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hot Taiwan
so good Places


서울에서 출발해 2시간20분 만에 도착한 아열대 기후의 타이완은 온천으로 유명한 것처럼 ‘so hot’했다. 서울보다 습도가 높아 과연 순조롭게 여행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타이완의 ‘so cool’한 사람들과 ‘so good’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웰빙 온천부터 익숙한 관광지까지 장소별로 살펴보는 타이완의 매력을 만나보자.
정리=여행신문
대만 글·사진=Travie writer 제스

♣난터우

■해와 달과 호수 르위에탄

타이베이 공항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인 난터우현의 르위에탄(일월담 日月潭)은 그 이름처럼 ‘해와 달 호수’이다. 호수 북쪽은 해 모양, 호수 남쪽은 달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르위에탄은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타이완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지이자 꼭 한번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호수 가운데는 라루섬, 호수 주변에는 공자와 관우를 모셔 놓은 문무묘(文武廟)와 삼장법사를 모셔 놓은 현광사(玄光寺) 그리고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 유명한 라루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둘레가 7km에 달하는 호수는 어찌나 넓은지 배를 타고 가면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듯하다.



■아름다운 호수의 아픈 기억 라루섬

라루섬(拉魯島)은 아리산에서 하얀 백록을 따라 옮겨온 소수 종족인 라루족(현지어로 샤우주)이 터를 잡고 살아오던 섬이다. 1999년 9월21일, 이곳은 대지진으로 커다란 비극을 맞이했다. 그때 섬의 3분의 2 가량이 가라앉아 지금은 작은 언덕만큼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후 섬의 보호를 위해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지금은 선박을 이용해 섬 주변에 조성된 나루터에서만 이 섬을 볼 수 있다. 지금도 라루족은 섬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 숫자가 283명 정도로, 타이완의 소수민족 중에서 가장 적은 수라고 한다.

배를 타고 라루섬으로 가는 도중 까만 나비를 발견했다. 큰 호수 한가운데를 나는 나비는 쉴 곳도 없을 텐데 물과 아주 가까이 날고 있었다. 나비를 보고 있자니 대지진으로 희생된 어떤 영혼이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그 영혼들의 넋을 달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호수는 아주 작은 까만 나비와 함께 고요하게 말없이 흐르고 있었다.

■24시간 소원을 들어주는 문무묘

르위에탄 북쪽에는 문무묘(文武廟)가 위치한다. 사후세계를 중시하는 타이완 사람들은 곳곳에 사당을 지어 신들에게 소원을 빌거나 조상들에게 잘 지내라는 의미로 돈이나 물건들을 태워 보내 주기도 하고 삶의 소소한 일들을 신에게 물어 보면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문무묘에는 공자와 관우 그리고 지역 신들이 모셔져 있다. 관우장군에게는 사업이나 정의에 관한 것을, 맹자와 증자에게는 아이들의 공부나 시험에 관한 것을 빈다. 이 사당은 24시간 문을 열어 사람들이 기원할 수 있게 한다. 커다란 향로에는 향불이 끊이지 않아 그 연기가 아주 멀리 올라가 저승 세계까지 닿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친화적인 온천욕 라루호텔

라루호텔(涵碧樓)은 호수와 연결되어 숲 같은 느낌이다. 호주 건축가 Kerry Hill이 설계한 호텔로 안정감과 위안을 주는 자연친화적인 숙소다.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 와 아늑한 계곡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호텔 내부를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좋은 향이 퍼져 와 꽃이 가득한 산책로를 산책하고 있는 것도 같다. 세 배쯤은 더 건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로는 골목길을 연상시키며 막혀 있지 않은 천장을 통해 낮엔 자연광이 그대로 들어오고 저녁 하늘과 새벽 미명을 볼 수 있다. 창에는 유리가 없어서 안과 밖이 열려 있고, 건물 안에서는 어디에서든 호수를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다. 아주 세심하게 배려된 ‘열려 있는 실내’라고 할까. 같이 있지만 혼자 있고, 혼자 있지만 같이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진다.

