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철도 예약전문업체 유레이드코리아(EurAide Korea)의 이분란 소장은 말도 걸음도 빠르다. 여행시장의 트렌드에서도 남들보다 앞서 있다. 5년 전 이 소장이 유레이드코리아를 시작할 당시, ‘철도만 전문적으로 판매하겠다’는 생각은 혁신적인 것이었다. 사람들은 “철도 하나만 팔아서는 6개월도 못갈 것”이라 만류했지만, 유레이드코리아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상담 수수료의 개념이 모호하던 시절부터 상담료를 고집한 것도 지금에 와서 보면 선견지명이었다. 유레이드코리아는 오는 11월9일로 꼭 5살이 된다. 지난 5년이 ‘철도예약업체’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년은 철도와 독일 전문업체로 도약하는 시기다.

■적극성과 행동력이 만든 기회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외국계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그러나 제 꿈은 ‘세계여행’이었기 때문에 1997년 승진을 앞두고 퇴사를 했지요. 바로 IMF가 터지더군요. 다행히 관광통역사 자격증이 있었기 때문에 나이가 있었음에도 자유여행사(지금의 자유투어)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1년 정도 여행업무를 배운 후 프리랜서를 선언했고 인·아웃바운드 인솔, 현지 가이드 등 종횡무진 현장을 뛰었습니다.

그렇게 6년을 하고 나니 선진국을 무대로 일을 벌여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FIT가 대세가 될테니 ‘기차표를 팔아보자’고 결심했지요. 그래서 TC를 하면서 거래했던 유레이드 본사의 앨런 뷔센베르크(Alan Wiss enberg) 사장에게 일을 해보고 싶다고 연락을 했고, 앨런 사장은 흔쾌히 기회를 줬습니다. 뮌헨역 유레이드 예약센터로 방문하는 한국인 및 영어권 여행자들의 티켓 예약을 도와주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저는 단순히 예약 헬퍼만 하지 않았습니다. 아는 TC들의 출장을 파악해 티켓을 판매하는 등 한 달 만에 한국인 손님을 전년대비 60% 증가시켰어요. 한국 물량을 끌어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철도예약을 도맡은 결과였습니다.

■경쟁력은 전문성과 틈새 노리기

본사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2005년 11월 유레이드코리아를 열고 B2B로 철도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다른 유럽열차 판매사들처럼 독일 유레이드의 업무시간에 맞춰 티켓을 예약하고 발권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지난해 독일철도청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실시간으로 유럽철도를 조회·예약·발권하고, 특가도 많이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독일철도청 한국 공식 발권센터로서 저희가 가진 강점들, 저렴한 요금과 편리함 등을 알리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지요.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여름에는 유레이드의 외국 사무소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고, 판매 신기록을 세운 공을 인정받아 유레이드 본사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레이드코리아가 잡아내지 못하는 유럽철도노선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독일철도청의 시스템을 이용하다보니 북유럽, 동유럽, 남유럽 등 유럽철도의 구석구석까지 모두 실시간 예약·발권이 가능하거든요. 유럽의 소도시·생소한 도시를 찾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여행사나 인터넷을 통해서 예약하기 힘들거든요. 여행사 담당자들도 ‘틈새 노선’을 바로 확인·예약할 수 있는 우리의 강점을 점점 알아주고 있습니다.

본사에 열차 E-티켓 서비스의 필요성을 어필해 유레이드코리아는 지난 11월2일부터 한국시장 최초로 유럽열차 온라인 E-티켓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기존에는 열차 티켓을 잃어버리면 끝이지만, E-티켓은 잃어버려도 다시 인쇄하면 되므로 안전하죠. 열차 E-티켓은 현재 독일 구간은 100% 이용 가능하고, 다른 유럽 노선들로도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E-티켓이 도입된 만큼 대한항공이 운영하고 있는 ‘플라이 & 레일’ 서비스와 함께하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현재 대한항공은 프랑크푸르트 노선 승객들이 독일 주요 도시로 이동할 때, 철도 티켓을 함께 발권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 티켓은 지정된 좌석이 없는 입석 개념이라 열차의 좌석을 지정받기 위해서는 기차역에서 따로 예약을 해야만 합니다. 유레이드의 E-티켓은 예약과 동시에 좌석 지정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상담에 상담료는 당연한것”

월드레일 웹사이트(www.worldrail.co.kr)를 운영하면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철도예약과 여행일정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행상담업무를 시작할 때부터 ‘상담료’를 받아왔습니다. 여행 서비스도 전문영역으로 봐달라는 일종의 호소입니다.

손님 1명의 맞춤형 여행 일정을 설계해주는 데 최소 2박3일이 걸립니다. 직원들 모두 자신의 여행을 계획하는 마음으로 효율적인 동선과 얼마의 비용이 절약되는지까지 꼼꼼하게 챙겨주기 때문이죠. 현재 여행기간에 따라 3~5만원의 상담료를 받고 있는데, ‘불만족하면 100% 환불해주겠다’고 하지만 단 한번도 환불한 손님은 없었습니다. 대신 늘 ‘고맙다’는 답신이 돌아오죠. 현재는 B2B가 약 80%를 차지하지만 앞으로는 B2B와 B2C를 5:5로 가져갈 계획입니다.

■‘열차’·‘독일’ 전문가를 꿈꾼다

독일철도청 승인 한국사무소를 맡고 있고 개인적으로 독일에 애정이 큰 만큼, 독일 테마상품 개발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독일하면 딱딱함, 분단국가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독일은 고성·테라피·예술·문학 등 다양한 관광 자원을 갖고 있거든요. 1년 전 출시한 열차와 펜션을 엮은 ‘레일텔’의 경우 아직 반응이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또 유럽의 호스텔 체인과 협력 관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며, 호텔이 아닌 펜션에서 숙박하는 상품을 통해 독일의 생활·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나를 거쳐간 고객에게는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여행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여행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독일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2013년 12월부터 독일 고속열차(ICE)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런던까지 들어갑니다. 독일에서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파리나 브뤼셀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유럽여행의 중심에는 항상 ‘철도’가 있었고, 철도노선의 변화는 유럽여행의 지형도를 바꿀 것입니다. 이러한 최신 동향에 항상 귀 기울이고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열차 전문가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진행=김영미 기자 star@traveltimes.co.kr
글=구명주 기자 mjg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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