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을 가다
[현지취재]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을 가다
  • 여행신문
  • 승인 2010.1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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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넓게 펼쳐진 바위평반석을 밧줄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2. 키나발루산 정상


‘키나발루(Mt. Kinabalu/ 4,095.2m)’라는 산 이름은 원주민인 카다잔(Kadazans)족과 두손(Dusuns)족의 언어로 ‘죽은자의 영원한 안식처’라는 말에서 파생됐다. 카다잔족은 죽은 자의 혼이 산 꼭대기에 살고 있으며 정상 부근 바위에 자라는 이끼는 선조의 혼이 먹는 식량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도 이들은 매년 정상 부근에서 조상들의 혼을 달래는 의식을 열고 있다. 키나발루산은 코타키나발루에서 83km 떨어져 있는데 잘 닦여진 국도를 타고 버스로 약 2시간 거리다. 보르네오섬 최북단에 위치하며 넓이는 754평방킬로미터로 지리산의 약 1.5배의 크기다. 북위 4~8도 사이에 위치하여 바닷물은 따뜻하고 일몰과 일출 시각이 거의 같다.

아주 오래 전부터 원주민들 사이에서 신성시돼 온 키나발루산은 오랫동안 아무도 밟지 않은 미답봉으로 남아 오다가 1899년에야 비로소 영국인 식물학자 화이트헤드에 의해 첫 등정이 이뤄졌다. 그는 봉우리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 대신 40여 년 전 두 번이나 등정에 실패한 휴 로우경의 이름을 따서 로스픽(Low’s Peak)이라 명명했다.

지금의 산맥은 150만년 이전 수백년 동안 지표 아래에서 식혀져서 강력한 압력과 온도의 힘에 의해 모래암과 혈암(콜타르)으로 변형되면서 높아졌다고 전해진다. 이때 형성된 화성암이 산맥의 표면을 꿰뚫고 상승했고 정상 부근에 화강암 언덕을 이루었다. 지금도 매년 0.5mm씩 키나발루산의 고도가 높아진다는 설도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동쪽에 킹조지봉(4,062.6m), 킹에드워드봉(4,086m), 매실라우봉(3,801.3m), 당나귀봉(4,054m)이 위치하며, 서쪽에는 세인트존스봉과 서봉, 북쪽에는 빅토리아봉(4,090m)과 세인트엔드루스봉 등의 수많은 바위 봉우리가 솟아 있다.

남쪽으로는 광활하게 넓은 화강암 언덕이 펼쳐지다가 뽀족하게 솟아오른 남봉(3,921.5m)이 있는데 이 바위봉은 정상의 높이보다 훨씬 낮으나 웅장하고 기가 센 이 산의 상징성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정상에서는 동지나해 일대와 키나발루시를 비롯한 보르네오섬의 여러 도시를 볼 수 있다. 정상(Low’s Peak)의 동북쪽은 낭떠러지, 깊은 바위 협곡을 이루고 있어 매우 위험하다.

■유네스코도 인정한 생태계의 보고

키나발루산은 1일 150명(산장을 이용할 수 있는 정도의 인원) 외에는 입산을 할 수 없다. 키나발루산의 등정 코스는 메실라우(Mesilau)와 팀폰게이트(Timpohon)에서 오르는 두 코스가 있는데, 메실라우 코스는 팀폰게이트 코스보다 약 2시간이 더 소요된다.

이번에는 팀폰게이트 코스를 소개한다. 해발 1,563m에 위치한 공원관리소에 도착해 목걸이형의 입산증과 산악 가이드를 배정받고 점심 도시락을 받아 출발한다. 승합차로 약 4km의 길을 10분 정도 이동해 1,866m의 팀폰게이트(트레킹 시작점)에 도착한다. 사전에 신고된 이름과 입산증을 확인하고 마치 수용소를 들어가듯 쇠창살을 지나간다. 라반라타 산장까지 가려면 내리막 길을 3분여 지나고 우측의 카슨 폭포를 통과한 후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등산로는 거의 계단식으로 너무 정리가 잘 되어 있어 등산의 묘미는 없다. 25분 정도 걸으면 첫 쉼터인 폰독 칸디스에 도착 한다. 이러한 쉼터는 0.5~1.3km 간격으로 6개가 더 설치되어 있고 쉼터 사이의 이동은 대략 20~40분이 소요된다. 각 쉼터에는 계곡물을 끌어 올려 만든 물탱크가 있어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고 수세식 화장실이 있어 매우 깨끗하다.

키나발루산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완벽한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공원 내의 저지대는 열대 지역으로 저지대 우림을, 중간 지역은 온대 지역으로 저산대 참나무와 무화과나무, 철쭉나무와 야행 열매를, 그리고 고지대는 산의 정상으로 활엽수와 그 외 고산식물들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야생난 및 야생화 각각 100여 종과 양서류 70여 종도 확인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꽃인 라플레시아도 있다.

이처럼 열대, 아열대, 온대, 고산지대의 다양한 식물군이 고루 분포해 있는 덕분에 그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에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당시 유네스코 관계자는 “이처럼 좁은 지역에 집결된 완벽한 생태계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한다.