창밖으로는 보이는 호수와 저 멀리 라루섬 그리고 섬으로 향하는 배들이 아름답다. 지름 1~2m가량의 작은 섬들이 떠다니는데, 이는 ‘부전’이라 불리는 인공 화단이다. 이 지역엔 중국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꽃 피는 계절이면 분홍색, 빨간색 꽃이 피어 호수와 함께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온천과 레스토랑, 수영장, 다원, 마사지, 승마 보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손오공과 불심 사이 현광사

현광사(玄光寺)는 삼장법사를 모셔 놓은 절이다. <서유기>에서 손오공과 함께 나오는 삼장법사가 실존 인물이라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현광사로 올라가는 높은 계단 아래에는 계란간장조림과 비슷한 ‘sun moon lake egg’라는 계란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다. 계란에 차와 양념 버섯 등을 넣고 끓인 것이라는데 1940년부터 영업 중인 아주 유명한 가게이니 한번쯤 맛볼 것을 권한다. 현광사 위쪽의 현장사에는 삼장법사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



♣타이베이

■수질 좋은 양명산 티엔라이 온천리조트

양명산은 휴화산이다. 뜨거운 유황온천을 즐길 수 있지만 언제 다시 활동할지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티엔라이 온천리조트는 그 염려가 무색할 만큼 평온하다. 티엔라이는 양명산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리조트 중 하나로 수질이 좋기로 소문이 났다. 객실에서 경치를 보며 반노천탕을 즐길 수 있으며, 양명산을 내려다보며 원하는 온도별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야외 노천탕도 있다. 리조트에서 산 아래로 흐르는 구름을 감상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또다시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황제 같은 우아한 문양의 까만색 나비였다. 마음이 풀어지고 상념이 사라질 때만 나비가 보이는 것일까. 낯선 곳에서 살랑거리는 나비는 이상하게도 마음에 큰 여운을 남긴다.

■타이베이 랜드마크 원산대반점

타이베이시는 커다란 양명산이 지키고 있는데, 산이 많은 서울과 비슷한 느낌이다. 시내 곳곳에 불교와 도교 그리고 이름 모를 여러 신들의 사원들이 화려하게 자리하고 있다. 원산대반점은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자 랜드마크. 자금성을 본뜬 외관의 화려함만큼이나 유명 인사들과 국빈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객실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노라면 반짝이는 야경에 마음이 설렌다. 우리나라의 유명 연예인들도 종종 머무는 이곳에서는 기분 좋은 밤과 낮이 흐른다.
객실요금 5,700~2만8,000NT달러 www.grand-hotel.org

■사랑이 가득한 초고층 빌딩 101빌딩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타이베이 101빌딩의 외관은 전통건축양식의 곡선과 이미지를 따른다. 그런데 참 세련되고 멋이 난다. 많은 관광객들은 빌딩 앞에서 건물의 꼭대기를 보느라 얼굴을 하늘로 향하다 못해 주저앉거나 드러누울 기세다. 101빌딩에선 ‘LOVE101’이라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화교 커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Marry me’ 이벤트를 통해 당선된 100여 쌍에게 저렴하게 결혼사진과 허니문을 제공하는 행사. 그중 한 커플은 한화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받는다고. 매년 진행되는 타이완관광청의 로맨틱 이벤트 중 하나다. 101빌딩은 이렇게 사랑이란 이름을 달고 새롭게 거듭나고 있었다.



♣북해안
관광구

■기이한 돌들의 숲 예류

타이베이시에서 양명산을 넘어 40~50분쯤 북쪽으로 가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북해안 관광구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예류(野柳) 지질공원은 버섯 같기도 하고 나무 같기도 한 돌들의 숲이다. 1,000~2,500만년 전 형성된 두터운 사암층과 해수의 침식작용으로 이런 버섯 모양의 숲과 촛대바위, 벌집 모양의 돌들이 있다.

■옛스럽고 아기자기한 마을 지우펀

옛 번화가에 시장이 형성돼 100여 년을 지키고 있는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간판들이 좁다란 길을 따라 상가를 형성하고 있다. 갖가지 먹을거리와 차 그리고 옷가게, 각종 기념품들이 그야말로 거리를 꽉 메우고 있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한글로 된 안내표지판도 볼 수 있는데 유난히 예쁜 골목길인 이곳은 한국에서는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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