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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타오르는 가슴을 참지 못해 바다위로 솟아 오른 섬이 있었다. 지금은 넘치는 열정 으로 자신을 녹아내리게 해 육지와 한 몸이 됐지만 아직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가고시마, 사쿠라지마는 특별하다. 평소에도 화산재와 해무로 쉽게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그들을 만나러 갔다.


■24시간 열려있는 ‘긴박한 섬’

가고시마 해안을 따라 가면 수시로 뜨거운 수증기를 분출하는 산이 있다. 이 산의 이름은 사쿠라지마다. 섬처럼 보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육지다. 수 백년 전부터 화산 폭발로 인한 분출물들이 바다를 메워 결국에는 육지가 됐다.

사쿠라지마는 가고시마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화산활동이 관측될 정도로 언제 대규모 화산 활동이 일어날 지 모른다. 때문에 가고시마와 사쿠라지마를 오가는 페리는 24시간 운영된다. 또 운항 주기도 5분 내외여서 유사시에는 빠르게 대피할 수 있다. 이는 여행객에 있어서 사쿠라지마에 들어가는 기다림을 줄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트를 찾아라! 사랑이 이뤄지는 전망소

사쿠라지마 구로카미 전망소는 분화구와 바다, 가고시마 본토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360도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의 탁 트인 시야에 마음이 편안해 지고, 높은 곳에 있으니 시원한 바람에 기분은 상쾌해진다. 전망소에는 각종 기념품 가게가 있으며, 위성에서 내려다 본 사쿠라지마 사진도 볼 수 있다.
연인들이 간다면 재미있는 보물찾기(?) 놀이도 할 수 있다. 건물 기초를 현무암들로 만들었는데 이들 중 하트 모양의 돌이 4개 있다고 한다. 연인들이 4개의 돌을 모두 찾는다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자연을 조망하고 난 뒤 무료함을 달래며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도 있겠다.


■이번엔 시로야마 전망대!

시로야마 전망대에 가면 가고시마 시내는 물론 사쿠라지마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사쿠라지마 분화구에서 나오는 연기와 화산 흔적을 또렷이 볼 수 있다. 또 쉼 없이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 본토를 오가는 페리의 한적한 모습에 한결 여유를 찾게 된다.
전망대의 주인은 사실 사람이 아닌 고양이들이다. 전망대 산책로를 걷다보면 고양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발자국 하나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경계의 기운이 눈에 가득한 한국 고양이 같지 않으니 타지에서 만난 인연처럼 인사라도 나눠볼 만하다.

■사쿠라지마를 병풍으로 두른 정원

센간엔은 넓은 정원을 품었다. 가고시마 영주였던 시마즈미쓰하사가 조성한 곳이다. 영주는 물론 지역의 귀족들이 풍유와 여유를 즐겼던 곳으로 청명한 하늘, 듬직한 사쿠라지마, 푸른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니 명당이 따로 없다.
센간엔에는 가고시마 전통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라인 ‘쇼후켄’이 있다. 일본 내 중국에서 최초로 들여왔다는 대나무로 만든 죽통 밥은 별미다. 이 외에도 각종 기념품과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도 있다. 특히 사츠마기리코를 판매하는 공예관을 방문해 볼 것. 원색의 화려한 문양을 갖고 있는 사츠마리기코는 유기라고 하기보다 예술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귀한 대접을 받으며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099-247-1551 입장료 성인기준 1,000엔.




■온천의 품에 안겨볼까?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여행의 백미는 온천이다. 특히 후루사토 관광호텔 온천(www.furukan.co.jp 099-221-3111)은 바다를 조망하며 즐길 수 있어 육체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최고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자면 마치 신선이 된듯하다. 해넘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노을에 바다는 해무 속에 보일 듯 말 듯 수줍게 모습을 감춘다. 얼마 있으면 해가 져 모든 게 가려지는 탓에 이 풍경을 눈에 담고 싶을 지경이다.
온천은 인공적인 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다. 해변에 나가면 보글보글 올라오는 천연 온천수에서 족욕도 할 수 있다. 모종삽 하나만 있으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가고시마 여행 재미 중 하나다. 관련 투어상품은 사쿠라지마 비지터 센터에서 알아볼 수 있다.


글·사진=박우철 기자
취재협조=가고시마 시

▶Tip 사쿠라지마 여행의 시작은 비지터 센터에서부터
사쿠라지마의 역사, 문화, 생태를 한번에 알 수 있는 곳이다. 아쉽게도 한국어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 브로슈어 및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방문하기 전에 알아보는 것도 좋다. 099-293-2443 www.sakurajima.gr.jp/guide

▶Info 한국(인천국제공항)과 가고시마는 3월 기준 주3회(수요일·금요일·일요일) 대한항공이 정기편을 운항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후쿠오카와 가고시마시 사이에 신칸센이 완전 개통돼 2시간 대에 두 곳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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