이곳에서부터 세 번째 쉼터 사이에는 이끼가 가득한 고색창연한 아름드리 고목에 야생난이 자라고 있고,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인 네펜디스도 볼 수 있다. 빨간색의 컵 모양을 한 네펜디스는 커다란 입 주변의 꿀에 방심한 곤충이 미끄러지면 안으로 잡아들인 후 가시로 출입구를 차단한다. 넷째 쉼터(폰독 멈퍼닝)까지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밀림 지대가 펼쳐진다. 2,700m 정도의 다섯 번째 쉼터(폰독 라양라양)부터는 경사가 심하고 화강암반이 지면으로 노출되고 정상쪽을 바라보면 회백색의 화강암들이 보인다. 점점 시야가 탁 트이면서 분재를 빼닮은 키 작은 나무들과 고사목들이 즐비하고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3, 4, 5, 6 다양한 고산식물이 등산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위평반석을 지나 로스픽까지

등산로를 출발하여 6~7시간 후에야 라반라타 산장에 도착한다. 산장은 일본, 홍콩, 미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등산객들로 붐빈다. 방을 배정받고 식사를 끝낸다. 만약 이곳에서 고산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다이나막스나 타이레놀 등을 복용해 다음날 산행을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8시경에 취침을 해 2시경에 기상하고 야간산행을 준비한다.

2시30분경, 이른 아침 간식을 먹고 불필요한 짐은 침실에 두고 3시경부터 본격적으로 일출을 보기 위해 출발한다. 정상까지는 약 3시간여 산행해야 한다. 출발 전에는 스콜에 대비해 우비와 방한복을 필수로 지참한다. 드디어 출발. 어둠 속에서 헤드랜턴의 불빛에 의지해 나무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가 맑다면 가끔은 고개를 들어 동남아의 별들을 감상하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겠다.

3,650m정도에 있는 무인대피소를 지나면서 식물한계선을 넘어간다. 마지막 대피소인 사얏사얏 게이트(Sayat sayat hut)를 통과하며 등정 신고시에 받은 입산증(목걸이)를 제시해 다시 이름을 확인한다. 사얏사얏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화강암 언덕이 시작되고 15도 정도의 경사면으로 형성된 광활하게 넓은 바위평반석을 밧줄을 따라 1시간30분여 올라간다. 드디어 키나발루 정상 4095.2m인 로스픽(Low’s Peak)에 도착한다.

일출은 대략 오전 6시15분경으로 서둘러 정상에 도착하면 비바람이나 찬바람으로 인해 추위에 떨어야 하고 늦어지면 일출을 등산 도중에 볼 수가 있다. 정상에서 일출 구경과 기념 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하면 2시간이면 산장에 도착한다. 산장에서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출발하기를 권장한다. 4시간여 동안 계단 길을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무릎에 통증이 올 수 있으며 다리가 풀려 넘어질 경우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10시경에 하산을 시작하면 오후 2~4시경에 팀폰게이트에 도달하고 입산증(목걸이)를 체크하고 공원 관리사무소로 돌아와 등산증명서를 교부받는다.

글·사진=푸른여행사 우제붕 부장
취재협조=수트라하버 리조트 & 스파 한국 사무소 02-752-6262


↘최적 등산시기
연 중 등산이 가능하나 건기에 해당하는 3~4월이 가장 좋고, 11~12월은 몬순기간(계절풍으로 대륙과 해양의 온도 차이에 의해 비가 내림)이다. 이 지역은 산악지형으로 날씨가 예고 없이 바뀌기 쉬워 화창하다가도 갑자기 안개와 구름이 뒤덮히기도 하며 폭우가 퍼붓기도 한다. 밤이 되면 기온이 급강하해서 영하까지 떨어 질 수 있으니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등산 전에 주의할 점
1. 숙소를 예약 할 때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사바공원 본부(Sabah Park's Head Office)나 키나발루 네이쳐 리조트를 통해서 안내원과 포터를 예약 한다. 그리고 파워 스테이션 로드(Power Station Road)까지 가는 교통편도 미리 예약 하는 것이 좋다.(사바 공원 : 전화 6088-212719/211881)
2. 등산화를 준비하고 방풍 자켓과 비옷을 준비 하며 야간산행을 위해 헤드랜턴을 준비해야 한다. 정상 부근의 평균기온은 0~4℃정도로 방한복이 필수이며 비상식으로 쵸콜렛, 건포도, 사탕, 양갱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라반라타 산장 정보
코타키나발루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3,272m)은 초특급 리조트인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운영한다. 침실의 종류는 4, 6, 8, 12인실이 있으며 2층으로 된 개인 침대로 이루어져 있고 룸에는 전기히터가 있어 따뜻하고 전체적으로 3,000m에 위치한 산장 치고는 매우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1층에는 휴게실, 매점, 공동 샤워실, 식당, 로비를 갖추고 있어 등반 전에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각 룸에는 인원수에 맞추어 물 1병과 세면도구가 갖추어져 있어 여행에 편리하다. 산장 식사는 거의 호텔 수준의 뷔페식으로 15종류의 메뉴가 갖추어져 있고 커피와 물은 무료로 제공 된다. 식사시간은 등산 출반전인 새벽 2시에서 3시30분까지 이고, 그리고 등산 후인 7시 30분부터 오후 7시30분 까지 운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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