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박사 ysoh54@hanmail.net
한국관광공사 사사편찬실장


올해 가장 큰 국가 이벤트인 제5차 G20 정상회의가 11월 11~12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그것도 G7이 아닌 나라에서 처음 개최됨으로써 대한민국의 격과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 또 우리국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일깨워준 면에서 그 성과를 찾고 싶다. 성숙한 시민정신이 발휘되었다는 점에서 진정한 선진국 국민으로서 격을 갖추게 됐다고 자부한다.

내용면에서도 G20 서울회의에서 환율갈등 해소,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금융규제 개혁, 개발도상국 지원 등 의제에 대해 ‘서울 선언문’을 채택했다. 특히 의장을 맡은 이명박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합의도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33명과 12명의 배우자들에게 한국의 맛과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첫날 만찬을 정상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배우자들은 리움미술관에서 들었다. 우리가 자랑할 문화재와 미술품을 감상했고 한식오찬, 한복 패션쇼는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또 각국에서 몰려든 700여 명 언론인들의 과반수가 참가한 프레스투어에 북촌, 청계천, 한강과 DMZ 등 다양한 코스를 마련해 한국의 멋과 정취를 세계에 알렸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했는데 잘 관리하면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할 듯하다. 특히 경제와 함께 관광산업에서 과실을 거둘 수 있다.
관광마케팅 기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유명인사와 언론인을 동시 초청하고, 보도를 통해 그 나라의 매력을 홍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G20 국가의 정상과 배우자, 유명 언론인을 동시에 맞는 절호의 기회를 가졌다. 이제 국내외 여행상품 기획자들에게 정상들의 체험코스를 재현해 보여주고 ‘G20 서미트 투어’를 만들자. 이런 상품은 고품격 고부가가치 문화관광의 모델이 된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항공사, 호텔 등 관광업계가 호황을 이뤘지만, 컨벤션업계의 발전이 가장 두드러졌다. 완벽하게 행사를 치러낸 컨벤션 기획사와 종사자들은 여세를 몰아 국제무대로도 진출해 수많은 국제회의를 우리나라로 유치하자.

또 국민들에게도 우리의 매력을 함께 즐기게 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청계천 물 위에 설치된 형형색색의 등(燈)은 동화와 전설을 재현해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일 몰려드는 인파로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어린 딸을 목마를 태운 아빠와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자세히 설명하는 엄마, 젊은 청춘남녀, 보기 좋은 노부부들을 위한 멋진 기획이었다. 또 덕수궁의 야간개방으로 궁궐의 야경을 즐길 수 있게 한 점도 획기적인 일이다. 문화와 관광의 멋진 조화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시민의식이었다. 강제적 차량 2부제가 없었지만 자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지하철 삼성역에 정차하지 않고 한 정거장을 걸어도 불평치 않는 시민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시민정신, 손님맞이 태세라면 우리 관광의 앞날은 밝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