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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랑카위는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아직 미지의 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부신 바다와 청량한 하늘, 꾸밈없는 자연이 여행자의 마음을 끊임없이 설레게 하는 랑카위는 유러피언들이 일찍이 점찍어두고 달콤한 휴가를 즐겨 온 세계적인 휴양지다. 휴식과 액티비티가 적절히 조화되는 휴가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랑카위의 매력을 소개한다.

글=김영미 기자 사진=박우철 기자, 트래비 CB 취재협조=말레이시아관광청 www.mtpb.co.kr 02-779-4422

■104개의 보석이 박힌 섬 랑카위

말레이시아 반도 북서부에 위치한 랑카위는 99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 군도(群島)다. 해수면이 낮아지는 간조 때엔 5개의 섬이 추가로 모습을 드러내 104개 섬이 된다. 랑카위는 말레이시아를 구성하고 있는 13개의 주 중 케다주(州)에 속하며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인도양이 말라카 해협과 만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으며, 태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독수리의 섬, 랑카위┃랑카위는 ‘독수리의 섬’이다. 섬의 명칭도 고대 말레이시아어로 독수리를 의미하는 ‘Helang’과 적갈색을 의미하는 ‘Kawi’가 합쳐져 ‘Helangkawi’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됐다. 옛날옛적부터 오늘날까지 랑카위 군도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독수리가 살고 있다. 랑카위의 독수리는 크게 갈색 독수리와 회색 물수리 두 종류다. 야생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며 독수리를 생생하게 감상하는 ‘이글 피딩’ 투어는 랑카위에서 꼭 해봐야 할 이색 체험거리 중 하나다.

흥미진진 전설의 섬, 랑카위┃랑카위의 섬들엔 각기 다른 신비한 전설과 신화가 전해 내려온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수리(Mahsuri)의 전설. 18세기 말 랑카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미녀 마수리는 남편이 전쟁을 나간 사이 간통을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하게 된다. 마수리는 결백을 주장하면서 흰 피를 흘렸고, 7대에 걸쳐 랑카위에 불운이 계속될 것이라는 저주를 내렸다. 실제로 그후 200여 년간 랑카위에는 외부의 침략이 끊이지 않고 흉작이 계속돼, 사람들은 마수리의 저주를 철석같이 믿게 됐다. 마수리의 7대손이 태어난 1987년에 이르러서야 랑카위는 개발되기 시작했고, 이후로는 농작물도 대풍을 이뤘다고 한다.

세계적인 휴양지, 랑카위┃랑카위 본섬은 제주도 절반 정도의 작은 면적이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와 다양한 수준의 숙박시설이 섬 곳곳에 자리한 세계적인 휴양지로,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자랑해 ‘케다의 보석’, ‘안다만해의 진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랑카위는 완벽한 DIY(Do it Yourself)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랑카위의 바다와 산, 육지를 넘나들며 알찬 일정을 꾸릴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랑카위는 ‘요트광들의 쉼터’이기도 해 남국의 휴양지와 럭셔리한 요트들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을 맛볼 수 있다.

섬 전체가 면세 지역, 랑카위┃랑카위는 섬 전체가 면세 지역이다. 랑카위가 면세의 섬이 된 것은 말레이시아의 전 수상 마하티르 덕분. 그는 자신의 고향인 케다주의 랑카위를 면세 구역으로 지정해 랑카위가 관광지로 발돋움하도록 ‘팍팍’ 밀어줬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이라서 대개 주류 및 담배를 비싸게 판매하지만, 랑카위에서는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류 및 담배를 구입할 수 있으며 화장품, 슈즈, 의류 등 다양한 물건을 면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단, 술과 담배를 섬 밖으로 가져가는 것은 랑카위에 48시간 이상 머물렀을 경우 주류 1리터 이하, 담배 1보루에 한한다.

여성들을 위한 여행지, 랑카위┃랑카위는 여성들을 위한 완벽한 여행지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치안이 가장 잘 돼 있는 나라로 꼽히는데, 랑카위는 그중에서도 특히 안전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던한 리조트와 호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우아하게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해변의 바, 면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쇼핑몰 등 여성들이 좋아하는 여행의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으니, 랑카위는 여성들을 200% 만족시키는 휴양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Sunset dinner cruise 선상에서 만끽하는 황홀한 선셋

핑크빛 무드가 진하게 감도는 선셋 디너 크루즈는 허니무너에겐 필수 코스, 다른 여행자들에겐 강력 추천 코스다.
요트 크루즈 위에서 바다와 석양을 감상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이토록 로맨틱한 랑카위의 매력 속으로 안내한다.

랑카위의 선셋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랑카위 어디에서나 황홀한 선셋을 감상할 수 있지만, 랑카위의 선셋을 가장 로맨틱하게 즐기고 싶다면 선셋 디너 크루즈를 추천한다. 선셋 디너 크루즈는 시원한 바다 위 요트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면서 맛있는 저녁식사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선셋 디너 크루즈는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아와나 포르토 말라이(Awana Porto Malai) 항구에서 출발한다. 요트 크루즈에 탑승한 후 서서히 바다로 나아간다. 랑카위 바다는 파도가 거의 없어 고요하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요트의 데크로 나서면 탁 트인 수평선이 시야에 가득 담기는데, 난간이나 창문이 없어 바다 한가운데 둥실 떠 있는 기분이다. 카메라에 저절로 손이 가는 포토제닉한 분위기에 탑승객들은 기념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데크 위 매트에 누워 무료로 무제한 제공되는 시원한 음료와 맥주, 칵테일을 마시며 달콤한 휴식을 취해 본다. 요트가 바다 한가운데 다다르면 선셋 크루즈에 ‘솔트 워터 자쿠지(Salt Water Jacuzzi)’가 개장된다. 요트 뒷부분에서 바다에 그물을 내려 간이 자쿠지를 만드는 것. 솔트 워터 자쿠지는 망망대해에 몸을 담근 채로 랑카위의 노을을 감상하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요트 여기저기서 탄성이 새어 나온다. 석양의 붉은 세레나데가 강렬해질 때, 선셋 디너 크루즈의 로맨틱함은 절정에 달한다. 랑카위 선셋의 색감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붉은빛, 주홍빛, 노란빛, 보랏빛까지 날씨와 시각에 따라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선셋을 상상했든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

황홀한 선셋 타임이 끝나자 크루들이 디너가 준비됐음을 알려온다. 노릇노릇 구워진 BBQ 요리, 치킨,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 샐러드 등 맛있는 요리가 뷔페식으로 푸짐하게 준비된다. 캄캄한 밤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며 식사를 하는 동안 요트는 아와나 포르토 말라이로 돌아온다. 꿈결 같은 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지금까지 한 번도 컴플레인이 없었다”는 크루즈 스태프의 자랑이 진실임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소요시간: 선셋 크루즈마다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오후 5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약 3시간 요금 및 예약 국내여행사 및 현지 호텔·여행사에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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