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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알려지고 유명한 여행지에는 맹점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신문과 잡지, TV를 통해 숱하게 봐 온 터라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가본 양, 착각하게 만드는 그곳. 명실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을 비롯해 다양한 관광명소로 무장한 해운대 역시 그 점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숱한 사람들이 가 봤다는 ‘해운대’란, 속내를 들여다보면 ‘해운대 해수욕장’에만 국한된 것이 현실이 아니던가. 그래서 트래비가 해운대를 콕 찍고 출동했다. 1박2일간 둘러본, 조금 더 세밀한 해운대 이야기.

글=오경연 기자, 사진=트래비 CB, 취재협조=부산해상관광개발 051-743-2500

해운대 1박2일 유람기
“해운대, 넌 어디까지 가 봤니?”

■Day 1 첫째 날

짧지만 아름다운 ‘항구도시의 꿈’

어느 화창한 날 아침,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역시 기차. KTX로 불과 2시간30분 내외의 시간만 투자하면 되니 말이다. 게다가 ‘기차여행’의 낭만이 더해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리오. ‘쏜살같이’ 달려 도착한 부산역에서 차를 타고 약 30여 분 남짓, 드디어 해운대에 도착했다.

★ 해운대 1박2일 일정표
Day1 크루즈 해상관광,
신세계 센텀 쇼핑투어
Day2 해수욕장, 시장, 누리마루, 광안대교, 달맞이고개 등 해운대 명소 드라이브 투어, <점프> 공연관람



▼Sailing Haeundae
항구도시에서는 역시 유람선이 제 맛

구내 대부분의 지역이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해운대는 부산에서도 항구도시의 ‘정수’를 맛보기에 최적의 요지라 할 수 있겠다. 이런 해운대의 특성을 십분 살린, 크루즈 투어로 해운대 여행은 시작된다. 코베아 크루즈는 ‘티파니 21’, ‘카멜리아 2000’, ‘동백호’ 등 3척의 선박이 해운대는 물론이고 광안리, 중앙동 등 부산의 핵심 관광요지들을 잇는 코스를 운항 중이어서 ‘짧고 굵게’ 부산의 바다를 즐기고픈 여행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중 보다 고급스런 시설을 갖추어 보다 럭셔리한 크루즈 여행을 만끽할 수 있는 티파니 21에 탑승하기로 했다.

선상투어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보다 가까이에서 해상의 다양한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누리마루가 있는 동백섬에서 출발, 해안선을 따라가며 조성된 해운대 해수욕장과 시내의 전경을 함께 둘러보고 이어서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찾아가는 코스이다. 동백섬에서 출발한 크루즈의 항로는 물 흐르듯 자연스레 해운대로 이어졌다. 선상에서 바다를 배경삼아 바라보는 해운대의 모습은, 뭍에서 바라본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시 한번 시선을 붙든다.

유람선 정보│선박명 티파니 21 운항코스 동백섬(누리마루)-해운대-광안대교-이기대-오륙도(주간)/ 동백섬(누리마루)-해운대-광안대교(야간) 운항시간 매일 4회(오후 12시, 3시30분, 7시, 10시30분) 예약·문의 1577-7721



▼Shopping Today
거부할 수 없는 ‘쇼핑의 유혹’

해운대에 자리잡은 신세계 센텀시티는 부산을 넘어 ‘전국구’에서도 손꼽히는 핫한 쇼핑 스폿이다. 올해 3월3일 정식 개장한 이 백화점은 오픈한 달에만 방문객 수 204만, 매출액 550억이라는 기록을 세웠을 만큼 화제에 올랐다. 규모면에 있어서도 신세계 강남점 면적의 3배로, 동양에서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다. 내로라하는 유명 브랜드숍에서부터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그야말로 없는 브랜드가 없을 만큼 다채로운 매장에서 최신 유행의 제품들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가 매력적인 또다른 이유는 쇼핑 이상의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9층에 조성된 인공정원 ‘스카이파크’는 넓은 잔디밭과 계절별로 피는 다양한 꽃들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쇼핑족에게 색다른 쉼터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시즌별로 다양한 종류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6층의 갤러리, 4층의 아이스링크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위치 해운대구 우동(지하철 21호선 센텀시티역에서 연결) 문의 1588-1234



■Day2 둘째 날

구석구석 둘러본 해운대 A to Z

해운대라는 지명은 수없이 들어 왔지만, 정작 ‘해운대’라는 이름의 유래가 무엇인지 아시는지? 신라 말기의 석학 최치원이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가던 중 들른 달맞이 일대의 절경에 심취, 자신의 아호를 따서 동백섬 암벽에 ‘해운대’라고 새긴 것을 계기로 이 일대를 해운대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천년을 가뿐히 넘나드는 세월 속에서, 오늘날의 해운대는 최치원마저 감동시킨 천혜의 자연경관에 더해 현대적인 볼거리까지 갖추고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여행지로서 거듭 진화하고 있다.

▼Driving Haeundae
‘바다를 달린다’ 해운대 방방곡곡 탐험기

‘해운대 드라이브’의 시작은, 부산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친숙한 광안대교이다. 총길이 7.42km에 달하는 국내 최장의 현수교인 광안대교는 해운대 대부분을 조망할 수 있는 해안 드라이브의 백미로 손꼽을 만하다. 광안대교를 타고 갯내음 물씬한 바람을 맞으며 푸른 바다 위를 달리노라면 인근의 오륙도, 동백섬, 달맞이 언덕, 해운대 해수욕장이 창밖으로 휙휙 지나쳐 간다. 야간조명이 화려하게 수놓인 광안대교의 야경 역시 ‘해운대 12경’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을 만큼 절경으로 손꼽힌다.

