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격 관광통역안내사 의무고용제가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9월26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각 인바운드 여행사는 외국인 여행객 안내시 반드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유자격 가이드를 배치해야만 하며, 위반시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비록 1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인바운드 업계, 특히 중국 인바운드 업계의 혼란은 여전하다. 현역 가이드들 대부분이 무자격자라는 상황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 관련 업계에서는 추가 보완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정부의 지도점검설도 나돌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편집자 주>

-유예기간 지났어도 여전히 무자격자 태반
-지도점검 나오나 불안 … 뾰족한 수 없어

■현장 가이드 중 유자격자 30% 미만

유자격 가이드 의무고용제는 유자격 가이드 부족 및 수급상의 어려움, 인바운드 여행사의 부담증가 등으로 처음부터 인바운드 업계의 우려를 샀었다. 특히 화교나 조선족 출신 가이드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중국 인바운드 업계의 경우 이들 대부분이 무자격자여서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중국어 가이드들 중 유자격 가이드 비율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전체의 3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인바운드 업계에서는 “최성수기 때 1,000명 정도의 가이드가 투입된다고 하면 그중 유자격 가이드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200~300명에 불과하다”며 “무자격자 대부분이 화교나 조선족 가이드들인데, 언어구사 능력 등 현장능력은 뛰어나지만 한국의 국사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자격시험 합격이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준비기간 개념으로 부여된 게 바로 1년 동안(2009년 9월26일~2010년 9월25일)의 유예기간이다. 유예기간 동안 무자격 가이드들에게는 특별교육 수료자에 한해 임시자격증이 부여됐으며, 인바운드 업계는 이들 무자격 가이드들의 자격취득에 초점을 맞춰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자격시험 합격자 수도 기대 밑돌아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현장에서 활동 중인 무자격 가이드를 대상으로 개설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취득 대비반은 2차례 모두 일찌감치 수강등록이 마감됐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최종 합격자 수는 수강등록인원(총 180명) 대비 10%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KATA 관계자는 “수강등록자 180명 중 9월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70명 정도인데 1차 필기시험 결과 16~20명 정도가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면접시험을 거쳐 12월 최종발표에서도 그 정도 선이 될 것 같다”며 “법규와 국사 등에서 과락이 많이 발생하는 등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지난 15일 설명했다.

당초 기대보다 자격증 취득자가 많지 않고 그마저도 최종 합격자 발표가 12월로 예정돼 있어 공백기간이 상당히 긴 상황이다. 이에 따라 KATA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유예기간 동안 무자격 가이드들에게 부여됐던 임시자격증의 유효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건의했다.

KATA는 건의서에서 “12월에 합격자 발표가 있어 임시자격증 만료기간(2010년 9월25일) 이후 3개월 정도의 공백이 생기며, 이 기간 동안 관광안내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업계의 열악한 관광통역안내사 수급 현실을 고려해 가이드 수급문제가 안정화될 때까지 현업에서 근무한 우수한 인력에 한해 일정교육을 이수시킨 후 임시자격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시자격증 연장” VS “사실상 불가능”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법률 부칙으로 규정됐던 유예기간이었고 그 기간이 만료됐는데 이를 또 연장해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현장에서 활동 중인 기존 가이드들을 합격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왜 자격증 소지자들이 업계에서 일을 하지 않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여행업계 입장에서야 현재 활동 중인 무자격 가이드들의 자격취득이 최우선일 수 있겠지만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험 주관처인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이번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필기시험에서 150여명이 합격하는 등 여행업계 이외의 자격증 취득자도 상당히 많다. 또 지금까지 약 2,700명이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들 비 여행업계 자격자들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인바운드 업계에서는 충분한 현장능력과 언어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시험에만 합격한 경우도 많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무턱대고 단속하면 문제 커질 것”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바로 무자격 가이드 에 대한 지도점검 여부 및 시기다. 유예기간이 끝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간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만큼 조만간 현장 점검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예측이다.

이에 대해 한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현 상황에서 무턱대고 지도점검을 하게 된다면 현장에 큰 혼란이 발생해 문제가 커지는 것은 물론, 여행사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현지 파트너 여행사 또한 한국송객을 꺼리게 될 것”이라며 “업계 현실을 고려한 해결책 마련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활용 가능한 유자격 가이드가 충분치 않으면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경영상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자격자 지도점검 시행여부나 시기 등과 관련해서는 15일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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