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하드항공의 취항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직원 채용부터 운항에 필요한 제반 준비까지
차근히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취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더딘 감이 없지 않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항공권을 판매해야 할 여행사에서 ‘아직까지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반응도 있다. 신규 취항하는 항공사인데다 아부다비라는 지역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홍보, 마케팅부터 영업까지 보다 전략적인 움직임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편집자주>



-인지도 높이고 스케줄 조율 등 숙제 산적
-여행사와 이원구간 활용한 상품 개발 필요

■직원 채용 마무리 … 숨가쁜 행보

에티하드항공이 12월11일 직항 취항을 앞두고 숨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항이 결정된 것은 7월, 한국지사장을 선임한 것은 10월, 지사 직원을 선발하고 전 직원이 출근하는 것은 오는 12월부터다. 그동안 신규 외항사들이 취항을 앞두고 발빠르게 준비했던 것에 비하면 더딘 속도라 할 수 있다. GSA에서 취항에 필요한 준비를 해오긴 했지만 곽호철 지사장이 부임한 이후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봤을 때, 챙겨야 할 부분이 하나둘이 아닌 상황이다.

에티하드항공은 지사 체제를 가다듬는 게 가장 급선무인 상황. 현재 지사장과 영업총괄 부장, 일부 직원만이 선임된 상태로 영업, 마케팅 등에 필요한 6~7명의 직원 선발을 위한 면접을 마무리했으며, GSA를 맡고 있는 샤프 측과 업무 이관을 위한 작업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에티하드항공의 직원 채용과 지사의 행보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취항 준비를 어떻게 하고, 향후 에티하드가 어떻게 시장에 안착하느냐 여부다. 그런 점에서 항공권을 판매하고 상품을 구성할 여행사 입장에서는 에티하드가 신속히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여행사와 전략 공유…신속히 요구

현재 에티하드항공은 개별 항공 요금을 공시했고, 자사의 웹사이트와 GDS를 통해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취항 기념 특가로 아부다비 왕복, 이스탄불, 파리, 런던 등 유럽 지역 노선을 출시했다. 항공권이 매력적인 요금으로 출시됐음에도 대부분의 여행사 웹사이트에는 에티하드의 스케줄이 올라와 있지 않은 상황이며, 여행사 단체 요금은 아직까지 가닥이 잡히지 않아 여행 상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에티하드의 영업 전략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며 “상용시장이 주요 타깃이 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더디고 비밀스럽게 준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곽호철 지사장은 “아직까지 영업 전략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단계로, 단체 좌석의 경우 시리즈보다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항공사마다 또는 취항 지역에 따라 영업 전략이 다른 만큼 상용, FIT, 패키지 시장에 대한 전략을 획일적인 잣대로 볼 수만은 없다. 단 취항 초기 탑승률을 중시하는 항공사들의 관례를 봤을 때, 판매 여행사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B여행사 관계자는 “에티하드는 이코노미 좌석(164석)이 많지 않은 만큼 패키지에 할당되는 좌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취항 초기에 좌석을 채우기 쉽지 않을 경우, 임박해서 상품을 팔아보자고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결국, 시간이 임박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출시할 경우, 지중해, 중동, 유럽 상품이 저렴해지기는 하겠지만 여행사들은 수익 저하와 항공사간 과열 경쟁으로 인한 피해까지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품 기획과 모객에 최소한 한달이 필요한 점을 감안했을 때 패키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면 ‘서둘라 달라’는 주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티하드 입장에서는 여행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하루라도 빨리 개최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아부다비 상용 수요만으로는 ‘한계’

잘 알려진 대로 에티하드항공의 주요 공략층은 상용 여행객이다. 한국 정부가 아부다비 원전 개발을 수주했고, 유전 개발을 비롯해 건설 분야까지 꾸준히 방문객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두바이를 방문하는 한국인의 경우에도, 대한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승객을 합해도 하루 1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아부다비에 많이 진출한다고 하지만 한국 직원들은 대부분 매니저급이고, 실제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들은 아랍이나 다른 아시아 사람들”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상용 수요를 주로 공략한다 해도 현재로서는 아부다비 왕복 이용객이 많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 상용 수요가 대부분이지만 두바이 왕복만이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환승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중동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의 경우, 저렴한 요금으로 유럽뿐 아니라 남미까지 레저 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에티하드가 아부다비를 왕복하는 상용 여행객뿐 아니라 중점적으로 공략할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많은 항공사의 취항으로 경쟁이 치열한 유럽 지역을 제외한다면 중동·지중해 시장에서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과 경쟁할 ‘무기’를 내세워야 하는 것도 에티하드의 숙제다.

■밤 11시30분 서울 도착 … 대책 필요

한편 에티하드항공의 운항 스케줄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 화, 목, 토요일 스케줄과 수, 금, 일요일 스케줄이 시간대가 다른 까닭이다. 시간대가 다른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아부다비를 출발하는 화, 목, 토요일 복편(EY872)이 오후 11시2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승객들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수화물을 찾아 나올 경우, 자정이 가까워지는 터라 서울 거주자도 문제지만 지방 거주자에게 항공권을 파는 것 자체가 여행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곽 지사장은 “아부다비에서의 환승 편의를 위해 본사에서 결정한 사항으로 현재 조정을 요청했다”며 “이른 시간 내에 스케줄 변동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차량 서비스, 호텔 숙박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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