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kyonghae@commkorea.com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한동안 도요타 리콜과 관련해 온 세상이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리콜이란 회사측이 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보상해주는 소비자 보호 제도로, 도요타는 마지못해 하는 엉거주춤한 리콜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 결국은 실패한 위기관리 사례를 보여주게 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리콜과 관련해 상징적인 일이 있었다. LG전자가 유아 질식 사고가 있었던 드럼 세탁기에 대해, 지난 2월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 것이다. LG전자는 리콜과 함께 드럼 세탁기 안전 사용 캠페인도 진행했다. 임시방편으로 리콜을 하는 기업도 있는데 LG전자는 근본적 처방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리콜과 꼭 병행해야 할 조치가 바로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이다.

또 다른 리콜 사례로 장난감 회사 마텔의 예를 살펴보자. 2007년 8월, 마텔 장난감에서 인체에 유해한 납성분이 검출됐다. 미국 소비자 안전 위원회(CPSC)는 마텔사에 전세계에서 판매된 1,800만 개 이상의 완구류에 대한 즉각적인 리콜 조치를 요구한 상황이었다.

마텔의 CEO 로버트 에커트 사장은 리콜 조치를 시행하기 전, 직접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사과 동영상을 통해 리콜의 원인, 사과 메시지, 안전을 중시하는 기업 철학,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에 대한 메시지들을 전달함은 물론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한 답변 등을 한 곳에 모아서 전달했다. 에커트 사장은 “부모가 돼라(Be Parents)”, “어린이가 돼라(Be Children)”라는 두 가지 핵심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회사 사장 스스로 자신도 자식을 둔 부모라는 것을 강조했고, 부모의 입장에서 이 사태에 대처 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는 리콜 후 오히려 큰 매출 및 영업 이익의 신장으로 귀결됐다.

마텔은 3단계 안전진단 시스템을 강화해 재발 방지 장치도 개발했다. 왜냐하면 위기관리 핵심은 재발 방지에 있기 때문이다. 이후 리콜 사태를 겪은 마텔의 제품에 대해, 앞으로도 구매를 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의도는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리콜을 비롯한 소비자 안전의 실질적 조치에 대한 신뢰도 또한 상승했다.

마텔과 도요타는 공개적인 리콜을 선언하고, 판매중지와 생산중지라는 과감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리콜 시 기업의 최고 책임자인 CEO는 면밀히 주변상황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도요타 사태에 있어서도 중간 간부들이 승진이나 감봉 등을 우려해 리콜을 건의하지 않아서 이것들이 누적돼 나중에 큰 위기로 발전하게 됐다. 사건이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이슈라면 가급적 CEO가 사건 발생 직후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해명하는 게 현명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성심성의를 다하는 태도는 고객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나아가 대중에게까지 심어줄 수 있다.

여행업계도 더 이상 리콜과 관련해 무풍지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 여행업계 리콜 관련 사례들을 유심히 분석해 우리 여행업계도 리콜과 관계된 기본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우리 여행업계에서도 여행업계 소비자들의 불만을 줄이는 데 힘쓰고, 철저한 상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리콜을 사전에 예방하며, 리콜을 단행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실시할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야 하겠다.

기업도 사람의 일인지라 실수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은폐하고 축소해 비도덕적인 이미지로까지 뻗어나가 위기관리의 실패사례로 기억되기 않도록 ‘당당한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 당당한 리콜을 통해, 위기상황에서도 소비자와의 진솔하게 소통하며 성공의 기회를 제대로 마련함은 물론, 리콜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미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문화로 바르게 정착시킬 수 있도록 기업이 스스로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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