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직무요구에 ‘가슴앓이'

■여행업계 직무스트레스 ‘양호’

여행사, 항공사, 관광청, 랜드사에 근무하고 있는 팀장급 이하 직원 60명(여행사 20명, 항공사 14명, 관광청 11명, 랜드사 15명)을 표본으로 삼아 직무 스트레스 요인을 측정한 결과 전반적인 직무 스트레스 노출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팀장급 이하 여행업계 직원들의 직무 스트레스 지수를 ▲물리적 환경 ▲직무 요구 ▲직무 자율 ▲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 ▲조직체계 ▲보상 부적절 ▲직장문화의 8개 영역으로 구분해 측정한 결과 ‘직무요구’ 영역을 제외하고 다른 7개 영역에서는 모두 한국인 전체 근로자의 평균 측정값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팀장급 이하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행업계의 직무 스트레스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서비스업종의 특성상 업무 자율성이나 자신의 직무에 대한 애착이 큰 데 따른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과도한 업무량 … 직무부담은 평균 웃돌아

그러나 직무요구 영역의 스트레스 측정값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8개 항목 중 유일하게 한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직무요구 영역은 직무에 대한 부담 정도를 나타낸다. 참고값보다 클수록 직무요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직무요구 측정값은 58.4점으로 한국인 전체 근로자의 평균값인 52.2점(남자 50.1점, 여자 54.2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실 쾌적성 등의 물리적 환경(물리적 환경), 의사결정권 등의 직무 자율성(직무자율), 동료나 선후배간의 대인관계(관계 갈등), 현 직업 및 직무에 대한 안정성(직무 불안정), 회사 운영방식 등 조직체계의 합리성(조직체계), 급여 등 보상체계(보상 부적절), 회식문화 등의 직장문화(직장문화)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지만 직무에 대한 부담(직무요구)은 더 높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시간적 압박, 업무량 과다, 동료나 부하직원에 대한 책임감, 휴식시간 부족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얘기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비교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한국의 전체 근로자들보다 더 높다는 점은 여행업계 전체적인 차원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록 한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 측정값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관계갈등(전체평균 33.4점, 여행업계 30.4점), 조직체계(전체평균 52.4점, 여행업계 48.0점) 항목도 비교적 높게 조사됐다.

부문별 직무스트레스 분석해보니

■스트레스 가장 낮은 곳 관광청

관광청, 랜드사, 항공사, 여행사의 4개 부문별로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하면 관광청 종사자들의 직무 스트레스 측정값이 다른 부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청의 경우 8개 스트레스 요인 항목 중 직무자율과 직장문화 항목을 제외한 6개 항목에서 랜드사, 항공사, 여행사보다 낮은 값을 기록했다. 그만큼 다른 부문들과 비교해 전반적인 직무 스트레스 지수가 낮다고 할 수 있다.

■여행사, 근무지 환경에서 꼴찌

직무자율 및 직장문화 항목에서는 여행사가 가장 낮은 측정치를 보였다. 이는 그만큼 상대적으로 직무자율성이 높고 직장문화의 문제가 적다는 얘기다. 여행사의 경우 물리적 환경 항목에서 가장 높은 측정치를 기록해 사무실 쾌적성이나 업무자세 불편함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른 부문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직무 자율성이나 직장문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4개 부문 중 가장 낮은 상황이다.

■항공사 직원도 애달프다

항공사 종사자의 경우 가장 많은 항목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1위를 달렸다. 8개 스트레스 요인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항공사의 측정값이 가장 높게 나왔는데 이 중 직무요구(전체평균 52.2점, 항공사 58.3점), 조직체계(전체평균 52.4점, 항공사 61.2점), 직장문화(전체평균 41.7점, 항공사 47.0점) 항목의 경우 한국인 전체 근로자의 평균치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의 경우 다른 부문에 비해 안정적이고 보상체계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정작 항공사 직원들의 경우 여행사나 랜드사, 관광청 직원들보다도 더 많은 항목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랜드사, 이곳저곳 비위 맞추다보니

랜드사 종사자의 경우 다른 부문 종사자들에 비해 직무요구, 관계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노출정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요구 항목에서 랜드사는 61.7점을 기록, 여행업계 평균(58.4점)은 물론 한국인 근로자 전체 평균값(52.2점)보다 높게 나왔다. 관계갈등 항목에서도 여행업계와 전체 평균치를 웃도는 측정값이 나와 업무상 겪는 조직내외의 직무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항공사-여행사-랜드사로 이어지는 여행업계의 유통구조와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 1>



★직무스트레스도 체계적 관리 필요

업무상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지만 대처방법에 따라서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를 그냥 방치했다가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개개인의 차원에서는 물론 회사나 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스트레스 측정과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에 여행업계 팀장급 이하 직원들의 직무 스트레스 측정은 한국산업안전공단(www.kosha.or.kr)이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한국인 직무 스트레스 측정 평가’<표 4>를 사용했다. 직무 스트레스 요인(Job Stressor)은 근로자의 능력이나 자원, 바람, 요구가 일치하지 않아 근로자에게 유해한 신체적 또는 정서적 반응을 초래하는 업무적 요인을 말한다.

직무 스트레스 측정은 8개 영역 43개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활용한다. ▲물리적 작업환경 ▲직무 요구 ▲직무 자율성 ▲대인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성 ▲조직체계 ▲보상 부적절 ▲직장문화의 영역별로 직무 스트레스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또는 직장 내에서 부서 및 회사 전체의 집단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측정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측정 후 결과가 나오면 영역별 환산점수를 계산해 한국 근로자의 참고값과 비교해 상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회사에서 단체로 측정을 실시했다면 회사 전체의 측정값을 산출해 부서별 평가를 위한 상대적 비교의 참고값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개인별 혹은 부서별 측정값이 참고값보다 클수록 상대적으로 해당 직무 스트레스 요인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업무량 조정, 부서 재배치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방지할 수 있다. <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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