파격적인 그대!

-전세기, 경영안정 등 여러 분야 지원
-수익도 함께 고려하는 상생관계 필요

경기침체로 인해 값비싼 해외여행보다 알찬 국내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또한 환율의 이점으로 많은 외국인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관광산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기에 각 지자체에서는 각종 지원을 통해 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지자체가 관광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이와 같은 지원이 어떤 것이 있고, 여행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발전을 위한 보완점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알아야 받는다! 지원 내용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각종 지원책은 외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와 관련된 것이 가장 많다. 일반적으로는 일정 인원의 관광객이 관내에서 숙박을 하거나 관광지를 관람하는 경우에 지급한다. 하지만 이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 따라 제공되는 분야와 혜택도 매우 다양해 숙지가 필요하다. <표 참조>



한 예로 전라남도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2가지 분야에서 8가지 항목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원대상은 관광진흥법의 규정에 준하는 여행업체 및 외국 여행업체에 한하며, 숙박비, 광고비, 중화권 관광객 유치상품 실비지원, 인바운드 전세기 임차비 지원, 도립국악단 전통공연 실시 외에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아웃바운드 전세기 임차지원, 출입국(환승)관광객 지원, 단체관광객 버스 임차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강원도청은 관광사업체 경영안정 지원을 시행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에 따라 어려움에 처한 관광사업체에 필요한 자금을 융자 추천해주고, 이자 일부는 도비로 지원한 이 제도는 지난해에는 7개 업체에 지원해준 바 있다.

충청북도는 외국인관광객 유치여행사 인센티브, 전세기 이용 인센티브, 수학여행단체 유치 여행사 인센티브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관광객은 10인 이상을 유치해 도내에서 숙박하는 경우 1인당 8,000원을 지급하며, 전세기는 외국인관광객 100명 이상이 탑승해 청주국제공항으로 취항하고 탑승객의 80% 이상이 도내에서 1일 이상 숙박하면 된다.

부산광역시는 크루즈 유치 인센티브도 벌이고 있다. 탑승비율 50% 이상의 탑승객으로, 관내에서 1박 이상 숙박을 하도록 한 여행사에 1회당 300만원을 지급하며, 부산에 본사를 둔 일반여행업체에는 10% 가산해 지급한다.

군청 등 소단위 단체들의 지원도 눈에 띈다. 양양군은 송이축제 홍보를 위해 인센티브 및 포상금 지급을 실시한다. 외국인을 유치해 송이채취 현장체험을 실시할 경우 성인 2만원, 어린이는 1만원을 지급하며, 내국인에게는 어른 1만원, 어린이 5,000원을 지급한다. 해당 행사에 참가하는 외국인이 100명 이상인 여행업체 중 1위에게는 500만원을 포상금으로도 지급한다. 괴산군은 괴산 고추축제 관광객 유치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 중이며, 괴산고추축제장을 주요여행상품으로 기획하고 축제장에 4시간 이상 체류하는 경우 35명 기준 버스 1대당 10만원을 지원한다.

이러한 지원금은 기간이 충분해도 예산 소진 시 중단되기도 하고, 기간 내에 서류를 접수하지 않는 등 주어진 절차 불이행 시 인정되지 않는다. 숙박만이 아니라 관광지 관람 포함이나 인원제한 등의 유의사항이 공문에 명시돼 있으므로 해당 관청에 미리 연락해서 점검해야 실적을 충족하고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민관(民官)제휴 늘어나

이 뿐만 아니라 관광객 증대와 여행사의 더 적극적인 동기유발을 위해 몇몇 지자체는 여행사와 일대다(一對多) 또는 일대일의 협조를 맺기도 했다.
올해 제주도는 ‘관광객 600만명 유치’를 위해 국내 24개 여행사와 인센티브 지원, 모객광고 인센티브 지원 등을 포함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전라남도는 외국인 관광상품 전담여행사 16개 업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드림투어는 지난 3월 지자체 및 코레일과 함께 ‘파랑새 기차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여행객 모집은 현대드림투어와 코레일에서 맡게 되며 시에서는 차량이나 식사비 등을 지원해 지역 관광자원을 홍보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현대드림투어 패키지팀 이홍철 대리는 “무궁화호 기차를 전세 계약해 연 200일 이상, 20개 상품을 만들어 출시하기로 했으며 지자체 대상 설명회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며 “현재 하고 있는 곳은 충주, 제천 등인데 충주시는 차량을 지원해주고 한우식당 비용까지 지원해 정상가 8~9만원 이상의 상품을 5만 원대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관광도 인천광역시에서 경비 일부를 지원받아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하는 ‘월미달빛누리 테마투어’를 판매하고 있다. ‘차이나타운&달빛산책’, ‘월미달빛누리가족여행’, ‘아름다운섬시도여행’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된 이 상품은 시의 지원이 더해져 7,000원부터 23,000원의 저렴한 가격이 책정됐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11월 한정으로 전주시가 지원하는 ‘천년의 맛 잔치 축제와 한옥마을’ 상품을 단독으로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사업부 이춘화 차장은 “현재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국내상품은 대부분 연합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으로 한 여행사에서 기획하고 판매하기까지는 아직 한계가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방 자치단체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단독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트너쉽 구축 배경은?