기나긴 광안대교를 거쳐 요트경기장, 수영만을 끼고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곧이어 동백섬으로 향한다.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陸繫島)인 동백섬은 섬 전체가 부산시 기념물 46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아름답게 우거진 지역이다. 누리마루 APEC 하우스, 해운정, 최치원 동상, 산책로 등이 있는 동백공원 등이 가볼 만하다. 특히 동백섬의 명소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누리마루 APEC 하우스는 광안대교와 해운대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에 위치해 기념사진을 찍기에 그만이다.

해운대 여행의 ‘화룡점정’은 역시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이 조성된 해변의 길이만 1.5km에 달하며, 빼곡히 들어찬 도심 빌딩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 속에 매년 여름마다 수백만 단위의 휴양객이 몰려드는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한 색색의 파라솔은 지난해 단일 해수욕장으로는 세계 최다 규모로 펼쳐져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 새삼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해수욕장 내에는 상시 널뛰기, 투호, 윷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체험장과 해변도서관, 아쿠아리움 등이 자리하고 있어 해수욕과 함께 풍성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해안으로만 향하던 차머리를 돌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뭍 안쪽으로 자리잡은 해운대재래시장으로 향했다. 부산시민은 물론이고 국내·외 여행객들도 즐겨 찾는 해운대시장은 지역 재래시장 분위기가 오롯이 살아 있어 여행하는 기분으로 둘러보기에 좋다. 물론, 부산 특산물 쇼핑에도 해운대시장은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해녀들이 직접 앞바다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 인근 좌동, 기장 등의 마을에서 농사지은 무공해 채소 등을 서울에서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일본 여행자들에게는 이곳에서 김을 사가는 것이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을 정도라고. 시장 입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튀김집, 분식집에서 출출한 뱃속을 달래도 좋다.

내륙으로 향했던 발길을 다시 해안으로 돌려, 해운대 드라이브의 마지막 코스인 달맞이언덕에 도착했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의 중간길에 우치한 달맞이언덕은 벚나무,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가는 와우산 중턱에 위치하며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주변 자연경관이 일품으로 ‘부산의 몽마르트르 언덕’으로도 불리운다고. 달맞이언덕 인근에는 최근 갤러리, 추리소설문학관 등이 속속 들어서 예술투어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굽이굽이 15번 이상 굽어진다 하여 ‘15곡도’라 불리우는 도로는 달맞이언덕의 백미로, 드라이브로 즐겨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달맞이길 도로에서 해월정을 지나, 좀더 해안가에 가까운 곳에 조성된 ‘문탠로드’는 총길이 2.2km의 산책로로, 달의 좋은 기운을 받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이름처럼 달빛 속에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체감하며 걷기 위해서는, 역시 밤이 제격일 듯. 매달 ‘문탠로드 따라걷기’ 행사가 개최되기도 한다.



▼해수욕장과 맞닿은 ‘명당’ 시클라우드 호텔

해운대 해수욕장과 도보로 불과 5분 남짓의 거리에 위치한 시클라우드 호텔은 바다를 조망하는 빼어난 뷰,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내·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위트급 이상의 객실 카테고리 대부분이 레지던스 타입으로 설계되어 세탁기, 주방시설을 갖추고 있어 룸 안에서 요리 등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들어 주변 건물들이 공사 중이어서 환경이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객실가격이 다소 낮게 조정되어 경제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 VIP 라운지는 부산국제영화제,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 파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392-100번지
예약·문의 051-933-1000 www.seacloudhotel.com

▼Jump, Jump, Jump!
부산에서 만나는 신명나는 공연 한 판

우리나라를 넘어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각광받은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점프>를 부산에서 만나 보자. 3대가 전부 무술의 달인으로 구성된 별난 가족, 그들의 집 안에서 펼쳐지는 요절복통할 에피소드가 공연시간 내내 배꼽을 잡게 만든다. 부산에 전용극장을 갖추고 오픈 런으로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어 여행 중 기분 전환으로 감상하기에 좋다.

공연장 위치 부산전용극장(해운대 그랜드호텔 내), 지하철 2호선 동백역 1번 출구 공연시간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 8시, 일요일·공휴일 오후 3시, 6시(월요일 휴무) 가격 R석 5만원, S석 4만원 예매·문의 051-7444-885 www.yegam.com


▼올 여름, 해운대 스크린 점령기

해운대가 주무대이자 ‘주인공’인 영화가 온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주연의 영화 <해운대>는 해운대, 대마도를 둘러싼 동해의 해저상황이 2004년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 환경과 유사하다는 ‘픽션’에서 출발한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100% 해운대 올 로케로 제작, 해운대의 친숙한 풍경이 영화 곳곳에서 등장한다. 물론, 지질학적으로 해운대는 쓰나미가 닥칠 위험은 없으므로 영화는 영화로서만 즐기시길. ‘죠스’보다 더 무서운, ‘쓰나미’로 무장한 영화 <해운대>를 통해, 올 여름 스크린에서 해운대를 ‘간접체험’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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