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kyonghae@commkorea.com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지난 1월, 위기관리 강의를 위해 종로구에 위치한 본죽 본사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만난 본죽의 김철호 대표는 국내 최고의 프랜차이즈전문점 CEO지만 권위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소탈한 차림이었다. 강의 내내 고개를 끄덕거리며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 또한 무척 인상적이었다. 필자는 강의가 끝난 뒤 김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이렇게 큰 사업을 일궈내시다니 대단합니다. 1,200여 개의 가맹점을 낸 비결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겸손한 그의 모습에 ‘과연 성공하는 사람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필자가 김 대표를 만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 출간된 김 대표의 신간 ‘정성’과 2005년에 발행된 ‘꿈꾸는 죽장수’라는 책을 통해 이미 서면으로 만난 터였다. 몇 년 전만 해도 죽이 지금처럼 대중화 된 음식이 아니었기에 처음 김 대표의 책을 접했을 때는 다소 생소한 느낌마저 들었다. 죽을 팔아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책을 읽으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죽을 히트 아이템으로 발굴해 낸 그의 혜안(慧眼)과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뚜렷한 목표와 원칙,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김 대표의 삶의 자세가 본죽 성공의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사업 실패 후 호떡 노점상을 하면서도 반드시 말끔한 정장을 차려 입었다는 일화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편하고 따뜻한 옷을 입고 싶었을 법도 한데 그는 매일같이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거리를 나섰다. 500원짜리 호떡을 팔아도 ‘나는 최고의 외식업체 CEO’라는 자부심을 가슴에 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다. 외식업 창업을 결심한 그는 가장 먼저 요리학원부터 찾았다. 음식장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종 조리법부터 익혀야 했기 때문이다.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할 만큼 어려운 시기였지만 학원 원장님을 설득해 청소와 각종 사무업무로 수강료를 대신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원일을 도맡아 하며 어깨 너머로 틈틈이 요리를 배웠다. 수익이라곤 전혀 없었던 곤궁한 처지였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 대표는 성공한 외식업체 CEO라는 목표를 위해 온 정성을 다해 노력했다. 그 결과, 어느덧 연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본아이에프 그룹의 CEO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의 비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또 다른 성공을 꿈꾸고 있다. 2015년까지 본죽을 포함한 본아이에프 그룹 전체매출 1조를 돌파해 ‘1조 클럽’ 에 가입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중국에 진출한 본죽, 본비빔밥 등의 브랜드를 통해 세계적인 한식 프랜차이즈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한창이다. 지난 7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음에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

최근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그러나 하루하루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피나는 노력을 통해 성공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성공 스토리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돌아가는 듯해도 기본, 그것 하나 지켜내는 것으로 인생은 성공’이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빨리 가기 위해 서두르는 법이 없다. 수익이 덜 남더라도 정성을 다해 푸짐한 죽을 내놓는 것처럼, 조금 늦더라도 기본을 지키며 쉬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김철호식 경영철학이자 세상을 사는 방식인 것이다.

필자는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은 젊은 친구들에게 본죽 김철호 대표의 책 ‘정성’을 권하고 싶다. 젊은 친구들일수록 남보다 앞서거나 뒤쳐지는 것에 민감하기 마련이지만 그보다는 인생의 확고한 목표와 원칙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김 대표의 성공스토리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일이든 자신이 마음먹은 일에 온 정성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성공을 만드는 최고의 레시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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