이 같은 지자체의 지원과 협력은 여행사를 살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인트라바운드(내국인 대상의 국내여행) 업체들에게는 어려웠던 시기를 버티게 해 준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지자체의 지원이 있기 전 국내관광여행사들은 인터넷과 이동 수단의 발달로 인해 역할이 축소되거나 존폐의 위기에 놓였었다. 여행객들이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스스로 차를 운전할 수 있고, 예약이나 주문에 따른 언어적인 어려움도 느끼지 못하며, 인터넷에는 숙박과 음식 등의 각종 여행정보가 넘쳐나 여행사를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관광여행사들은 생존을 위한 재정지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됐고, 지자체는 책정된 예산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사용과 관광객유치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양 측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지금과 같은 본격적인 관계가 구축된 것이다.

이후 여행사들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여행요금에 반영시켰고, 개인이 가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편리한 여행상품을 만들어 매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상품가를 보고 주판알을 튕기던 여행객들은 개별적으로 이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여행사가 얻는 이익은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경제적 상품출시 ▲경쟁력 있는 가격 ▲정부기관과 같이 일하는 곳이라는 프리미엄 ▲이를 통해 상승하는 인지도 및 신뢰도 등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효과적인 예산사용뿐만 아니라 성공사례 창조, 경제적 효과 창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경기침체가 두드러지면서 많은 해외수요가 국내로 전환되면서 지자체간 관광객 유치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도 지원과 협력을 더욱 증대시킨 계기가 됐다.

■추후 발전 방향은?

지자체-여행사간 이해관계 속에서 이뤄진 파트너쉽 구축이 첫 단추였다면 보다 밀접하고 발전된 관계를 위한 과제도 많다.

만성적인 문제로 꼽히는 수익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민관합작의 쇼핑센터 건립이 하나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관광객은 지방에서 특산품을 사고 싶어도 현지에서 파는 물건들이 믿을 수 있는지 안심할 수 없어 불신을 갖거나 사고 나서도 찝찝해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자체와 국내여행사는 애써 관광객을 유치했어도 특산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추가 수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지자체와 여행사가 이중으로 품질을 보증하고 판매할 수 있는 쇼핑공간을 만든다면 여행객은 원하는 상품을 믿고 살 수 있어 좋고, 지자체는 지방경제활성화를, 여행사는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여행사를 대하는 태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하나투어인터내셔날 국내사업부 박정기 본부장은 “일부 지자체의 경우 협력관계만 맺으면 관광객이 저절로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단순히 결과만 바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여행사와 협력해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하는 등 상생관계를 구축해야 원활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결과제는 ‘국내관광’

또 다른 중요과제는 국내여행객 증대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위에 열거한 대로 많은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인트라바운드보다는 인바운드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국내여행객의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어떤 지원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지원책을 받아보더라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서울, 부산, 제주, 경주 이외 지역을 검토해보지만 내국인에게도 인기 없는 곳인 경우 필수적인 숙박시설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포기하기 일쑤다. 이런 곳에 외국인 유치를 위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곧, 내국인 관광객의 인기가 뒷받침돼야 연쇄적으로 외국인 수요를 창출할 만한 상품출시가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지자체가 진정 외국인 관광객을 확보하고 싶다면 국내관광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국관광공사 국내진흥팀 김관미 과장은 “지자체들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국내관광객이 가지 않는 곳에는 해외관광객도 올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해외로 많은 관광객이 나가는 이유는 그 자체의 만족감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그것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므로 관광의 근간이 되는 국내관광 활성화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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