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흡연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
항공기내에서 흡연가들의 발붙일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내에서의 금연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내흡연이 지상에서보다 훨씬더 나쁜 영향을 타인에게 끼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증명되면서 각 항공사들이 금연석을 확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흡연자에 대한 질타의 눈초리가 한층 따끔해졌기 때문이다. 흡연자체가 단순히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지상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기내환경 덕분에 기내흡연이 특히 위해의 정도를 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본지는 항공여행이 잦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내흡연이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기내흡연에 대해 논하려면 우선 「항공의학」이라는 특수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전 세계 모든 여객기는 3만5천∼4만5천피트 상공의 제트기류를 타고 날아가도록 돼 있는데 이곳의 기압은 겨우 0.2기압에 불과하다. 이 상태에서의 인간은 30초 이내에 의식을 상실하고 만다. 그래서 모든 비행기는 여압 장치를 이용해 기내고도를 높여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한라산 높이(6천5백 피트)와 비슷한 4천 피트에서 6천 피트 즉 0.8기업가지만 여압을 시킨다. 정상적인 1기압으로 맞추려면 현재 여러 가지 항공공학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고 만약의 경우 부작용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기내환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의 1기압과는 전혀 다른 저기압 상태이므로 저산소증이나 과 호흡증, 감압증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유발하게 된다.
이 같은 생리적 변화는 우리가 한라산 정상에 올라갔을 때처럼 정상적인 사람에 있어서는 전혀 부작용도 없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흡연으로 인해 일산화탄소가 발생할 경우 특히 심장병환자나 노약자, 임산부들에게는 지상에서보다 훨씬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정상적인 기내기압이 0.8기압이므로 지상보다는 20%의 산소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내환경은 일반대기와는 다르게 경미한 저산소상태, 낮은 습도, 약간의 소음 및 진동 등으로 인해 쾌적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어야 할 곳이 자칫 불편한 곳으로 전락되기 쉽다.
여기소 흡연은 기내환경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물론 기내에서는 일반사무실보다 약 3∼4배에 달하는 속도로 환기를 시키고 있고 금연석과 흡연석이 분리돼 있기는 하지만 밀폐된 공간이므로 담배연기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즉 흡연자가 있는 기내공기와 전 좌석 금연 기내의 공기는 전체승객에게 전혀 다른 환경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사이나 항공의 항공 의료실 고문으로 있는 김정현 박사는 ▲담배에 의한 건강상의 위험을 낮추고 ▲담배연기에 의한 자극증상을 최소화하고 ▲화재의 위험성을 낮추며 ▲일반 실내환경기준과 같은 정도의 객실내부환경을 위해 기내에서의 금연을 권유하고 있다.
비흡연자가 담배연기에 노출됐을 때의 영향은 연소된 담배의 종류와 개수, 실내면적, 환기속도 및 거주시간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흡연 보모의 자녀에게서 폐렴, 기관지염, 기침, 천식 및 폐기능 장애 등의 호흡기질환 발생빈도가 높고 성장 후에도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성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심장질환이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위험성은 상당히 높아지고 단기간의 간접흡연으로도 점막자극증상이나 안구자극증상, 두통, 비강자극증상, 기침 등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편을 둔 비흡연자 중년부인에게서 폐암이 많이 발생된다는 보고도 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흡연을 허용한 객실내부의 담배연기에 의한 니코틴성분은 커피숍에서의 정도와 비슷하고 비 흡연 승객 및 승무원들의 혈액과 소변에서도 니코틴 성분이 검출된다고 한다.
이처럼 간접흡연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를 고려하여 세계 각 국에서는 기내에서의 흡연금지를 확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7년 캐나다와 88년 미국에서의 2시간 이내 비행거리에서의 흡연금지, 「8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비행기를 포함한 모든 공공교통수단에서의 흡연금지」등이 그것이다. 또 8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항공기 이용객 중 비흡연자의 95%와 흡연자중 57%가 기내에서의 흡연금지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3월 제8차 세계금연대회에서는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기내의 금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국제항공운송기구(ICAO)와 각 국 정부에 건의하는 내용이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도 했으며 이에 ICAO에서는 오는 97년부터 모든 민간 여객기내에서의 금연을 결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모든 국내선에서의 흡연이 금지돼 있고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9월부터 비행거리 1시간 30분 이내에서의 전 좌석 금연제를 실시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이를 3시간 30분 비행거리 이내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여승무원 백숙기 씨는 『전에는 담배연기로 인해 피곤함이 더했는데 단거리구간 전 좌석 금연운영이후 기내공기가 쾌적하게 유지돼 한층 상쾌한 기분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하면서 『탑승객의 금연은 자신의 건강을 지켜주고 타인의 건강침해를 예방함은 물론 승무원들이 보다 쾌적한 상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으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록 장거리구간일지라도 기내 흡연은 애연가들도 한번쯤 심사숙고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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