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및 현물 제공으로 각축전 심화
-경쟁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우려 커

항공 홀세일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풀컴은 기본이고 1,000만원당 최고 25만원의 현금 지급을 내걸고 있거나 현물도 제공하고 있다. 거래하는 업체는 경쟁이 심할수록 즐거운 일이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죽을 맛’이나 다름없다.



■3% VI에도 수익은 ‘전무(全無)’

인터파크와 온라인투어는 1,000만원 발권 매출 당 25만원의 현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동일 조건에서 투어2000은 22만원, 자유투어는 20만원을 제공한다.
현금 제공이 적은 업체들은 A4용지, 커피 기프트콘, 선풍기, 물티슈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커미션을 보완하기도 하며 이외에도 각 사는 첫 거래시 현금 5만원을 제공하거나 우수 대리점 대상 뮤지컬 관람권 등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중이다.

지난 5월부터 업계 최초 25만원의 커미션을 지급하고 있는 인터파크 측은 B2B부분의 후발업체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정책을 취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현금 제공은 기존부터 타사가 해왔던 전략이기에 별다를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금액수가 올라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항공 홀세일 업체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타사 정책을 따라가자니 수익이 울고, 할 수 있는 만큼만 제공하자니 타사로 물량을 뺏길 수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입장이다.

문제는 항공 홀세일 업체의 수익률이다. 이러한 커미션 제공은 곧 VI 지급액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만 목표를 달성해 원하는 VI를 받아도 ‘상처뿐인 영광’이다. 1,000만원에 25만원을 계산하면 2.5% 인데 만약 3%의 VI를 받더라도 커미션을 지급하고 남는 것에서 직원 임금,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수익이 없다. 한 예로 모 항공 홀세일 업체는 수백억대의 발권액을 기록했지만 결국 손해를 면치 못했다. 과도한 커미션 지급이 원인으로 프로모션 비용만 수억이 발생했지만 국적사 및 OAL의 VI로 벌충할 수 없을 만큼 공격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프로모션을 통해 일단 거래를 터놓으면 계속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 초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한시적이 아닌 끝을 모를 경쟁으로 치닫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B2B와 B2C 모두 고전 중

업체들 중에는 G마켓이나 투어자키 등의 오픈마켓에 입점한 경우도 있다. B2B가 아닌 B2C를 대상으로 하지만 가격 경쟁이 심하다는 점에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단 가격이 낮은 곳으로 구매자가 몰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만큼 업체들은 원가에 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고 아예 손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한 여행사는 지난해 판매가 부진하자 최저가 판매 보장을 하고 1~2% 수익을 얹어 팔던 항공권을 모두 원가로 풀었다. 하지만 타사가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바람에 최저가 보장이 오히려 양날의 칼로 되돌아온 경험도 했다. 이젠 원가 판매도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 셈이다.

물론 인지도가 낮은 업체가 인지도 제고를 위해 프로모션 행사 차원에서 일부를 초특가에 판매할 수 있으며 VI를 노리고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적은 가격차에도 쉽게 구매처를 바꾸는 온라인 고객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별도의 충성고객 양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VI로 메꿀 수 없는 영업을 한 경우 그 손해는 결국 회사 전체가 떠맡아야 한다. B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100원만 바뀌어도 전화에 욕을 하는 고객도 있는 만큼 애초에 가격 인하를 통한 내 고객 확보는 어렵다”며 “가격 정책을 펼치면 그만큼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상대해야 하니 직원들도 힘들고 수익은 없으니 회사도 힘들어질 뿐”이라고 말했다.

■현금 제공보다 대리점 관리에 초점도

사실 이러한 경쟁이 비난만 받는 것은 아니다. 발권액에 따라 높은 현금 커미션을 지급받을 수 있는데다 금액도 올라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소여행사 등 발권을 의뢰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이 되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항공권 판매를 해야 원하는 VI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지금의 영업방식을 진행하기란 어려운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해당 업체들도 과당 경쟁의 주도자이면서 피해자인 만큼 일단 여름 성수기가 지나간 후 수익률 정상화를 위한 차별적 전략으로 정상적 영업에 대한 점검과 고민을 하겠다는 응답도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사실 지금 제공하는 커미션이 마지노선으로 타사가 커미션을 더 올린다 해도 따라갈 이유가 없다”며 “가을 이후 회사 차원에서 지금의 영업 방식을 개선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업체는 현금 제공을 통한 경쟁 보다는 대리점 발권 집중 및 서비스 강화를 통한 방법으로 항공 홀세일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롯데관광은 8월 중 여행사 대상의 항공권 홀세일 사이트를 오픈하고 각 대리점의 발권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타사와 같은 수준의 커미션 제공보다는 일단 자사 대리점을 대상으로 최다 발권 여행사 등을 선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고객 응대 서비스 강화를 통해 물량을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여행매니아도 곧 항공 홀세일에 뛰어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여행매니아 측도 무리한 현금 제공에는 부정적이란 입장이며 대리점의 증대와 이에 대한 서비스 강화를 통해 발권량을 늘리겠다고 전해 향후 이들 업체의 선전여부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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